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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국경없는의사회, 소말리아 의료 지원 활동 중단

지역지도층이 안전 보장은 커녕 무장단체 테러 지원

소말리아 지역에서 살해, 폭행, 납치 등에 시달려 오면서도 22년 동안 의료지원 활동을 멈추지 않으며 인도주의를 실천해왔던 국경없는의사회가 결국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 단체 국경없는의사회(Medecins Sans Frontieres / MSF)는 지난 1991년 이래 소말리아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지난 14일, 소말리아에서의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은 인도주의 활동가들에 대한 살해, 폭행 및 납치를 소말리아의 무장 단체와 지역 지도층이 지원, 용인, 혹은 묵과함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인도적인 의료 지원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협상했던 해당 관계자들이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가를 직접적으로 폭행하거나 묵시적으로 이를 용인하는 역할을 해 왔다고 밝혔다.

주로 소말리아 중남부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그 지역에 국한된 것은 아니며, 이들의 행위와 용인되어 온 상황의 결과로 수십만의 소말리아 민간인이 인도적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것.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인 우니 카루나카라(Unni Karunakara) 박사는 “인도주의 지원 활동가를 살해, 공격, 납치한 무장단체들과 이들의 활동을 용인해준 지역 지도층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결정해 버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말리아에서 활동가들이 상황과 타협하면서 소말리아 국민들에게 지원을 제공하기엔 위험이 크다는 판단아래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2년간 소말리아에서 활동해 오면서 무장 단체 및 당국 양측 관계자와 교섭을 거듭해왔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높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들은 극심한 위험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고, 특히 소말리아 현지 직원들은 큰 위험을 떠안아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 원칙인 독립성과 공정성에 타협을 강요당하면서 활동을 지속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1년 12월에도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 2명이 모가디슈(Mogadishu)에서 잔인하게 살해당했으나 유죄를 받은 살인자가 곧이어 조기 석방됐다.

또 케냐의 다답(Dadaab) 난민캠프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 2명이 납치된 후 소말리아 남중부 지역에서 21개월 동안 억류되다 지난 달 석방됐다.

이 두 사건은 여러 극단적인 침해 사건 중 최근에 일어난 사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1991년 의료지원활동을 시작한 이래,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 14명이 살해됐고, 활동가, 앰뷸런스 차량, 그리고 의료 시설은 수 십 차례나 공격을 당했다.

소말리아에서 자행된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살해, 납치 및 폭력으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는 무장경호원을 고용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소말리아인들의 니즈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고 대응하는 활동에도 제약을 두고 활동해야만 했다.

인도주의적 활동이 이루어지려면 인도주의적 의료 활동의 가치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이 바탕되어야 한다.

즉, 모든 분쟁 당사자들과 지역 사회가 국경없는의사회의 활동원칙인 독립성과 공정성을 인정하고, 의료 지원 제공을 허용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모든 관계자들이 환자와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에게 최소한의 보호를 제공하려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러한 인식은 어느 분쟁지역에서나 유지되기 어렵지만 현재 소말리아에는 소멸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루나카라 국제회장은 “결국 소말리아의 일반 국민들이 가장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많은 소말리아 사람들은 항상 전쟁이나 기근 속에 살아왔다. 무장 단체들이 인도주의적 지원활동을 공격 목표로 삼고 지역 지도층이 이러한 만행을 용인함으로써 이미 필요한 양보다 턱 없이 적은 지원을 받아 온 소말리아 사람들에게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 받을 최소한의 기회 조차 빼앗아 버렸다”라고 덧붙였다.

22년간의 활동을 통해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들은 소말리아 지역의 니즈를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인도적 의료 지원을 통해 그들의 요구에 대응하고자 노력하는 동안 소말리아의 모든 관계자들은 행동을 통해 소말리아 사람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하기 위한 의지와 능력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하며, 소말리아 국민들을 위하여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는 인도주의 활동가들의 안전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소말리아에서 활동하는 1,500명의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들은 1차 진료, 영양실조 치료, 산과진료, 외과 수술, 전염병 치료, 예방접종 캠페인, 물과 구호품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만 62만4,000건 이상의 진료를 제공하고, 4만1,100명의 환자를 입원시켰으며, 3만90명의 영양실조 아동을 치료했다. 또 5만8,620명에 대한 예방접종을 완료했으며, 신생아 7,300명의 분산을 지원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발라드(Balad), 딘소르(Dinsor), 갈카요(Galkayo), 질립(Jilib), 죠화르(Jowhar), 키스마요(Kismayo), 마레레(Marere)와 부라오(Burao)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 모가디슈(Mogadishu)와 근교 지역인 아프구예(Afgooye) 및 데이나일(Daynille)을 포함한 소말리아 전역에서의 의료 활동을 중단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