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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두 간호사의 환자ㆍ보호자 체험기


보호자 역할 체험 후기

전북대병원 최정화 간호사

Nasal prong으로 산소요법을 실시하고 있고, 오른쪽 팔에 주사를 맞고 있으며 유치도뇨관을 삽입한 채, 보호자도 없이 혼자 누워계시는 입원 8일째 되는 COPD 노인환자의 일일 보호자가 되었다.

누워 계시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는 내 얼굴을 보면서 얼굴이 핼쓱한 채 밝은 미소를 짓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수염이 많이 자라서 얼굴이 까칠해 보여 면도를 하시면 어떨까요라는 말을 건네자 선뜻 그럼 고맙지라는 말을 하셨다.

이에 나는 오른쪽 팔에 주사를 맞고 있는 채로 휠체어에 태워 샤워실로 환자를 옮겨 얼굴을 닦아드린 후 면도를 해 드렸다.

면도를 해 주는 중간에 오른쪽 팔에 주사를 맞고 있어 왼쪽 팔로 직접 면도를 해 보시려는 노력을 하셨다.

내가 직접 주사를 맞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옆에서 보기에도 한 손으로 해야 하는 불편감이 무척 커 보였다.

아픈 몸을 치료 받으러 입원한 환자들이 기본적인 행위인 씻는 것 조차 불편해 하면, 그 외에 일상적인 불편감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생각을 하니 미안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앞섰다.

간호사가 병실을 방문했다. 1시간 후에 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폐기능 검사를 실시해야 하고 검사실에 모셔다 드릴 병동관리인이 오실 거라는 설명을 한 후, 숨쉬기 힘든 것 말고 다른 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묻는 친절함을 보여주었다.

환자를 대하는 간호사의 표정에서 환자와 눈을 맞추며 얼굴에 미소가 배어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환자의 불편한 사항에 대해 간호사실에 가서 말을 전달하였지만 ‘잠시만 기다리세요’라고 하여 병실에 돌아와서 기다리다 보면 간호사의 입장에서는 정말 순간 같지만 보호자의 입장에서 기다리는 순간이 꽤 긴 시간처럼 느껴졌다. 왜 이렇게 안 오는지 다른 환자에게 의사나 간호사가 다녀가면 눈과 귀가 온통 그리로 쏠리면서 바빠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간호사의 입장을 이해는 하지만 다소 서운하게 느껴졌다.

적극적인 설명과 함께 환자의 호소에 즉각적으로 처리해주고, 전문적인 기술뿐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도 함께 갖춘 간호사가 진정한 프로임을 알게 되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환자를 지지해 주는 가족들의 마음도 옹호해주고 배려하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다짐을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환자 역할 체험 후기

전북대병원 김하나 간호사

환자의 역할을 체험하기 위해 병실로 간 후 환의로 갈아입고 간호사로부터 여러 가지 처치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막연한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밀려왔다.

주사를 맞는 것은 그다지 아프지는 않았지만 수액주사를 맞으면서 8시간을 지내다 보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침대에 누워서 돌아누울 때도 줄이 꼬이거나 당겨질까 봐 신경이 쓰였고 옷 갈아입을 때도 옷에 걸려 주사바늘이 빠지진 않을까 무척이나 긴장이 되고 주사 맞은 팔로 온통 신경이 다 쏠리는 것 같았다.

역시 상대방의 상황에 처해봐야 절실히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그 동안 불편 하겠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이젠 정말 불편하고 환자들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지 분당 1리터의 산소를 투여 받는데도 코 속이 불편하고 빨리 빼고 싶었다. 예전에 환자들이 산소를 하면서 자꾸 빼 놓고 있어 그러시면 안 된다고 아무런 생각 없이 말했는데 그 때 환자의 행동이 이해가 갔다.

관장을 할 때 아무리 간호사라 하더라도 하의를 내리는 것 자체가 매우 부끄러웠다. 예전에 간호학생 실습하던 때 간호사의 관장 지시 하에 환자에게 관장하러 가서 환자 옆에 서서 기다려주지 않고 얼른 하의를 내리도록 하거나 직접 하의를 내려주었던 행동들이 떠올랐다.

간호사로 근무하게 되면 환자에게 관장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적지만 세심한 배려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보았다.

휠체어를 타고 9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고 또 다시 올라가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렸고 휠체어는 생각보다 덜컹거리고 불편했다.

같은 병실에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간호사는 기술적으로 주사를 잘 놓는 것도 좋지만 손 한번 더 잡아주고 괜찮으시냐고 묻는 안부 한 마디가 환자나 보호자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된다는 심정을 알게 되었다.

사람을 간호하는 멋있는 직업을 선택하고 내 스스로 자랑스럽게 일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환자를 내 몸처럼 여기고 그들의 아픔에 더욱 귀 기울이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간호사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