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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기획1]가깝고도 먼 ‘학회-개원가’

연구중심 학회↔수익중심 개원가 ‘입장차’ 커

“대학중심의 학회가 개원가의 현실을 너무 모르니 개원의협의회나, 구의사회 등이 활성화 된 겁니다”
 
한 의료계 원로는 이같은 대학과 개원가 간의 괴리가 개원협 등 자체 의사회 중심으로 가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의료정책에 관여하는 학회가 대학교수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개원가의 당면한 현실을 반영해 주지 못한다는 것.
 
따라서 학회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내 밥그릇 내가 챙기자는 위기감에 개원의들은 개원협 등 자체 커뮤니티에 기대를 거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라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 해 12월에 실시한 본지 창간 기념 설문조사에서 ‘의사들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단체’로 ‘학회’라고 응답한 사람이 7.6%인데 비해 ‘각 과 개원의협의회’라고 응답한 사람은 38%로 5배 정도 많았다.      
 
내과개원협 관계자는 “예전엔 이름 하나 바꾸는 것 갖고도 학회와 마찰이 있었다”며 “개원가의 형편을 좀 더 개선하려는 의도에서였지만 학회는 그런 필요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과개원협의 한 임원 역시 “학회와 개원협간의 갈등은 있을 수 있는 문제”라며 “우리과도 세부전문의 제도로 학회와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학회측의 유보로 소강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차는 대학과 개원가 간의 의료환경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데서 기인한다”고 역설했다.    
 
의료인력 및 시설 등에서 인프라가 갖춰진 대학병원 교수들이 갖는 필요와 상대적으로 한정된 설비로 진료하는 개원가의 필요에는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대학교수들이 병원에 소속돼 수익과는 상관없이 연구에 더 관심을 갖는 반면, 개원의들은 자기 병원을 운영하는 사업가로서 수익이 최우선 관심사라는 것도 이 같은 입장차의 큰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종근 회장은 이 같은 학회-개원협간의 갈등은 특히 의료보험제도 실시 이후 본격화됐다고 지적한다.
 
그 당시 수가가 낮게 책정돼 개원가에 큰 타격을 줬고, 정책에 관여하는 대학교수들이 개원가의 어려움을 너무 모른다는 인식에 따라 개원의협의회 등이 만들어 졌다는 것.
 
그는 “당시 개원의들은 수가든 뭐든 어차피 대학교수들은 덜 영향을 받기에 심각함을 적게 느낀다고 여겨 의보 실시 초창기에 개원의들과 대학간에 문제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대학교수는 월급을 받는 입장이지만 개원가는 수가와 수입이 직결되기 때문에 이 같은 반목이 일어날 수 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
 
때문에 개원의들에게는 그 때 여파가 지금까지 앙금으로 남아있다고 말한다.
  
학회와 개원가 간에 첨예하고 반목하고 있는 과는 흉부외과다.
 
현재 최악의 개원불황을 겪고 있는 흉부외과 개원가의 가장 큰 화두는 ‘물리치료 수가 책정’이다.
 
흉개협 관계자는 “물리치료 수가 책정 당시 외과, 정형외과 등 관련 과들이 다 포함됐지만, 어이없게 흉부외과만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그 이유로 “학회의 무관심”을 들었다.
 
그는 “학회에 대한 냉소가 극심해 흉부외과 개원의들은 본 학회 학술대회에 안 간다”고 전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