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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매운 음식 좋아하면 알코올 치료 효과 더 우수”

양산부산대병원 김성곤 교수, 매운 성분과 알코올 관계 분석

매운 음식을 더 좋아하는 경우 알코올 중독 치료제의 효과가 더 높을 가능성이 있는 반면, 알코올 중독 가능성도 증가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밝혀졌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곤 교수가 지난 4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된 ‘호주신경과학회’ 연례회의에 초청돼 ‘스트레스, 문화 및 알코올’ 연구발표에서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연구에 따르면 매운 음식과 알코올은 뇌신경 아편계에 동일한 방향으로 작용하게 돼 매운 음식이 알코올의 자극을 대신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의 작용을 상승시키는 효과도 있다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우선 쥐를 상대로 한 실험에서 매운 고추의 주성분을 주입한 경우 대상 쥐의 대뇌의 아편계가 활성화된다는 것을 입증했다.

알코올도 또한 이러한 아편계의 활성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을 근거로 알코올 중독화된 생쥐에게 고추의 매운 성분을 주입한 경우 이러한 아편계의 활성도 증가 때문에 술을 적게 마신다는 사실을 입증하면서, 매운 음식과 음주 행동간에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했다.

즉 이미 고추에서 원하는 자극(대뇌 아편계 활성화)을 받고 있기 때문에(보상작용) 알코올을 덜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관관계를 근거로 임상연구를 계획했는데 흔히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보상작용을 담당하는 아편계가 똑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혹은 똑같은 술을 마시더라도 보상되는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음주 시 발생되는 이러한 보상을 차단해 알코올 중독을 치료할 수 있도록 개발된 아편계 수용체 차단제의 치료 효과 또한 차단 효과가 큰 경우에 치료 효과가 크기 때문에 매운 음식을 잘 먹고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아편계의 보상이 크기 때문에 술로 인한 보상도 당연히 클 것이며, 결국 이를 차단하는 차단제를 이용한 그 치료 효과도 클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실험을 한 경우 음주 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매운 것을 선호하는 사람에게서만 이러한 차단제에 의해 차단됐다고 김 교수는 보고했다. 결국 알코올 중독 치료제의 효과가 매운 음식을 좋아하고 잘 먹는 사람일수록 그 약물 치료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알코올 중독 환자와 일반인 사이에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정도를 측정한 경우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매운 음식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내 보고했다.

결국 아편계의 작용 여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인데 이는 매운 것을 좋아하고 잘 먹는 사람이 알코올 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어 매우 흥미로운 결과다.

이번 연구는 ‘매운 음식을 잘 먹거나 못 먹는 현상’이 대뇌의 아편계의 움직임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으로 많이 작용하는 경우에는 매운 음식뿐만 아니라 술 또한 잘 마시게 될 가능성이 높아 결국 중독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며, 이러한 아편계의 반응이 크기 때문에 이 반응을 억제하는 알코올 중독 치료제인 아편계 수용체 차단제인 날트렉손의 치료 효과 또한 더 우수할 것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연구결과가 향후 날트렉손과 같은 알코올 중독 치료 효과를 증진시키는 데 임상적인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국가의 문화적인 특성과 알코올 규명에 한걸음 나아감으로써 중독 질환의 발생 자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길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연구는 현지 언론에서도 주목해 시드니 모닝 헤럴드(Sydney Morning Herald, www.smh.com.au) 2월 5일 및 6일자 이틀 연이어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