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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의료방송 통해 잘못된 제도 흑백 가려낼 것”

김일중 대한개원의협의회장, 개원가 나아갈 방향 다짐


포괄수가제, 서울시의 도심형 보건지소 기능확대 계획, 손해배상 대불금, 원격의료 등 개원의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의료정책들로 인해 개원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개원가를 대변하는 대한개원의협의회는 보다 나은 의료환경과 국민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정책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최근 협의회장을 연임하게 된 김일중 회장에게 개원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 봤다.

현재 개원의협의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현재 역점 사업으로 개원의들이 중심이 돼 운영하고 있는 국민과 정부 그리고 의사를 위한 의료정책방송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가장 먼저 사스나 신종플루,구제역, 광우병 등 질병 예방관리 및 홍보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방송 운영을 위해 20개 과에 각각 3명씩 의료방송 전문위원이 선정돼있는 상태다. 전문위원들은 1달에 1번씩 모여 방송의 커리큘럼을 짠다.

원활한 방송 운영을 위해 방송전문회사가 관리·지원하고 있다. 바른 몸, 환자주권찾기운동본부와 협의해 프로그램 내용을 1달에서 1달 반 만에 1번씩 변경하는데 프로그램 러닝타임만 4시간 정도 된다. 현재는 포괄수가제의 진실에 대한 내용 등을 방영 중인데 잘못된 제도의 부당함을 국민들이 깨닫게 하는 데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방송매체가 주는 신뢰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방송 운영을 위한 재원 마련 때문에 애로 사항이 있는 게 현실이다. 의원에서 방송을 신청하면 셋톱박스 등을 무료로 설치해 인터넷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하는데 현재 참가 의원수가 약 800여 의원밖에 되지 않는다. 5,000여개 의원은 돼야 수익을 창출해 최소한의 설치·운영비로 쓰고, 남은 금액을 회원들에게 돌려주고 광고도 유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더 많은 의원들의 신청을 장려하기 위해 각 의원들이 얼마나 시청했는지 체크해 시청을 많이 한 개원의에겐 인센티브를 주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대개협 회장직을 연임하게 됐는데, 전임 집행부와의 차이점은?

우선 부회장직 임원들을 대거 교체했다. 부회장 8명을 각 과별 현직 개원의사회장으로 위촉하고 여기에 이재호 의무이사와 김동석 부회장을 추가로 영입했다. 부회장직 10명 중 8명은 현직 각 의사회장들이다.

새로 대개협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새롭게 추가한 것이 있다면 TFT를 구성한 것이다. 첫 번째는 대개협 위상 강화 TFT, 두 번째는 제도 개선 TFT, 세 번째는 정책 사업 TFT 이렇게 세 팀을 운영 중이다. 모두들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소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원협회나 전의총 등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한 임의 단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먼저 윤용선 의원협회 회장은 같은 내과 의사로서 내가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직을 맡고 있을 당시 정책이사로 영입해 강호에 끌어들였다는 것을 밝혀둔다(웃음). 윤 회장과 대의는 같지만 개별 사항에서 다소 의견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대개협 회장직을 연임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열린 마음을 갖고 의원협회와 대화하고 있다. 현재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조만간 의원협회와 만날 계획이다.

우리는 의원협회를 대개협 산하에 들어오라고 했는데 그렇게 된다면 의원협회가 의협과 복지부의 규제를 받아야 하는 것이 불만이라고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의원협회는 법정단체로 전환되더라도 대개협과 별개로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참고로 현재 대개협 산하에 20개에 이르는 각 의사회별 회장단 모임이 있다. 여기서 우리도 이제는 법인화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1차 의료의 중요성이 강조는 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없다는 지적이다.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의약분업이 처음 시작됐을 때 전국의 개원가 숫자는 약 1만 8,500여 의원 정도였다. 당시 13조에 이르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개원가의 진료비는 35.6%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그러나 10년 동안 의원 1만 곳이 늘어났는데 현재 건강보험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3%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 의사들이 한 해 3,300명 이상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개업의사는 한해 2,800여명 정도 배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대로 가면 10년 후 건보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2%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개원의 숫자는 늘어나지만 건강보험 재정비율은 오히려 축소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건강보험 재정을 아끼고 싶다면 먼저 1차 의료기관이 활성화 돼야 함을 환자들이 분명히 알아야 한다. 유명 대형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면 개원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보다 건보재정이 3배는 더 들어간다. 정부에서 1차 의료를 활성화시키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으로 의사들은 단독 개원보다 공동 개원을 선망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개원에 따른 재정적‧법률적 부담 등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수가제, 서울시의 도심형 보건지소 기능확대 계획, 손해배상 대불금 제도 등 개원의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의료정책이나 이슈들이 어느 때보다 많다.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포괄수가제
기본적으로 대개협은 포괄수가제에 대해 반대 입장이다. 포괄수가제는 현재 4개과에서 7개 질환에 대해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건보재정을 아끼기 위해 수가 통제수단으로 총액계약제, 주치의등록제, 포괄수가제를 시행할 것이다. 그 첫 번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포괄수가제 시행 초기에는 수가를 10%에서 20%정도 인상하는 ‘당근’을 정부에서 제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이후에 일방적으로 수가를 내려버리면 그만이다. 포괄수가제 실시를 위한 유인장치로 수가를 조금 올려봤자 결국엔 다 개원의들에게 독이 되고 말 것이다.

