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A씨(24×여)는 다소 납작한 코 때문에 고민을 하다 최근 코 수술을 결심하게 됐다.
마침 잘 아는 사람이 강남의 한 성형외과를 소개 시켜줘 그 곳에서 성형과 관련된 상담을 받게됐다.
A씨는 그 곳이 코 수술을 잘한다고 소문 난 곳인데다 또 아는 사람의 소개로 왔기 때문에 수술비용까지 저렴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수술 비용을 저렴하게 해주겠다는 원장의 친절한 공언과는 달리 코디네이터의 얘기는 사뭇 달랐다.
코디네이터는 상담을 하면서 애초 원장이 약속한 금액보다 30만원이 더 높은 금액을 제시했고 원장은 말하지도 않았던 딜리버리 수술법까지 언급해 A씨는 기분이 상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의 소개로 왔기 때문에 원장에게 왜 금액이 다르냐고 말하기도 곤란했고 또한 소개 시켜준 사람의 입장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결국 수술을 포기하기로 했다.
A씨는 “아는 사람 소개로 왔다고 해서 잘 해주는 것 같았는데 결국 코디네이터를 통해 실속을 다 챙기는 것 같아 화가 났다”고 전했다.
지금 예로 든 것은 개원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다. 하지만 이처럼 소개로 오는 환자들만 불만이 있는 게 아니다. 의사들도 할 말은 많다.
소개로 오는 환자들에 대해 의사들은 고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처럼 소개로 오는 환자들이 많은 대표적인 과들은 성형외과나 피부과 등 비급여항목이 많은 과들이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 개원의는 “우리 병원을 좋게 봐줘서 환자를 소개 시켜준 것은 정말 고맙지만 다른 환자보다 신경 쓸 부분이 많아서 매우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것은 바로 금액적인 부분이다. 즉, 소개로 왔기 때문에 일정금액을 할인해줘야 하는데 환자의 경우 할인 폭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 할인을 해주고도 욕을 먹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 개원의는 “나름대로 수술비도 할인해주고 다른 환자보다 더 많은 신경을 썼는데도 환자가 불만을 표시하면 당황스럽다”면서 “도대체 어느정도나 할인을 해줘야 하는지 감도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송파구의 한 피부과 개원의는 “아는 후배가 비만환자를 소개해줬는데 신경도 많이 쓰고 할인도 많이 해줘서 별로 남은 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냥 잘 아는 후배에게 한 턱 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전한 뒤 “그래도 환자가 많이 고마워 하고 입 소문도 좋게 내줘서 기분은 좋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의료계 한 관계자는 “소개로 오는 환자의 경우 진료비가 조금 저렴할 수는 있겠지만 대신 진료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적극적인 불만제기는 힘들며 의사는 금전적인 손해도 감수해야 하고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경우 환자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다른 환자의 유인도 가능하고 소개해준 사람에게 체면도 세울 수 있기 때문에 피곤하겠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