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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이종 혈액형 간 ‘간이식’ 국내 첫 성공

B형 간경변 남자에 AB형 여자 간 이식

혈액형이 다른 사람간 성인 ‘간이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주대병원 간이식팀(왕희정, 김봉완 교수)은 3월 28일 B형 43세 남자 채모씨에게 AB형 부인의 우측 간을 이식한 결과,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거부반응이나 합병증 없이 건강 상태가 양호해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B형인 채모씨는 지난 해 B형 간염으로 인해 병발한 ‘말기 간경변’으로 진단 받고, 간이식을 받기 위해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등록했지만 뇌사 공여자를 찾지 못하고 기다리던 중에 ‘간성혼수 및 난치성 복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했다.
 
지난 해 채씨의 친형이 같은 질환으로 간이식을 대기하던 중에 사망하는 일이 생겨 가족들은 채씨의 간이식을 서둘렀다.
 
그러나 가족 중에 혈액형이 적합한 공여자가 없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을 시도하게 된 것.
 
‘면역억제제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골수이식은 이식항원 (HLA)을, 고형 장기이식(간, 신장, 심장, 폐 및 췌장 등)은 혈액형이 적합하지 않으면 심각한 거부반응을 일으켜 이식장기 혹은 생명을 잃을 확률이 매우 높다.
 
예를 들어 환자가 O형인 경우에는 ‘O형 공여자’의 간 만을 이식해야 하고, 환자가 A형일 때는 ‘A형 또는 O형 공여자’의 간을, 환자가 B형일 경우에는 ‘B형 또는 O형 공여자’의 간을 각각 이식해야 하며, 환자가 AB형일 경우에는 ‘A형, B형, AB형 혹은 O형’ 모두 간이식이 가능하다. 
  
이 규칙을 지키는 경우를 ‘혈액형 적합 간이식’이라고 하고, 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를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이라고 한다.
 
‘혈액형 적합 간이식’의 성공률은 ‘90~95%’에 이르지만,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공률이 ‘50~60%’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따라서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은 일반적으로 금기시되어 왔다. 
 
아주대병원 간이식팀은 간이식 2주 전과 1주 전에 각각 항체 형성억제제(약물명-리투시맙)를 투여했고, ‘항 A형 항체치’를 낮추기 위해 이식 1주전부터 4회에 걸쳐 B형인 자신의 혈액에 원래 존재하는 ‘항 A형 항체’를 제거하기 위해 혈액을 체외로 뽑아내 혈장을 제거하고 AB형의 혈장을 투여하는 ‘혈장교환술(plasma-pheresis)’을 시행해 환자의 혈중에 ‘항 A형 항체치’를 낮췄다. 
 
이후 일반적으로 시도되는 ‘생체 부분 간이식’과 같은 방법으로 공여자로부터 우측 간을 떼고 공여자의 우측 간을 이식했고 추가 조작으로 간동맥의 가지에 미세도관을 삽관해 ‘항 A형 항체’에 의한 혈전이나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특수 약제들을 지속적으로 3주간 투약함으로써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왕희정 교수는 “앞으로 ‘생체 간이식’을 중심으로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이 불가피한 환자와 가족들의 경우에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