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무사령부 소속 수도병원(병원장 윤한두, 이하 수도병원)은 지난해 10월과 12월, 브루가다 증후군으로 진단받은 군인 형제에게 이식형 제세동기(ICD) 시술을 해 새 생명을 부여했다.
브루가다 증후군 (Brugada syndrome)은 심장이 수축 이후 되돌아오는 과정에 이상이 생겨 심실빈맥, 심실 세동을 가져올 수 있는 유전성 질환으로 발병 시 특별한 증상없이 심발작으로 사망할 수 있다.
이식형 제세동기 (ICD : Interplantation cardioverter defibrillator)는 심장이 비정상적 혹은 불규칙적으로 박동하는 부정맥 환자의 인체에 삽입해 심정지를 초래하는 리듬 발생 시 이를 감지, 자동으로 치료하는 의료 기기이다.
지난해 10월 공군 16전투비행단 소속 이석원 하사는 지난해 10월 부대에서 업무 중 갑작스런 심정지로 쓰러졌는데 다행히 부대동료들이 발견해 현장 응급처치를 받고 수도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이 하사는 브루가다 증후군으로 진단받았으며, 수도병원에서는 이식형 제세동기 이식을 시행했고, 이 하사는 현재 자대에서 정상적인 임무수행을 하고 있다.
수도병원은 브루가다 증후군이 유전성 질환이며,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발병되는 특성을 고려해 육군에서 복무 중인 이 하사의 동생 이석진 일병(22세, 수도기계화보병사단)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했고, 심전도검사결과를 통해 동생인 이 일병도 브루가다 증후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브루가다 증후군 보유자는 병역법에 따라 의병전역 대상이다. 이에 두 아들의 아버지 이영기씨는 “석원이(첫째) 시술전 브루가다 증후군 관련 병원을 알아 봤는데, 심장 치료에 관해서는 국군수도병원 김성순 박사가 권위자라는 것을 알고 군 병원에서 수술하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석진이(둘째)가 전역으로 인해 치료지원이 불가하다면 시술에 대한 비용이 들더라도 수도병원에서 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왔으며, 이에 수도병원에서는 심의를 통해 현역으로 복무하는 군 장병에 대한 건강을 책임지는 군 병원으로서 시술해 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판단을 내려 무상 시술해 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도병원에서는 계획대로 지난달 말 이 하사에 이어 동생인 이석진 일병에 대해서도 이식형 제세동기 시술을 해 브루가다 증후군으로 인한 급사 위험을 가지고 있던 이석진 일병과 그의 가족들에게 그 불안함에서 벗어 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수도병원에 따르면 수술 후 회복한 이석진 일병은 형과 마찬가지로 현역으로 계속 복무해 의무병으로서 군 장병들의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하기를 희망했지만, 병역법 시행령(도합 입원기간 3개월 이내, 잔여 복무기간 6개월 미만의 자격요건 미 충족시 병역복무 부적합 판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할 수 없음)에 의해 불가피하게 의병전역을 앞두고 있다.
한편, 국군수도병원은 지난 1년간 4명의 환자에 대해 이식형 제세동기 시술을 실시했으며, 4명 모두 현재도 건강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