현재 정부에서 포괄수가제를 실시하는 당위성으로 청구의 간편성을 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여러 질환들의 경우 지나치게 꼼꼼한 절차로 이전보다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려 1건 청구하는 데 최대 30분까지 걸리고 있다. 포괄수가제 시행 이전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구를 포기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는 건보재정을 아끼기 위해서 포괄수가제를 실시하려고 한다. 그러나 포괄수가제 실시로 인해 의료의 질적 하락을 피할 수 없다. 같은 수가라면 당연히 값싸고 질 낮은 의료재료를 쓰지 어떤 의사가 적자를 감수하고 고가의 재료를 쓰겠나? 심지어 같은 수가에서도 가장 싼 재료를 쓴 하위 직군으로부터 강제징수한 돈을 가장 비싼 재료를 쓴 상위 직군을 지원하는 데 쓰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그런 발상이 나올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서울시 도심형 보건지소 확충
각 지자체장이 재선을 위한 포퓰리즘적 성격으로 보건지소 기능을 확대하겠다고 알고 있다. 보건지소 기능을 확대하고 싶다면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도서지역에 보건지소를 설치해야지, 왜 가뜩이나 병의원이 포화상태인 서울에서 그걸 하나? 백 번 양보해서 정 하고 싶다면 의료보험 청구 자체를 아예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험청구로 수익을 얻으려 하지 말고 차라리 무료 진료를 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국민건강을 위해 써야 할 소중한 의료보험 재정을 낭비해선 안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개원가 뿐만 아니라 의료계 전체가 몰락할 수밖에 없다.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보건소 목적이지 일반 병의원과 같이 진료행위를 하는 것이 보건소의 존립 목적이 아니다.

보건소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야 할 것은 독거노인 지원이나 차상위 계층, 새터민, 소년소녀가장, 외국인 노동자 등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하고 각 질병 예방에 힘쓰는 것이다.

손해배상 대불금제도
대불금 재원 마련을 위해 개원의들에게 돈을 각출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발상이다. 원칙적으로 대불금은 정부가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대부분의 의사들은 의료분쟁조정중재제도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거의 신청을 하지 않아 참여도도 매우 낮은 상태이지 않은가?

더군다나 중재원에서 진료정보를 습득한 환자가 법적투쟁으로 갔을 경우 그 습득한 정보를 환자 측에서 법적분쟁과정에서 악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

현 의협 집행부가 복지부 등 관련 기관 및 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

노환규 회장의 주장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지금까지 의사사회에 지나치게 패배주의가 만연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의료수가도 OECD 국가 중 꼴지 수준이고 의사들이 전문가 집단으로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도 못했다. 이 기회에 의사들이 단합해 이러한 잘못된 현실을 한번 바꿔 전문가 집단으로서 위상을 바로 세우고 국민건강을 지키자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타 직역이나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분명히 옳은 일이지만, 너무 급격한 주장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단체나 국민들이 좋지 않게 보는 것 같다. 그 때문에 오히려 개원가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면도 있다. 이상과 현실은 분명히 다르다.

의사협회와 병원협회의 관계에 대한 노 회장의 발언은 “의사들은 병원경영자들과는 선을 긋자”는 뜻으로 이해한다. 병원협회는 의사들의 집단이라기보다는 오너중심단체이자 경영자들의 집단이다. 병원경영자들이 지나치게 이익을 많이 보게 되면 병원의사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