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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내가 혹시 치매? 신경심리평가로 판단가능

이미라 안산중앙병원 재활전문센터 임상심리사


현대의학의 발달과 함께 인간의 수명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서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0년에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7%가 되는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에 진입하였고, 고령화가 다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어 2020년에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14%에 이르는 고령사회(aged society)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고령화가 진행되면 노인병 환자가 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는데, 노인병 중에서 가장 심각한 질병 중의 하나가 치매이다.

노년기의 치매는 주로 뇌의 만성 또는 진행성 질환으로 인해서 생긴 증후군을 일컬으며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임상에서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를 대하면 첫 단계로 치매가 있음을 확인하고, 그 다음으로 치매를 일으킨 원인질환을 발견하여야 한다.

최근 10여년 동안의 활발한 연구 결과, 치매에 대한 원인규명에 있어 많은 발전이 있어 왔고 새로운 치매 치료제가 다수 개발되었다. 그러나 뇌세포는 일단 파괴되면 재생이 불가능하므로 아무리 좋은 치료제가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치료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러한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매의 심각도 정도를 평가하는데 있어 가장 필수적인 검사 중의 하나가 신경심리학적 검사이다.

국내에서도 치매환자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치매를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의 필요성이 널리 제기되어 왔다.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경심리학적 평가는 첫째, 그 환자가 나타내는 인지적 손상이 노화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인지기능의 저하인지 아니면 치매의 초기단계에 해당하는 인지적 결함인지를 변별하고 치매의 심각한 정도를 평가하며,

둘째, 그 환자가 일단 치매인 것으로 판단되면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질환 중에서 어떤 질환에 의한 치매인지 원인질환을 변별할 목적으로 실시된다. 또한 더 나아가서 새로운 치매 치료제들이 개발되면서 최근에는 치료 후의 인지기능 변화 정도 즉, 치매 치료제의 효과를 평가할 목적으로도 신경심리검사가 실시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치매의 필수증상은 기억장해와 다음의 인지장해 가운데 최소한 1개 이상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인지결손[실어증(언어장해)/실행증/실인증/실행기능의 장해]의 발생으로, 이러한 인지결손은 직업적, 사회적 기능이 장해될 정도로 심하고 병전의 기능상태보다 저하되어 있어야 한다.

기억장해는 치매진단에 있어 필수적이며, 치매의 뚜렷한 초기증상으로, 치매가 있는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는데 장해가 있거나, 과거에 학습한 내용을 망각하게 된다. 치매가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가지 형태의 기억장해를 모두 갖게 되는데, 물론 장애초기에는 과거에 학습했던 내용을 망각하고 있음을 증명해 내는 일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일상에서 이들은 지갑이나 열쇠 등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불 위에 음식을 요리하고 있는 중임을 잊어버리거나, 낯선 동네에서 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언어기능의 장해는 사람과 사물의 이름을 말하는데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로, 일상에서 장황하고 빙빙 돌려 말하거나 “그런 일”, “그것” 등의 대명사를 지나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말이나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나 말을 따라 반복하는 능력이 손상되어 치매가 더 진행되면 침묵하게 되고, 들은대로 반복하는 반향언어증이나 소리/단어를 반복하는 동어반복증 등 특징적인 언어장해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실행증은 운동기능, 감각기능, 지시를 이해하는 기능이 정상인데도 어떠한 운동행동을 실행하는 능력에서 장해를 보이는 것으로, 치매가 있는 사람은 일상에서 어떤 물건의 용도를 동작으로 흉내내거나(예: 빗질하기) 잘 가라는 손짓과 같은 어떤 행동을 하는 능력이 손상되기도 하며, 이는 요리하고, 옷을 입고, 그림을 그리는 등의 행동에 장해를 초래한다.

실인증이란 감각기능이 정상인데도 사물을 인지하거나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시력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의자나 연필 등의 사물을 구별하지 못하며, 촉각기능이 정상인데도 감촉만으로는 손 위의 동전이나 열쇠 등을 구별하지 못한다.

실행기능의 장해는 치매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특히 전두엽이나 전두엽과 관계되는 피질하 경로의 장해와 관련되어 있다. 실행기능은 추상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과 복잡한 행동을 계획하고, 시작하고, 유지하고, 상황을 조정하고, 중단하는 능력을 포함하며, 추상적 사고의 장애는 새로운 업무에 대처가 곤란하고, 새롭고 복잡한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을 회피하는 양상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치매를 평가하는 신경심리학적 검사는 인지영역 뿐만 아니라 정서 및 행동 영역과 운동 영역 등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평가를 포괄한 종합적인 검사이어야 하며, 앞으로 실시될 본원의 치매종합평가는 이러한 측면을 수용하여 종합적이고 보다 심층적인 평가를 통해 치매의 조기진단 및 변별진단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치매증상과 관련하여 일상에서 보호자들이 확인해 볼 수 있는 모습들>
-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는다
- 반복되는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겼을 때 금방 적응하기가 힘들다
- 본인에게 중요한 사항을 잊는다(예: 배우자 생일, 결혼기념일, 제삿날 등)
- 어떤 일을 해 놓고 잊어버려 다시 반복한다
- 약속을 해 놓고 잊는다
- 이야기 도중 방금 자기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를 잊는다
-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 물건 이름이 금방 생각나지 않는다
- 텔레비젼을 보고 그 내용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 전에 가본 장소를 기억하지 못한다
- 길을 잃고 헤맨 적이 있다
- 계산 능력이 떨어졌다
- 돈 관리를 하는데 실수가 있다
- 과거에 쓰던 기구의 사용이 서툴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