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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가정의학회와 ‘독거노인 주치의사업’


이홍수 대한가정의학회 기획이사
 
 
33올해도 가정의학 추계학술 대회가 열려서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매년 시행하고 있는 행사 중에 ‘올해의 가정의상’ 시상식이 있다.
 
매년 가정의학의 발전과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한 가정의학과 의사 들에게 수여하는 이 상은 올 해로  12번 째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독거노인 주치의 사업을 수행해온 백인미 원장님이 수상자로 정되어 그 의미를 깊게 하였다. 
 
‘독거노인 주치의 사업’은 백인미 원장님의 주도 하에 몇 몇 뜻있는 가정의학과 선생님들이 참여하여 혼자 사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왕진을 비롯 한 재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시작되었다.
 
2000년 가정의학회와 가정의학 개원 의사협회, 시회복지 공동모금회, 서울시, 생병의 전화, KBS 등의 후원 하에 정식 명칭을 가지고 발족하게 되었고, 그동안 가정의학과를 포함한 333명의 의료진(서울 119명/ 지방 214명)이 135곳의 사회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300명 이상의 독거노인과 연결을 맺고 진료 서비스 뿐만 아니라, 약제비 지원, 입원비 지원 및 의료보장구 지원 등의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지킴이 봉사단’ 이란 이름으로 지역사회 학생들이 참여하여 독거노인들의 수발을 돕는 프로그램도 개발하였고 다른 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계를 추진하는 등 한 차원 높은 봉사활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어 오고 있다.
 
이런 노력들에 대한 노고에 보답하는 작은 보상의 차원에서 올해의 가정의 상이 수상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이상의 의미를 생각 할 수 있다. 
 
작은 불씨로 시작된 봉사활동이지만 이 운동에 동참하신 선생님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순수한 열정과 정성을 점차 커다란 불씨로 살려 나가기 위한 시작의 의미가 더 있다고 생각한다.
 
봉사 특히 의료봉사의 속성상 몇 차레 행사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비슷한 한계에 부딪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일회적인 도움으로 끝나기 힘든 질병의 특성도 그렇고 가족 문제, 사회의 구조적 문제 등과 연결된 경제적 결핍과 자원의 고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봉사활동의 의미가 없다는 허탈감 느끼게 되는 것이다.
 
봉사활동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참여자의 허탈감을 극복 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적으로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도 필요하지만 금전적 인센티브 등의 경제적 배려도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 의료급여와 관련하여 도덕적 해이 및 과다 비용지출 등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중의 하나로 급여환자 주치의제의 도입이 논의 되고 있다.
 
독거노인 중 대부분은 급여 환자 이거나 차 상위 계층의 저 소득 층에 속한다. 또한 노인 수발보험 도입과 관련하여 노인주치의 제도도 적극적으로 검토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논의 과정 중에 ‘독거노인 주치의 사업’이 그 동한 쌓아놓은 경험들이 많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주치의 등록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소중한 경험을 하였다. 정부는 정부대로 의료계는 의료계 대로 주치의 사업과 관련된 불신의 벽을 넘지 못했고, 그 결과 현재 의료계에 일어나고 있는 각 과의 영역파괴와 맹목적인 수익 모델 찾기 등의 후유증을 격고 있다.
 
제도의 중심에 보다 낳은 양질의 일차의료를 제공받기 원하는 의료 수혜자인 국민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새로 시도되는 ‘주치의’ 관련 논의들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어야 한다. 
 
독거노인 주치의 사업 관련 세미나에서 지금까지 독거노인 주치의 사업에 헌신하신 한 선생님이 하신 ‘현재 논의되는 급여관련 주치의 제도가 그나마 도움을 받고 있는 독거노인들에게 마저 도움의 손길이 끊어지는 계기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라는 말씀이 현실이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