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서필환 성공사관학교 교장
 
정부는 무한경쟁시대 속에서 공직사회가 위기의식을 갖고 살아남도록 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으로 체계적인 정부혁신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성과중심, 고객(국민)중심의 행정을 추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민원서비스 실천입니다. 안방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발급 받고 인터넷뱅킹으로 세금도 낼 수 있습니다. 미납한 공과금 액수를 집에서 컴퓨터로 확인하고 납부사항에 오류가 있으면 컴퓨터로 이의신청도 할 수 있죠. 민원 불편사항도 전화가 아니라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항의할 수 있습니다.
 
예전처럼 고개 뻣뻣이 들고 국민들 앞에 서는 공무원이 아니라, 국민을 하나의 고객으로 맞이하는 고객 만족서비스를 해나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혁신이란 이름 아래 변하고 있는 큰 물결입니다. 오늘날 공공기관은 가장 안정된 직장으로 인식되어 미취업자들의 취업 희망직업 1순위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자 직업으로도 공직자들은 인기가 높습니다. 이런 현상 덕분에 공직에 적을 두기 위해 죽기 살기로 공부하느라 세월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죠.
 
하지만 앞으로의 공공기관은 반드시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할 수만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정부는 공직자들의 업무성과를 높여 국민에 대한 행정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선진국의 기틀을 다진다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공직사회에서도 편하게 의자에 앉아 일하던 시대는 지나고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하기 직전이란 것입니다.
 
철밥통이라 불리던 공직사회에 혁신바람이 불면서 기업에서 중시하는 업무성과가 빛을 발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혁신 성공 사례들은 이곳 저곳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습니다.
 
작은 물이 모여 큰 시내를 만든다
국립민속박물관 조00 연구관은 다양한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시범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앞 못 보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민속공예품 만들기와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예상을 뒤엎고 시각장애인들의 발길을 끄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강원 횡성군 청태산 자연휴양림 권00 사무소장은 웰빙 바람과 주5일제에 힙 입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휴양문화를 개척하는데 선구자 역할을 해냈습니다. 휴양림 곳곳에 그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여서 청태산 산지기로 불리는 권 소장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던 중 휴양 패턴에서 힌트를 얻어 체험형 숲 탐방 프로그램을 제안하게 됐습니다.
 
그는 나무에 설명서를 붙이고 숲길 조성과 숲 체험, 통나무 운동회 개최 등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보수가 시급한 시설물을 직접 완성시켰으며 4.2km 산악자전거 코스 등 레포츠시설도 만들었습니다. 이런 그의 활동은 모범적 경영 모델로 선정돼 내부뿐 아니라 외부 기관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기업이나 공공부문 혁신 바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일찍이 선진국들은 혁신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그 성과를 보고 있으며 개발도상국들도 앞 다투어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야 그 대열에 낀 셈이죠.
 
이젠 국내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국외를 넘나드는 초국가 기업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병원에서의 혁신
그렇다면 병원에서 실천할 수 있는 혁신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병원 입원 수속이 복잡하다든가, 병실에 오래 누워 있는 환자들의 침대가 불편하다든가, 장기입원환자의 보호자들이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데 불편함이 없다던가, 등등 고객들만 느끼는 불편함이 있을 것입니다.
 
용인의 한 작은 종합병원에선 원장님부터 병원 출입문에 나와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그 원장님은 건축을 하셨던 분인데 평생의 봉사라 생각하고 병원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환자를 고객의 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어 직원들과 함께 인사를 하게 됐다고 하네요.
 
언뜻 보기엔 쉬운 일인 것 같기도 하고,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1년 365일 실천한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입니다. 처음 인사를 받던 환자들은 다소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더군요. 왜 안 그렇겠어요? 병원에 오는 일이 좋은 일로 오는 게 아닌데 환영을 받는다니 당연 그런 기분이 들 수도 있겠지요.
 
이제 이 병원은 용인시의 병원이 아니라, 전국적인 병원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을 잘 다져놓은 것입니다. 그럼 전국 다음엔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겠죠?
 
하나의 작은 실천 하나가 바로 변화의 시작입니다. 왕진 때, 환자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것도 하나의 작은 실천이겠죠. 남이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하나씩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처음엔 쑥스럽더라도 그 생각을 실천한다면 환자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