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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웰빙

단추형 리튬전지 아이에겐 치명적 ‘주의’


아이들이 TV 리모컨이나 장난감에 많이 사용되는 단추형 리튬 전지(button type battery)를 무심코 삼킬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단추형 전지를 삼키면 몸 안에서 누전돼 조직에 전기적인 화상을 입히게 된다.
식도나 위장관계에 들어가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성대와 식도, 혈관 등에 손상을 줄 수 있고 특히 식도에 걸렸을 경우에는 누전에 의한 손상 뿐 아니라 식도 벽이 전지에 의해 눌려 생기는 압력괴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

조기에 제거하면 별 탈 없이 회복하지만 시간이 늦어지면 식도 등 장기에 천공을 유발하고 심각한 경우 대동맥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과거 수은전지와 달리 최근에는 리튬전지 사용이 증가하면서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름 2㎝ 정도 크기의 전지는 4살 이전의 아이들의 식도에 걸리기 쉬워 더욱 위험하다.

실제 미국에서만 6세 미만의 아이들이 단추형 전지를 삼켰다는 보고가 매년 3500건 정도 보고되고 있다.
미국 국립 워싱턴 독극물관리센터 조사에 따르면 1985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에서 집계된 단추형 전지 삼킴 사고는 5만6000여 건이다.
25년간 단추형 전지를 삼켜 극심한 합병증을 겪은 사례는 6.7배나 증가했고 심각한 사고는 0.5%(연간 12건)에서 3%(연간 100건)로 늘어났다.

미국 오하이오주 해밀튼에서 생후 13개월 된 아이가 호흡기 감염 증세로 입원해 바이러스로 인한 폐렴 진단을 받았지만, 방사선 촬영 결과 식도에서 단추형 전지가 발견됐다. 삼킨지 이틀 만에 전지를 제거했지만 전지가 식도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대동맥에 손상을 줘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조사에 따르면 매년 40~90명의 아이들이 단추형 전지를 삼켜 응급실을 찾았다.
이 중 50% 정도는 식도에 걸린 채 도착해 내시경으로 제거했다. 응급 내시경으로 단추형 전지를 제거한 아이들은 2008년 약 40명이며, 2009년 약 20명, 2010년 35명 정도다. 2011년 상반기만 17명에 달했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단추형 전지를 삼켜 병원을 찾은 아이는 연간 3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 빈도 역시 미국과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최근 단추형 전지를 삼켜 응급실을 찾은 3명의 아이를 분석한 결과 대개 열과 기침, 구토 증상을 호소했고, 식도에 걸려있는 경우에는 단추형 전지를 제거하는 응급내시경을 받았다.
두 명은 단추형 전지를 먹은 후 4시간이 넘어 기관 재건술과 식도 재건술을 받는 등 회복에 3~5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2시간 30분 안에 병원을 찾은 아이는 응급 내시경으로 단추형 전지를 제거하고 별다른 처치 없이 일주일 만에 회복했다.

한석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삼킨 후)늦어도 4시간 이내에 전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식도 손상이나 천공 혹은 대동맥 파열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단추형 전지는 크기가 작아 아이들이 먹어도 부모들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항상 관리에 조심해야 하며, 만약 전지를 삼킨 아이가 통증이나 기침,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일 경우 바로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들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전지 포장에 아이들이 먹지 못하도록 경고 문구를 넣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