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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학교폭력, 전문의 참여 근본대책 시급

신지현 전문의 “피해자-가해자-방관자 함께 치료해야”


최근 학교폭력으로 자살을 하는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관련 대책들을 마련하고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가해학생들에 대한 처벌 연령을 낮추고 강제 전학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그러나 소아정신건강 전문가들은 “현재 일방적인 피해자 위주의 치료와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무엇보다 피해자, 가해자로 나누는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상태와 심리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한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회는 전국을 돌며 “왕따, 학교폭력이 없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전국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대국민 정신건강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6월 12일 10시에는 부산진구 온 종합병원 지하 대강당에서 이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신지현 과장이 강연자로 참여하는 캠페인 강연도 진행된다. 이 강연에서는 △왕따,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에 대한 정신건강 측면 분석 △아이를 학교폭력으로부터 지키는 방법에 대한 심도깊은 논의와 강연이 예정되어 있다.



아직까지 학교폭력이나 왕따의 경우 대다수 피해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이들을 치료하고 문제를 덮어두는데 급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오히려 학교폭력이나 왕따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피해학생이 쉽게 가해학생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과 이들이 다시 학교폭력이나 왕따를 낳는 악순환의 원인이 된다는 측면에서 바라보아야 하고,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가해학생들에 대한 정신건강적 분석과 심리치료 등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일찍이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던 북유럽 국가에서는 가해학생에 대한 대책이 중요시 되어왔다. 학교폭력 예방대책으로 유명한 노르웨이 올베우스 교수는 학교폭력에 가담했던 청소년이 성인이 되어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이 일반 학생보다 4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바로잡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한 바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학교폭력의 다양한 원인 중 하나로 청소년 시기의 감정공감 능력 결핍을 꼽는다. 연구진은 학교폭력 가해학생의 뇌 영상을 촬영하고 타인의 고통을 인지하는 해마와 편도핵의 활성도가 일반 학생보다 현저히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청소년기에는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전전두엽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정조절과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이는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 예술교육 등이 학교폭력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선별검사를 확대 실시하여 고위험군을 찾아 이들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외에도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폭력을 지켜보는 학생들, 즉 방관자 역시 경우에 따라 가해자이자 피해자로서 이들과 마찬가지로 광범위한 정신의학적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지현 과장은 “학교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치료와 관리도 중요하지만, 가해자들에게도 정서처리 능력을 촉진시키는 인성교육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공감능력을 배양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제는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도 학교폭력에 대한 체계적인 치료와 관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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