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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정신질환 미치료기간 95주…‘서울’일수록 길어

지역요인 뚜렷, 발병 당시 평균 증상…남자 6.62개-여자 8.87개

국내의 경우 정신분열병이 처음 발병한 뒤 치료를 받기까지의 정신증 미치료기간이 95주이며, 미치료기간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인은 지역차이라는 연구결과가 보고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국립서울병원 김진학(정신보건연구팀장) 연구팀은 2007년에 발표한 ‘정신분열병 환자의 치료 경로’라는 연구보고에서 국내 정신증 미치료기간 및 초기 증상 그리고 치료기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 등을 발표했다.

정신증 미치료기간(duration of untreated psychosis, DUP)이란 정신증이 발병한 이후부터 최초의 적절한 정신과적 치료가 제공되는 시점까지를 일컫는 말이다.

특히 정신증 치료에서 적절한 치료를 최대한 빨리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DUP는 이같은 정신증 치료 및 예후를 가늠하는 지표로 간주된다.

연구팀은 정신증 미치료기간을 알아보고자 미국정신진단분류체계 제4판(DSM-IV)에 의해 정신분열병이나 정신분열병의증을 앓고 있는 국립서울병원 입원 혹은 외래 환자 108명을 대상으로 면담적 평가도구인 NOS-DUP을 이용해 면담을 실시했다.

NOS-DUP외에도 기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알아보기 위해 발병 당시의 연령, 발병지, 직업유무, 결혼여부, 대인관계형태 등을 면담을 통해 평가했다.

발병지는 1차적으로 도시와 비도시, 2차적으로는 서울과 5대 도시, 기타지역 등으로 구분됐다.

조사결과 DUP는 95.11주였으며, 남녀 성별 및 결혼상태, 가족과 함께 살았던 경우와 혼자살았던 경우, 직업유무, 대인관계 행태에 따른 DUO 차이는 없었다.

반면 지역차이 따른 DUP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와 비도시로 구분했을 경우 도시에 살았던 이들의 DUP가 도시에 살지 않았던 사람들의 DUP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길었다.

발병 당시의 거주지를 서울, 대도시, 그 외 지역으로 분류•비교한 결과 서울 지역이 유의하게 DUP가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접근성이나 정신과적 홍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도시 지역이 DUP기간이 더 길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정반대인 결과로, 단순히 접근성의 요소가 DUP와 상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김진학 팀장은 “서울이나 도시 지역의 경우 사회적 압력 및 낙인에 대한 걱정 때문에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지 않을 수 있는데다 이들은 발병 당시 급격한 증상이 생기기보다는 서서히 진행돼 치료 시점이 늦춰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 연구대상자의 발병 당시 평균적인 증상 수는 7.56개였으며, 남자가 6.62개, 여자가 8.87개로 여자가 더 많은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하게 나타난 증상은 우울감, 불안, 긴장, 걱정, 이상한 생각, 대인 기피 등이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증상은 정신과적 장애에서 공통적으로 보일 수 있는 증상이기에 정신분열병적 특이성이 없지만 흔한 빈도를 보이는 증상에 대한 연구가 누적될 경우 한국인에게서 어떤 증상이 정신분열병 초기에 생기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대상자 108명의 인구학적 특징은 남자가 63명(58.3%), 여자가 45명(41.7%)였으며, 발병 당시 거주지는 도시가 75명(69.4%), 비도시 지역 33명(30.6%)이였다.

발병 당시 결혼 상태와 관련해 87명(80.6%)가 미혼, 18명(16.7%)이 기혼이었으며, 이혼이나 망명인 상태가 각각 2명과 1명이었다.

주거상태는 가족과 함께 사는 경우가 81명(75%), 혼자 사는 경우가 12명(11.1%)이었다.

안정된 대인관계를 유지했던 경우는 39명(36.1%), 혼자서 주로 지냈던 이들은 69명(63.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