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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깜짝깜짝 잘 놀라는 나, 정말 심장이 약한가?

‘심장이 약한 사람은 XX하지 마시오’

흔히 공포물 등 끔찍한 영상을 보거나 혹은 아찔한 체험을 할 때 볼 수 있는 사전에 주의를 당부하는 경고 문구다. 이 문구를 보고 ‘해도 될까, 하면 안되는 걸까’ 망설였던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또 평소에 사소한 자극에도 잘 놀라는 사람을 두고 보통 ‘심장이 약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반대인 경우 ‘강심장’이라고 한다. 더러는 이러한 사람들이 극도로 놀란 상태에서는 자칫 심장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럼 과연 보통 사람들보다 잘 놀라고 예민한 사람은 심장이 약한 걸까?

◇어떤 사람이 잘 놀라나=사람이 갑작스런 자극에 놀라게 되는 것은 자극이 몸에 전달됐을 때 흔히 아드레날린으로 잘 알려져 있는 ‘에피네프린’(epinephrine)이라는 호르몬이 교감신경에서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 호르몬은 교감신경의 말단에서 분비되는 자극 전달물질로, 근육에 자극을 전달하게 되는데, 놀랐을 경우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거나 몸을 움츠리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 사람에 따른 정도의 차이는 자율신경계통 중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민감성의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 즉, 교감신경이 민감한 사람은 보통사람보다 잘 놀라고, 부교감신경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사람은 대체적으로 자극에 둔감해 잘 놀라지 않는 편이다. 소위 ‘반응이 없는’ 사람은 부교감신경이 항진(亢進)된 사람을 말한다. 또한 갑작스런 자극에 놀라는 경우뿐 아니라 두려움이나 공포감의 개인별 차이도 같은 이치다.

◇놀라는 민감도, 기준은 없나=보통사람의 경우 자극에 놀라는 정도와 심장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즉, 놀랐을 때 맥박수가 증가하는 만큼 결과적으로 심장이 반응하는 것은 맞지만, 심장에 병이 없는 정상적인 사람도 교감신경이 항진된 경우 자율신경계에 부조화를 일으켜 잘 놀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교감신경의 민감도는 같은 사람의 경우에도 시간대나 몸 상태에 따라 수시로 변하고, 평상시에는 드러나는 성질이 아닌 만큼 판별하는 명확한 기준도 따로 없다. 즉, 심장이 약하다, 강하다의 객관적 기준은 없다는 의미다.

또한 갑작스런 자극으로 인한 심장마비의 위험성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의학적 관점에서는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심하게 놀랄 경우 실신을 할 수는 있지만 이는 자율신경계의 부조화로 인해 뇌로 가는 혈액의 공급이 떨어져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건강상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경고문구 바꿔야=단, 심장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경우가 달라진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자극에 대한 정상인의 반응과 달리 증상이 악화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증, 심부전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놀래는 자극이 심장마비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경희동서신의학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종진 교수는 “일반적으로 잘 놀라는 것은 심장과는 아무 관련이 없고, 자율신경계의 민감성 때문”이라며 “하지만 심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심장의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또 “보통 경고문구에 ‘심장이 약한 사람’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를 ‘심장병(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으로 바꾸는 것이 보다 정확한 의미”라고 덧붙였다.

메디포뉴스 제휴사-국민일보 쿠키뉴스 류장훈 기자(rj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