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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유방암 재발과 전이 관여 LOXL2 효소 비밀 밝혀

정준 교수팀, 309명 유방암 환자 장기추적 결과 최초 발표

국내 의료진에 의해 ‘Lysyl oxidase-like2 (이하 LOXL2)’ 효소의 비밀이 밝혀져 유방암 전이연구에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강남세브란스 병원 유방암센터 정준·안성귀 교수팀은 유방암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추적 조사한 결과, LOXL2 효소가 유방암 환자의 생존 및 전이에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중요 예후 인자이며, 예후가 불량한 ‘삼중음성유방암’에서 높은 발현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인체 유방암 조직에서 LOXL2 효소 발현이 유방암 환자 생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와 유방암 기저양세포주에서 LOXL2 효소의 발현과 침습성에 대한 의미 있는 기능 연구결과를 함께 담고 있다.

유방암 수술 환자 전이 및 재발에 관한 새로운 표적치료의 가능성을 열어줌과 동시에 마땅한 표적치료제가 없는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표적치료제 도입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연구팀은 지난 1996년 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유방암으로 절제 수술을 시행한 30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표본에서 종양 조직을 추출해 ‘LOXL2' 효소의 침습능력과 관련 기능 분석을 위한 면역조직화학염색 검사를 시행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유방암 관련 세계적 학술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IF=4.4)' 2013년 8월호에 게재돼 해당질환 연구자들의 관심을 일으켰다.

정 교수팀은 전체 환자 검체(309건) 중 50건(16.2%)에서 ‘LOXL2' 효소의 발현을 확인했고 ‘LOXL2' 가 발현 된 양성 환자는 발현되지 않은 음성 환자에 비해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비율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높았다.(54.0 vs. 37.0 %, p=0.029)

또 LOXL2 양성 환자군은 삼중음성유방암을 갖게 될 확률도 LOXL2 음성 환자군보다 확실히 높은 것(34.0 vs. 18.0 %; p=0.022)으로 나타났다.

삼중음성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TNBC)은 에스트로젠 수용체, 프로제스테론 수용체, HER2 수용체 라는 세 가지 수용체가 발현되지 않는 유방암의 종류로 전체 유방암 환자의 10∼20%를 차지하는데 유방암의 아형 중 가장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 수술 환자에 대한 평균 9.3년의 추적결과 LOXL2가 발현한 양성 환자군은 음성 환자군에 비해 생존률이 저하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추적조사 기간 동안 전체생존확률은 LOXL2 음성 환자군이 80.8%, LOXL2 양성 환자군이 65.3%를 보였으며 두 그룹 사이 P값은 0.008로 LOXL2 효소가 생존률을 낮추는 불량 예후 인자임이 나타났다.

해당 조사 기간 동안 시행 된 ‘원격 전이 없는 생존율’ 부분에서도 LOXL2이 발현 된 양성그룹은 63.4%의 생존율을 보여 발현되지 않은 음성그룹의 77.7%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보였다.

즉, ‘전체생존’ 및 ‘원격전이 없는 생존’의 두 가지 다변량 생존분석에서 LOXL2 효소가 발현한 그룹은 발현되지 않은 그룹에 비해 각각 2.27과 2.10의 위험도를 보임으로써 환자 생존과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불량 예후인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논문에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이재면 교수팀·국립암센터 동승명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전임상 실험연구 결과도 첨부됐다.

LOXL2를 억제시켰을 경우, 기저양 유방암세포주(MDA-MB-231, BT549)에서 중간엽-상피이행과정과 유사한 형태학적인 변화를 보이고, 기저양 유방암세포의 침습성과 이동능력도 현저하게 저하됐다.

이번 연구논문 발표와 관련해 정준 교수는 “LOXL2 효소가 갖는 유방암의 침습성과 전이 습성에 관해서는 지난 2011년 영국 의학자들이 쥐를 이용한 비임상실험을 통해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유방암 환자들의 종양조직에서 LOXL2 역할을 장기 추적 관찰한 결과는 이번 논문이 최초”라며 “향후 LOXL2 효소를 유방암 치료 분야의 새로운 표적으로 삼아 얼마나 억제하느냐가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 및 전이에 중요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생존율이 가장 나쁜 ‘삼중음성유방암’ 환자군에 있어 LOXL2 발현 억제의 중요성이 부각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