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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아이 뿐 아니라 온가족이 독감예방주사 맞아야

가족단위 접종도 활성화…유행 시기 전 맞아야 효과 커

평촌동에 사는 임희경(여자, 36세)씨는 10도 이상의 일교차로 인해 몸이 적응을 못하고 감기에 걸렸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18개월 된 딸을 두고 있는 그녀는 감기가 혹시라도 아이들에게 옮길까봐 걱정하며 급히 병원을 찾았다.

그녀는 “얼마 전 아이들과 함께 가족 모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왜 감기에 걸렸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하며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감기에 안 걸리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무더웠던 지난여름 유난히 고열과 목감기를 호소하는 감기 환자가 많았다. 그 영향으로 인해 본격적인 환절기로 접어들면서 예년보다 빠르게 독감 예방주사 접종을 위해 많은 환자들이 내과와 소아청소년과를 찾고 있다.

아직도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독감을 독한 감기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감기와 독감 모두 호흡기에 생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이고, 일부 증상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질병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는 완전히 다르다.

감기는 가장 흔한 감염성 질환이다. 의학적 용어로는 ‘급성 비인두염’, ‘상기도염’이라고 하는데, 흔히 ‘코감기’ 혹은 ‘목감기’라고 부른다. 감기는 약 200여종의 바이러스와 세균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중 ‘라이노바이러스’가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약 1/3 정도를 차지한다.

증상은 나이가 어릴수록 심해서 3세미만 소아는 대개 초기에 열이 오르며 보채고 코가 막혀서 숨쉬기 힘들어하며, 간혹 구토나 설사가 동반되기도 한다. 큰 아이들은 코 증상 이외에 오한, 근육통이 올 수도 있다. 그러나 급성 증세는 2~4일 지나면 대개 사라진다. 따라서 일주일 이상 이런 증상들이 지속되면 합병증인 중이염, 부비동염(축농증), 기관지염 혹은 폐렴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성인은 평균 일년에 3~4회, 소아는 5~8회 정도 감기가 올 수 있는데, 발생 빈도는 노출 횟수에 비례한다. 즉, 본인은 물론이고 형이나 누나가 유아원, 유치원에 다니는 경우는 노출 기회가 많아 감기가 잦아진다. 이외에도 영양상태와 전신 건강상태가 나쁜 경우, 알레르기 체질이 있거나 면역결핍이 있는 경우에는 감기를 자주 앓거나 감기 후에 합병증이 빈번하다.

독감이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전염병으로 일반적인 감기와는 달리 증상이 아주 심하고 전염성이 강하여 단시일 내에 퍼지게 된다. 대개 전 인구의 약 10-20%가 감염이 되며 대유행시기에는 약 40%까지도 전염이 된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승순 교수는 “독감의 임상적 증상은 일반 감기보다는 심하게 나타나지만 아주 흡사하여 환자들이 구분하기는 어렵다”며 “성인에 비해 어린이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고 2차적으로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는 A, B ,C의 세 가지 항원형이 있다. 유행성 독감은 대개 A형과 B형에 의해 발생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표면에 항원성을 지닌 돌기가 있는데, A형과 B형의 돌기에는 헤마글루티닌(H: hemagglutinins)과 뉴라미니다제(N: neuraminidase)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H와 N의 항원성의 아형이 변하는 것을 ‘대변이’라고 한다.

‘대변이’는 약 10년 이상 간격을 두고 일어난다. ‘소변이’는 같은 아형의 범주 안에서 항원성이 약간씩 변하는 경우를 일컬으며 약 2~3년 주기로 일어난다. A형의 대유행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대변이’에 의해 일어나는데 이때 5~14세 소아의 감염율은 약 50% 정도이고, 소유행의 경우는 감염률이 약 15% 정도이다. B형은 4-7년 주기로 유행한다. 또한 바이러스 아형이 처음 발견된 장소에 따라 명명하게 되므로 ‘홍콩 독감’이나 ‘소련 독감’ 같은 이름이 붙게 되었다. 온대 지방에서는 대개 겨울과 이른 봄에 유행한다.

독감에 걸린 환자가 재채기를 하거나 기침을 하면 비말(작은 침방울)에 의해 직접 전염되거나 환자의 콧물이나 인두 분비물에 오염된 물건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도 전염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유치원, 학교, 버스나 전철, 백화점처럼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쉽게 전염된다. 전염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잠복기는 2~3일이며, 증상이 나타나고 나서 3-4일 후까지 전염성이 있다. 한 번 감염이 되면 항원성이 같은 독감 바이러스에는 면역이 생긴다. 그러나 항원성은 주기적으로 소변이와 대변이를 일으키므로 계속 다른 종류의 독감을 앓게 되는 것이다.

