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병의원 믿고 찾을 수 있는 환경조성 시급”

지영건 교수, 의료전달체계 혁신토록 새정부에 제안

국민들이 지역의 병·의원을 믿고 쉽게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영건 차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실 교수는 24일 ‘미래의료 정책포럼’에서 현재 의료공급체계를 진단함과 동시에 새정부가 제안한 보건의료 정책을 살펴본 결과 새로운 보건의료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전공의 수급불균형 해소 ▲수도권 편중 의료체계 개선 ▲건강격차 해소 ▲서울 강원도 지역맞춤형 보건의료정책 ▲국민건강기본법 제정 ▲대통령직속국민건강증진본부 ▲100세시대 평생건강관리체계 확립 ▲진료중심에서 예방 건강증진 중심 생애관리시스템 구축 등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을 점검했다.

지 교수는 공약에 대해 의욕적으로 만든 것 같지만 실행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해 진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병의원들은 대부분 민간자본으로 의원이 병원이 되고 병원이 여러과를 설치해 종합병원이 되고 의과대학까지 설립하는 과정에서 각 의원은 병원과 경쟁을 해야 한다. 이 처럼 서로가 경쟁을 하느라 지금까지 의료기관간 역할 및 기능분담이 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선진국은 공익적 재원을 통해 병원이 설립된다. 의사들이 돈을 벌어서 병원설립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지 교수는 “국가는 의료자본에 투자한 적이 없지만 의사들이 큰 병원을 만든 것에 대해서는 칭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 교수는 지역의 각 의원들이 서로 경쟁을 하느라 지역내 유기적 협조가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 의원에 필요한 의료 장비가 없어서 근처의 의원에 의뢰를 해도 경쟁을 해야하기 때문이 잘 되지 않아서 멀리 떨어져있는 모교의 대학병원에 보내야 한다는 것.

현재 의료시스템은 신규배출의사들이 엄청난 의료장비를 구비해야 하는 부담감에 개원을 할수 없는 상황이다. 의사의 시장진출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

지 교수는 우리나라는 환자들이 의원과 병원 어디든 방문할 수 있는 등 환자 선택폭이 크고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크지만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1차 의료와 연계한 의료공급시스템이 잘 돼있어 환자들이 1차 의료기관을 안심하고 찾는다고 전했다.

특히 영국은 국가 의료시스템이기 때문에 의사들이 자본을 투자해서 고가장비를 사고 병원을 차린다는 생각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형식적 진료의뢰와 유달리 명의를 좋아하고 대형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방중소병원은 경영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나라 의사의 전문의 비중이 높은 것을 의료비 상승 주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외국의 GP(일반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일반의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지적하며 전문의 필요는 국민의 필요가 아니라 병원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원가의 경우 흉부의들이 수가를 올려줘도 다들 감기 치료를 하고 있는 것만 봐도 실상은 흉부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대형병원 흉부의 레지던트가 부족한 것이다.

의료인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특히 간호인력의 경우 간호사 입원료 차등등급제 때문에 대부분이 7등급인 지방중소병원들이 콤플렉스와 함께 의료질이 떨어진다는 오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방중소병원은 환자 수가 매우 적어 굳이 간호등급이 1등급이 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환자선택에 대한 의한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유명 병원 줄 세우는 정보보다는 가까운 질 높은 이웃병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인부담 급여에 대해서도 대학병원을 가면 본인부담을 올리고 가까운 병의원의 단골이면 공단에서 본인부담을 줄여 급여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으로 제시했다.

지 교수는 새정부가 들어서면 꼭 1차 의료기관 및 지역의료기관이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며 먼저 일방적 공급자 유인정책으로 과거실패를 답습하기 보다는 환자 스스로 지역의료기관 신뢰하고 찾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인력 수급 및 불균형 해소를 위한 중장기 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통합적이고 유기적인 질병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체보건의료자원을 연계한 통합적 만성질환관리체계를 구축하고 민간과 공공, 1차와 2차의료, 의료와 IT를 연계·융합한 새로운 개념의 만성질환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또 이를 위한 롤모델로 유럽국가에서 도입하는 질병관리프로그램 도입 및 통합의료체계 구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