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이 지나 걷기 시작한 아이들 중에서 가끔 발가락 혹은 발뒤꿈치로만 걸으려고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발가락으로만 걸으려고 하는 이른바 '까치발 걸음마'를 계속하는 아이 때문에 걱정인 부모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걸음마를 뗀 지 얼마 안된 아이가 가끔씩 까치발로 걷는 것이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일은 별로 없다고 지적한다. 걸음마를 시작한후 얼마간 종종 까치발로 걷고, 반질반질한 맨바닥을 걸을 때 그런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
또 소파처럼 기댈만한 가구나 큰 물건이 있으면 그것을 의지해 까치발로 걷기도 하고, 걸음마 이전에 보행기를 지나치게 오래 태우면 혼자 걸을때 까치발로 걷는 경우도 있으며 그런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차츰 나아진다는 게 대한소아과학회 김남수 전문위원의 설명.
하지만 걸음마를 시작하고 몇개월이 지난 시점, 즉 18개월 정도에도 계속 까치발로 걸으려 한다면 뇌성 마비 등 신경계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소아과를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 전문위원은 "하지만 아이가 까치발로 걷는 것을 계속한다고 해서 뇌성마비 진단을 내리기에는 이르다"면서 "생후 15개월까지 평소 별탈없이 지내 왔다면 심각한 뇌성마비일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단순히 재미 삼아 까치발로 걷는 아이도 많은데 정상적으로 걷다가도 어느 때는 까치발로 걷기도 한다. 이런 습관성 까치발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까치발로 걷는 습관은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2차적으로 관절이나 척추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고치는 것이 좋다. 보통은 아이 본인과 부모들이 의지를 갖고 고치려고 노력하면 고칠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면 발과 발목에 보조장치를 하는 등 적절한 치료 방법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