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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AIDS 걸리면 ‘외로워’ 죽는다…사망자 30% 자살

지난 2월초 대구의 한 여관에서 쓸쓸한 주검이 발견됐다. 50대 김모씨가 유서를 남겨놓고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것. 유서를 통해 밝혀진 김씨의 사연은 충격적이었다.어린시절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아 고아로 자랐다는 김씨는 3년전 에이즈(AIDS)에 감염된 사실을 알았다. 에이즈 감염 사실이 주위에 알려지면서 김씨는 외톨이가 됐다. 김씨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술로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외로움을 견디지 못한 김씨는 결국 죽음을 택했다. 김씨는 유서 말미에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미련없이 떠난다. 누가 내 시신을 발견하면 조심해서 다뤄달라"고 써놓았다. 최근 한 TV 드라마에서 어린 에이즈 환자를 다루면서 에이즈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이즈 환자가 감염에 따른 좌절에다 사회적 고립까지 더해져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관계자는 "1985년 국내에 에이즈 환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2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들을 대하는 사회적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사회적 편견이 불필요한 자살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3월말 현재 전국에는 4천755명의 에이즈 감염인이 등록돼 있고, 이 가운데 864명이 사망했다. 사망자중 606명은 면역력 약화로 인한 폐렴·결핵등으로 숨졌고, 나머지 258명은 자살 등으로 파악됐다. 특히 2002년 18명에 그쳤던 에이즈 감염인 자살자수는 2003년 33명, 2004년 33명, 2005년 26명, 2006년 33명으로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 3월말 현재에도 벌써 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http://aids.mymedi.net)에 따르면 지역민 220명이 에이즈 감염자로 등록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인은 이보다 훨씬 많은 최대 2천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의 에이즈 감염자쉼터에는 현재 5명이 살고 있다. 스스로를 에이즈 감염자로 밝힌 한 40대 남성은 "에이즈는 누구에게나 엄습해 올 수 있다"며 "이제는 에이즈 문제를 공론화시켜 사회가 이 병을 제대로 알아야 추가 감염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김지영 과장은 "에이즈 감염인은 병 자체에 대한 공포감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로부터 버려졌다는 외로움 때문에 자살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 이들이 스스로 전문상담소 등을 찾아 조기상담 및 검사를 받고 새 삶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적극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김 과장은 "에이즈는 단순한 신체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며 "이들에게 사회적 편견이라는 제2의 사형선고를 내려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영남일보 최수경기자(justone@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