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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서울대병원 탈바꿈?… 공공의료기관 지원역할로

“의료봉사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추적 선도역할 할 것”

서울대학교병원이 앞으로 공공의료사업의 방향을 전환하고 타 국공립병원과 연계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6일 ‘2012년 공공의료사업 미래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앞으로 공공보건의료 정책 방향에 있어 취약계층 무상진료나 의료봉사활동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공립의료기관의 확충 및 활동을 지원하는 등 공공의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먼저 손지훈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서울대병원이 과거 공공보건의료 정책 도입단계에서는 지역사회무상진료나 의료봉사활동을 실시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현재는 봉사를 넘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대 병원은 지난 2006년공공보건의료사업단을 창설한 이후 공공의료사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공공성 기능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현재는 국공립의료기관의 확충 및 활동을 지원하고 공공보건의료의 구체적 영역을 설정하는 등 보건의료체계의 공공성 강화의 중심에 서는 역할을 하기 위한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이 종로구 치매지원센터, 정신건강증진센터, 연천군 정신보건센터, 응급의료 교육훈련센터, 서울시 응급의료 콜센터 등을 운영하는 등 특정진료사업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석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역시 공공보건의료의 개념을 새롭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전체환자 중 수급자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 또는 의료봉사활동을 얼마나 자주 실시하고 있느냐 등으로 공공의료기관의 기능수행을 평가했지만 이러한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병원은 민간이냐 공공이냐를 떠나서 지역주민을 위한 예방·치료·재활을 포함하는 포괄적역할을 수행하는 보건의료중심기관이라면 공공병원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들어 강조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예로 들며 공중보건의 개념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기업 역할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쌓은 ‘부’를 기부 등을 통해 ‘공헌’하는 것이었다면 현재는 단순한 공헌이 아니라 기업활동 자체가 사회에 이로운 것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해진 것처럼 병원의 역할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아무리 병원이 의료봉사활동, 무료진료를 많이 해도 그 병원이 과잉진료나 항생제 처방을 남용하고 있다면 공공병원이라고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병상총량관리제도나 진료비지불제도 등을 실시하는 일본, 미국 등을 예로 들며 “이제 우리나라도 적정진료와 공공적 기능 수행을 병원이 잘 구현할 수 있도록 제도가 운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위해 적정진료를 하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고 정부에서 효과적으로 재정과 제도적 지원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의 새로운 역할을 바라는 목소리는 서울대 내부만이 아니라 외부에도 있었다.

이날 심포지엄의 연자로 참석한 이건세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 단장은 서울시 36.5 공공보건의료 마스터플랜 정책을 소개하며 “서울대병원의 우수한 공공의료체계를 다른 국공립 병원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서울시립병원 등의 의료진을 서울대병원 외래교수로 위축하는 등 서울대병원의 브랜드 네임을 공유해 시립병원 의료진의 자부심을 고취시켜 달라는 요청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김승협 서울대병원 부원장은 검토해 보겠다는 말로 화답했고 손지훈 건강정신과 교수는 “현재도 서울대병원과 서울적십자병원간 네트웍이 진행중이며 정신보건지역센터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렬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은 “서울대병원과 공공병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이건세 단장의 요청을 진심으로 수용할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타 국립대나 다른 병원이 서울대병원과 협력체제를 갖출 수 있는 망을 구축해주기 바란다. 우리가 가진 것을 전수하고 교류할 기회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교육 훈련으로 시작해 환자중심 진료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벤트성이 아닌 교육훈련 센터를 운영하는 방안까지 생각할 수 있다”라며 서울시에서 양측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달라는 긍정적 답변을 내놨다. 이미 예전부터 구상하고 있었다는 것.

다만 “서울시에서 재정지원을 해주면 좋겠다. 연계사업을 진행하려면 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라며 현실 가능성 있는 망을 구축해 달라고 제언했다.

서울대병원이 공공의료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열고 서울시와 연계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논의를 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공공의료사업을 어떻게 진행될 지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