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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혈관질환 사망자 10분에 1명 발생, 1월 최고↑ 6월 최저↓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 ‘대한민국 혈관건강 트랜드’ 발표

우리 몸 속 혈관은 약10만km에 달한다. 지구를 네 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혈관은 우리 몸 속 구석구석을 감싸고 있어 혈관건강은 신체 건강의 핵심이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혈관 중 어느 한 곳이라도 막히거나 터지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된다.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회장 최윤식, 서울대의대 내과교수)는 새해 건강의 시작은 혈관을 건강하게 하는 일부터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1월~2월을 ‘혈관건강의 달’로 정하고 혈관건강과 관련된 각종 통계자료를 종합 분석해 ‘대한민국 혈관건강 트랜드’를 발표했다.

▲혈관질환 사망자, 10분에 1명 발생 - 겨울철 최고(1월), 여름철 최저(6월)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가 2006년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표적인 혈관질환인 심혈관•뇌혈관관련 사망률이 2006년 전체 사망자 중 23%(56,388명)를 차지해 암(27.4%) 다음으로 많았다. 이는 10분에 1.07명, 하루에 154.5명이 혈관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6년 동안 월별 혈관질환 사망자수를 합해 순위를 매긴 결과, 겨울철인 1월이 38,06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2월이 37,312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적은 달은 6월(30,623명)과 7월(30,692명)로 여름철이었다.

이 같이 겨울철이 여름철보다 사망자가 많은 것은 겨울철 온도에 의해 혈압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온도가 1도 내려 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 mmHg 정도 올라가고 확장기 혈압은 0.6 mmHg 정도 높아지게 되어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혈압은 13 mmHg나 올라가게 된다. 또한 기온이 떨어지면 혈액이 진해지고 지질(脂質) 함량이 높아져, 혈관수축이 촉진되는 등 혈압 상승과 더불어 동맥경화증의 합병증도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계절에 따른 혈압 변화는 정상인보다 고혈압 환자에게서, 일반 성인보다 노인에서 더 크게 나타나며 마른 체형의 사람이 외부 온도 변화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홍순준 교수는 “겨울철 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에는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게 번거롭더라도 옷을 따뜻하게 챙겨 입는 것이 바람직하며, 특히 겨울철 새벽 찬바람에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하여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응급상태가 올 수 있으므로 심혈관질환이 있으신 분은 겨울철 새벽운동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홍순준 교수는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혈관과 관련된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겨울철에는 혈관에 영향을 주는 혈압관리와 혈당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뇌혈관 질환(13%) 감소, 심혈관 질환(2.4배) 급증

이번 조사결과 혈관질환의 또 다른 트랜드는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감소하는 반면,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가 통계청의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 동안 심혈관ㆍ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1996년 34,187명으로 심혈관ㆍ뇌혈관질환 사망자 중 가장 많았으나,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6년에는 30,036명으로 13%가량 줄었다. 반면,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2006년 현재 14,276명에 달해 10여 년 전(1996년) 5,934명 보다 무려 2.4배나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전체 사망자는 뇌혈관 질환이 월등히 높지만, 증가율 추세로 봤을 때는 향후 5~10년 사이 허혈성 심장질환이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등 서양의 경우 이미 허혈성 심장질환이 사망률 1위에 올라선지 오래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좁아져 혈액을 공급하지 못해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돌연사의 원인이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허혈성 심장질환이 급증하는 이유는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많은 서구화된 식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 음주, 흡연, 운동부족 등 현대인의 잘못된 생활습관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보인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홍순준 교수는 “혈관의 노화를 예방해 허혈성 심장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복부 비만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금연, 금주, 저지방위주의 식습관과 함께 1주일 2~3회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여성, 남성보다 혈관질환에 취약, 50대 이후 유병률 급격히 증가

이번 조사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혈관질환에 취약하며, 특히 50대 이후 여성에게 혈관관련질환의 위험성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심혈관•뇌혈관관련 사망자의 남녀 비율은 2006년 기준 여성 사망자가 51.8%(29,214명)를 차지해 남성(48.2%, 27,174명)보다 3.6%정도 높았다. 특히 ‘고혈압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의 경우 여성이 65.3%(3,020명)를 차지해 34.67%(1,603명)에 그친 남성보다 크게 높았다.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역시, 여성(15,526명)이 남성(14,510명)보다 많았다.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남녀 비율에서 남성이(63.6%) 여성(36.4%)보다 높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혈관관련 질환의 유병률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가 국민건강영양조사(2005년 검진결과)를 분석한 결과, 고혈압의 유병률은 30대에는 남성(14.2%)이 여성(3.1%)보다 4배 이상 높았지만, 40~50대에 점점 격차가 줄어들어, 60대부터는 여성이 54.9%로 남성(52.5%)을 앞질렀다. 70대에는 여성(62.3%)과 남성(43.6%)의 유병률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고지혈증 유병률 역시 30대, 40대에는 남성이 앞서다가 50대부터 여성이 14.6%로 남성(8.5%)의 유병률을 크게 앞지르며 역전한 이후 60대, 70대에는 각각 남성보다 2~3배 이상씩 높아졌다.

말초혈관 질환과 연관성이 깊은 당뇨병 유병률도 마찬가지였다. 50대 까지는 남성이 여성을 크게 앞서다가 60대에 들어서면서 15.7%대 15.4%로 역전돼 70대에는 17.4%(남성 14.2%)로 여성환자가 많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비만 역시 50대부터 여성의 유병률이 높아지는 동일한 현상을 보였다.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홍순준 교수는 “50대 이후 여성이 심혈관 및 뇌혈관질환 등에 취약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홍순준 교수는 “혈관은 우리 몸 모든 곳에 존재하며 혈관건강이 곧 만성질환 관리의 기본”이라고 강조하고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5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혈관관련질환에 대한 건강검진으로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가며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가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지출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심혈관ㆍ뇌혈관 등 혈관질환과 관련된 총진료비가 2002년 1조 1천 2백만원에서 4년 후인 2006년에는 2조 9백만원 규모로 급증해 단기간에 무려 2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여 혈관질환이 국가재정적으로도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는 1~2월 ‘혈관건강의 달’을 기념해 ‘혈관 건강 지키는 빨간 목도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 예방은 혈관 건강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로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등에서 혈압 및 콜레스테롤 검사 등 혈관 무료검진과 혈관질환의 예방에 대한 대국민 홍보활동을 펼친다. 이 캠페인은 보건복지부가 후원하고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협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