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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의사 심부름 시키는 간호사 논란 뜨거워

기피과에 간호사 역할 늘자 의사들 입지 더욱 낮아져

S 대학병원 모 진료과에서 PA가 인턴에게 복사 등 잔심부름을 시키고 있다는 이야기가 SNS를 통해 알려지자 많은 의사들이 분노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 군의관이 이 같은 일이 자신의 모교병원에서 일어났다고 8일 SNS를 통해 밝혔다. 여기에 의사들을 더 화나게 만든 것은 인턴이 복사를 거절하자 PA가 전공의 1년차에게 전화해 이 사실을 이야기했고 1년차 전공의는 직접 나서 인턴에게 PA가 시킨 복사를 해오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글을 올린 군의관은 “같은 의사끼리 무시하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글을 접한 동료의사들 역시 댓글을 통해 각자의 의견과 불만을 토해냈다.

무엇보다 PA의 심부름을 하라고 인턴에게 종용한 1년차 레지던트에게 비난의 화살이 많이 돌아갔다. 같은 의사이면서 문제의식도 없이 간호사의 심부름을 후배의사에게 하라고 시켜 의사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는 것이다.

한 전공의는 “인턴수련을 막 끝내고 레지던트가 되면 불과 1~2년 전의 자신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인턴은 막 부려먹어도 되는 줄 아는 개념없는 사람들이 많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인턴에게 PA의 심부름을 할 것을 강제한 1년차 전공의도 PA눈치를 살펴야할 처지인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더 나아가 그러한 의국 분위기를 만들게 한 교수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많은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들이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주로 전공의들이 기피하는 진료과에 경력 많은 간호사를 PA로 뽑아 과거 전공의들이 하던 일을 대체하고 있다.

한 전공의는 “우리 병원 수술실에서는 간호사가 봉합한 실을 전공의가 커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병원들 입장에서는 외과나 산부인과 등 기피과의 전공의 모집이 어렵고 전문의 채용도 비용이 많이 들어 어렵다며 경력 많은 간호사출신 PA를 선호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의대교수들을 빗대어 “의사들의 가장 큰 적은 간호사도, 윗년 차 의사도 아닌, 다름 아닌 같은 의사들”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것.

한 의사는 “병원은 스텝을 더 많이 뽑아야 한다. 그리고 스텝도 병원 입원환자 관리하시는 분, 외래 진료 하시는 분, 수술하시는 분으로 나눠져야 한다”며 “이를 펠로우나 전공의를 싼 값에 부려먹으면서 수익을 창출하려 하지 말고, 당당히 정부에다 수가 인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