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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학회

인턴제 폐지 앞서 의대 교과과정 급선무

임인석 교수 “인턴제 무작정 폐지, 절대 안돼”


“인턴제 폐지에 앞서 전체 교육과정을 먼저 바꿔야 한다. 우선 각 전문학회가 리더십을 발휘해 전공의 교육을 구조화시킨 다음 각 학회별로 명확한 교육과정을 제시하는 등 교육과정 개발과 평가 과정이 필수적이다.”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인석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오는 2014년 인턴제 폐지에 앞서 의대 교과과정이 먼저 변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인석 교수는 “2014년 인턴제를 폐지하고 NR1 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의대 교과과정을 먼저 도입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지만, 이에 앞서 의대 교과과정을 먼저 변경해야 한다”면서 “우선 각 전문학회가 리더십을 발휘해 전공의 교육을 구조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 다음 각 학회별로 명확한 교육과정을 제시하는 등 교육과정 개발과 평가 과정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인턴제를 거치지 않은 학생들의 교육 과정과 공통과목 등을 무엇으로 정할 지 등 구체적인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의대 교과과정이 변경되지 않고서는 무작정 인턴제를 폐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임인석 교수는 “인턴제 폐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는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인턴제 폐지는 전공의 수련교육, PA 문제 등 많은 현안들과 관련이 있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각 전문가 단체와 의견수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병원계에서는 인턴제 폐지와 맞물려 기존 잡무를 처리할 지원 인력을 새로 고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인턴에게 잡무를 시키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면서 “당연히 잡무를 보는 사람을 새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턴은 환자를 진료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저희 중앙대병원에서는 각 과 인턴들에게 ‘자가보고서’를 쓰게 한다”면서 “보고서를 보고 잡일을 많이 시키는 과는 다음해 인턴 배정을 줄이는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가보고서’ 도입 이후 중앙대병원에서는 인턴에게 잡무 시키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임인석 교수는 “실제로 모 과의 경우 인턴에게 잡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는 보고가 들어와 당과 주임교수에게 잡일은 비서에게 시키고, 인턴에게는 교육을 시키라고 지적했다”면서 개선하지 않으면 인턴 배정을 줄이겠다는 경고에 실제로 많이 개선됐다. 인턴들의 호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최근 전공의 결의대회에도 참석했던 임인석 교수는 수련기관 신임평가위원회 독립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수련기관 신임평가위원회 평가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임 교수는 “최근 여러 곳에서 수련기관신임평가위원회 독립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병원협회에서 수련기관 신임평가를 하고 있지만 수련평가기관의 내실 있는 평가를 위해 의사협회와 의학회, 병원협회, 대전협 등이 모여 독립적인 자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정 한 단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 수련과 관계된 단체들이 모여 자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인석 교수는 서울시의사회에서 운영 중인 젊은 의사 대책위원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울시의사회 부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젊은 의사 대책위원회 위원장까지 맡고 있는 그는 “부회장으로 일하면서 보니 전공의, 공보의, 의대생 등 젊은 의사들이 얘기할 만한 창구가 없다는 생각에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에게 ‘젊은 의사들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마련하면 어떻겠느냐’고 건의를 했다”면서 “다행히 임 회장도 젊은 의사들에게 관심을 갖고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젊은 의사 대책위원회는 젊은 의사들의 현실적 고충을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해 앞으로 젊은 의사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SNS 시대를 반영해 SNS 등을 통해 젊은 의사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 노력하고 있다.

임인석 교수는 “젊은 의사 대책위원회가 큰 정책은 내지 못 하더라도 젊은 의사들에게 기성 세대가 또는 선배가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