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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유형준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한강성심병원 내과 교수)
 
“오늘날 서구 의료계에서는 의사소통을 핵심적인 임상기술clinical skill로 인정하여 그 교육에 힘쓰고 있다. 반면, 한국 의료 교육에서 의사소통에 대한 관심은 매우 최근 들어서 일이고 몇몇 개인들의 선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그다지 일반화된 상태는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지난 10여 년간 한국 사회와 의료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오늘날 의료인들에게 사회 및 대중과의 소통의 필요성이 널리 제기되고 있다.
 
단견일지 모르겠으나, 의료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심 및 연구는 의료인들과 환자, 대중, 사회로 이어지는 대화 상대방 사이의 오해 및 갈등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들을 돌아보면, 의료분쟁, 의약분업파동, 병원내의 노사갈등 등으로 의료인들에 대한 부정적 사회 인식이 확산되어 사회적 설득의 필요성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대중의 복지 향상과 높아진 건강 의식(well-being)으로 의학의 대중화 내지 통속화가 가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에 맞서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설득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사실, 한국 의료계가 겪고 있는 사회와의 갈등 또한, 감히 관찰과 진단을 시도해본다면, 소통의 부재 내지 장애에서 비롯되는 바가 적지 않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더라도 이를 찾고 논의하는 과정에 의료커뮤니케이션 연구가 기여할 바가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학술적 실행을 보다 체계적으로 이루고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의료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를 창립하고자 한다” (창립 취지문에서)
 
학회의 향후 계획 및 전망
이미 외국에서는 의료 커뮤니케이션 학회가 결성되어 - 국제학회(ICCH), 유럽학회(EACH), 미국학회(AACH) - 많은 활동을 하여왔다.
 
이에 우리 학회도 이들과의 지식과 정보의 교류를 강화할 것이며, 지난 9월 창립 총회와 함께 제 2차 심포지엄과 워크숍을 개최한 데 이어 학회지 발간과 매년 춘계, 추계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3월 29, 30일 열리는 춘계 학술대회에서는 아시아권 의사들을 초청하여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할 예정으로 있다.
 
기존의 서구 이론의 습득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정서와 문화에 맞는 새로운 이론과 기술의 개발 즉, 동양인이 공유하고 있는 문화적인 특성과 함께 한국인 특유의 정서를 감안하는 학문적인 성취가 이루기 위하여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이론의 개발도 병행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환자의 입장에서는 오진의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의사를 신뢰함으로써 여러 병원을 방황(Doctor Shopping)할 때 발생하는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환자 가족들의 고통을 감소시키고 그 결과 사회적으로는 과다한 의료비 지출과 사회 구성원간의 갈등을 예방하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의사에게도 오진의 감소와 환자와의 유대강화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유도하여 진료 성적을 향상시킴으로써 진료 질과 수준 향상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의사에 대한 편견을 줄여줌으로써 의사들의 주장에 대해 사회가 귀를 기울이는 풍토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며, 그래야만 비로서 올바른 의료 정책에 대한 의사들의 정당한 주장에도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생각,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상대방이 이해하려 들지 않고 불신한다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