독감의 증상은 대개 갑자기 증상이 시작되는데 콧물이 나고 목이 아프고 결막 충혈이 생기며 기침이 난다. 일반적으로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비해서 발열이 심해 보통 39도 이상의 고열이 나며, 근육통, 두통 등의 전신 증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대개 2~4일 후 심한 열은 소실되지만 기침은 그 후에도 더 오래 수주일 지속될 수 있다. 상기도 감염이외에도 크루우프, 세기관지염, 폐렴 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어린 아기일수록 증상이 비특이적으로 나타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과 구별이 어렵다. 때로는 고열이 나며 몹시 아파 보여서 패혈증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 대한 검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근육염, 심근염, 라이증후군도 올 수 있다. 라이증후군은 소아에서 주로 생기는데 가벼운 감기나 설사 후에 갑자기 의식이 소실되며 뇌의 압력이 올라가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특히 인플루엔자에 감염되었을 때 아스피린을 사용하는 경우에 라이증후군의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므로 어린아이에게 해열제로써 아스피린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선천성 심장질환, 기관지이형성증, 천식 등의 만성 폐질환, 호흡 근육을 침범하는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소아에서는 심한 임상 경과를 취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독감을 진단하는 방법으로는 고열과 기침이 나며 목이 아픈 증상과 함께 복통, 설사 등의 위장증상, 근육통, 두통이 심한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면 독감으로 의심 할 수 있다. 이런 환자의 인후부위나, 콧물, 가래 등의 분비물을 채취하여 세포 배양을 통해 바이러스를 증명한다. 세포 배양 진단은 약 2~6일 이 소요된다. 쉽게 진단하려면 면역형광항체법으로 24시간 내에 결과를 알 수도 있고,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할 경우 1시간 이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승순 교수는 “독감을 예방하려면 독감 예방주사 접종과 함께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바로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하여야 하며, 손으로 눈이나 코를 자주 만지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독감은 공기와 오염된 물건에 접촉해서 전염되므로 유행시기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을 삼가는 것이 좋다.

유행 시기 전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독감 바이러스는 군주가 바뀌는 변이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매해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승순 교수는 “독감 예방주사를 맞더라도 바로 면역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2주 이상 지나야 면역이 생기기 시작한다”며 “4주 후에 항체가 최고치에 도달하여 약 3~6개월 지속한다. 따라서 9월~10월에 접종해야만 유행시기인 겨울 동안 면역력이 유지된다며 10월말까지는 반드시 맞아야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겨울도 유난히 춥다는 기상청 보도가 있다. 그러므로 바이러스가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독감의 유행 시기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접종시기를 놓쳤더라도 독감의 유행이 내년 3월~4월까지 유행할 수 있으므로 늦더라도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성인에서 약 90% 이상에서 항체가 형성되며 실제 독감의 예방 효과는 70~90%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노인의 경우 60%정도가 항체가 형성되며 예방효과는 30~6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소아에서도 성인보다는 항체형성이 떨어진다. 노인에서 항체 형성 효과가 떨어지긴 하지만 중증 독감이나 2차감염인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상당 부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드시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하는 경우는 어린이와 65세 이상의 고령자, 선천성 심장병을 비롯한 심 질환, 천식이나 만성 폐 질환이 있는 사람, 당뇨병 같은 만성 대사성 질환이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혈액 및 신장 질환 환자, 호흡근육이 약한 신경 근육 계통의 질병이 있는 경우 그리고 이상의 인플루엔자 고위험군 환자의 가족들이다.

임신 중반기나 후반기의 건강한 임산부는 임신하지 않은 여성보다 독감을 심하게 앓을 위험이 높다. 때문에 유행계절(12월~3월)에 임신 중기나 후기가 되는 임산부는 접종을 받아야 한다.

이승순 교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과 같이 집단생활을 하는 아이들 뿐 아니라 아이를 돌보는 성인 또한 우선적으로 맞아야 하며,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맞아야 한다”며 “최근에는 면역력이 약한 자녀의 건강을 걱정해 온가족이 함께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 경우가 많다. 독감 예방주사와 폐렴구균 폐렴 예방주사를 함께 맞는 65세 이상 노인층이 늘고 있으며, 이는 폐렴의 발생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접종 전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먼저 한다. 열이 나거나 급성 질환이 있는 경우, 6개월 미만의 영아, 과거 독감 접종 후 6주 이내에 길리안바레증후군 증상을 보인 환자는 접종을 금한다.

이승순 교수는 “대개 접종 후 30분간 상태를 지켜보고 귀가 하도록 한다. 평소 계란 알레르기가 있으면 접종을 금한다”며 “특히 두드러기, 호흡기 증상, 쇼크 등의 부작용이 있었던 경우는 절대 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