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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경락’, 제3의 순환계로 확립될 수 있을까

서울대 한의학물리연구실 봉한학설 연구, 신치료·신약개발 기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과학적 접근법으로 ‘경락’이 연구되고 있어 제3의 순환계는 물론 이를 통한 신치료법과 신약개발이 가시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960년대 초반 북한 평양의대에 김봉한 교수는 침놓는 자리(경혈)에 '봉한소체'라 하는 작은 알갱이 같은 조직이 있고, 경혈을 이어주는 선(경락)은 '봉한관'이란 조직이 있어 액체가 흐른다고 주장했다.

봉한관은 몸의 전체에 그물망처럼 퍼져 있고 혈관이나 림프와는 전혀 다른 제3의 순환계를 형성한다. 이를 통해 흐르는 액체에는 '산알'(살아있는 생명의 알)이 흐르며 이것이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하는 세포치료의 기능이 있다고 했다.

이러한 봉한학설이 맞다면 한의학을 과학화하고, 서양의학과 통합하는 새로운 의학이 탄생할 수 있는 획기적 업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김봉한 연구팀도 해체돼 지금까지 봉한관을 관찰하는 방법과 기술이 공개되지 않고 비밀로 묻혀 다른 연구팀이 이 결과를 재현할 수 없었다.

이에 서울대학교 한의학물리연구실은 지난 1999년 한의학의 과학화를 목표로 경혈경락의 전기특성·광학특성 등을 연구했다.

2003년부터는 과학기술부가 지정하는 국가지정연구실 사업으로 ‘한의학 진단 및 치료를 위한 경혈경락의 생물물리학적 기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 경혈경락의 실체를 밝히는 기술이 단계적으로 개발돼 혈관 속에서 ▲봉한관을 관찰하는 형광기법 ▲장기표면의 봉한관의 채취와 전자현미경을 사용한 분석 ▲림프관 안에 떠 있는 봉한관의 광학적 관찰 기술 개발 등의 성과를 일궈냈다.

현재는 피부의 경혈로부터 몸 속의 장기로 액체가 흐르는 순환경로 추적연구를 진행 중이다.

봉한체계의 연구가 성공하면 한의학의 과학화는 물론 동서통합의학의 신기원이 수립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암과 성인병 등 서양의학의 난치병에 대한 봉한 경락계를 이용한 치료법도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경락의 실체가 분석되면 봉한관의 흐름 및 면역 기능 등을 활성화시키는 신약개발의 독보적 영역이 개척되고 영상화하는 진단치료기의 장비가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