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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정성채 박사, 가톨릭서울성모병원 5000만원 기부

어릴적부터 배운 나눔 정신, 구순 되어서도 실천


구순의 나이에 높은 사회적 위치에 올라있지만 쉼 없는 기부와 나눔사랑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이가 있어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 성형외과 분야의 선구자인 정성채(여, 90세) 박사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발전기금으로 최근 수령한 연금 보험금 3000만원과 본인의 사재 2000만원을 털어 총 5000만원의 금액을 기부했다.

현재 고혈압 등의 이유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정 박사는 병원의 의료진들이 제공하는 따뜻하고 인자한 진료에 감동 받은 점, 가족 모두가 천주교 신자라는 점, 본인의 병리학 박사학위를 가톨릭의대에서 취득한 인연 등으로 기부를 결심했다고 한다.

정 박사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외부에 알려진 것 만을 살펴보더라도 지난 2003년 한국의 민속학 발전을 위해 1억원을 기부 했으며, 2008년에는 주민통행로 개설을 위한 3억대 토지를 기부 한 바 있다.

특히 우리나라 1세대 화폐수집가로도 유명한 정 박사는 나이 70이 되던 해인 1992년 8월 평생 모은 화폐를 정부에 기증하기도 했다. 당시 그녀가 수집 기증한 화폐는 우리나라 최초의 주화인 고려시대 건원중보를 비롯해 조선시대와 일제시대를 거쳐 한국의 근현대사를 함께한 고(古)화폐들로 역사적으로도 의의가 깊고, 금액적으로도 따지기 힘든 2천8백73점의 귀중한 자료였다.

정 박사는 기부 뿐만 아니라 자선에도 적극적이었다. 1944년 도쿄여자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60년 의학박사 학위 취득 후 국내로 돌아와 1호 여성 성형외과 의사가 된 그녀는 돈을 많이 벌겠다는 개인 욕심 보다는 의사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뜻을 품고 있었다.



당시 성형외과의 존재 이유는 지금처럼 성행하고 있는 미용 목적의 치료가 아닌 신체에 선천적으로 결손이 있거나 부자연스러운 사람들을 재건해주는 목적이 가장 컸다.

따라서 정 박사는 50년 동안 의사의 길을 걸으며 형편이 어려운 언챙이 환자의 수술을 도맡아 무료로 제공했다. 또 지금처럼 체계적이고 조직력 있는 성형외과학회를 만들기 위해 학회 최초로 적지 않은 발전기금을 선뜻 내놓기도 했다.

정 박사는 “어릴적 부족할 것 없는 마산 지역 지주의 딸로 태어나 풍요로운 삶을 살았으나 항상 지역과 주변의 어려운사람 들을 위해 생각하고 자선을 실천 하시던 부모님께 배운 나눔 정신과 성형외과 의사로서 학회 참석차 세계를 누비며 배운 기부문화가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한편 병원은 지난 10월 30일 병원 본관 6층 병원장실에서 정성채 박사의 병원발전기금 전달식을 열고 정성채 박사와 황태곤 병원장을 비롯해 정 박사의 주치의인 순환기내과 정해억 교수와 정 박사의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황태곤 병원장은 “정 박사의 숭고한 뜻을 간직해 병원에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에 찬 의료봉사를 베풀고, 가톨릭 윤리에 기초한 창의적 연구를 해 모든 이로 부터 사랑받는 병원, 모범이 되는 병원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