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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적십자병원, 사상최대 부채 제2의 진주의료원?

직원급여까지 체불하면서도 병원장 등은 성과급 잔치

적십자병원이 1289억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의 부채로 큰 위기에 직면해있으면서도 병원장 등 경영진은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보건복지위)이 28일 국정감사에 앞서 보건복지부로부터 ‘연도별 적십자병원 운영실적(2009~2012)’ 자료를 제출받아 전국 5개 적십자병원의 재정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국 5개 적십자병원의 부채액은 총 1,289억원을 넘어서 심각한 재정난에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 4년간 36억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이다.

특히 공공병원인 적십자병원은 매년 수십억원 이상의 국고를 지원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40억원 가량의 운영적자가 발생하고 있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적십자병원 부채액 순위는 서울적십자병원이 390억원으로 부채규모가 가장 크고, 상주적십자병원이 318억, 인천적십자병원이 317억원, 통영적십자병원이 142억원, 거창적십자병원이 122억원으로 나타났다.

누적적자 역시 지난 8월 기준, 서울적십자 병원이 285억원으로 가장 높고, 인천적십자병원이 180억원, 상주적십자병원이 132억원, 통영적십자병원이 76억원, 거창적십자병원이 6억원 순으로 총 68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적십자병원의 운영손익을 분석한 결과, 매년 40억원 꼴로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숙 의원은 “이러한 적자운영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 부채와 누적적자는 계속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의약품 및 의료장비 대금도 체불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난 8월 기준 5개 적십자병원 모두가 체불액이 92억원에 달했으며 2개 적십자병원은 의료장비 대금까지 체불상태였으며, 체불액은 7억 6천만원 가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2개 적십자병원에서는 직원들 급여마저 체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액수가 3억 3천만원에 달한다.

김현숙 의원은 “직원급여마저 체불되고 있다는 것은 재정난이 심각한 수준을 넘어 위기수준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직원들의 근무의욕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해 결국 서비스의 질 저하 등으로 나타나 환자들에게 되돌아 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적십자병원들의 시설·장비 보강을 위해 매년 평균 80억원의 국고보조금이 지원되고 있다. 그럼에도 재정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것은 기존의 적자보전식 지원으로는 재정여건을 개선할 수 없다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김현숙 의원은 “만성적자에 임금까지 체불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5개 적십자병원 모두 매년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위기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적십자병원의 경우 2010년 이후 발생한 총 38억원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총 7억 2천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고, 서울적십자병원 역시 3년간 38억 정도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총 6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

또 서울과 상주 적십자병원은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병원장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숙 의원은 “의료취약계층의 건강안전망 역할을 해야 할 적십자 병원 또한 만성적인 부채와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경영악화에 책임져야 할 경영진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현실은 너무나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적십자병원의 적자운영과 경영진의 도덕적해이를 보면 제2의 진주의료원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지방의료원뿐만이 아니라 적십자병원에 대해서도 관계당국은 감독과 지원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숙 의원이 공공병원인 적십자병원의 적자위기를 심각하다고 지적했지만 현재 한국 의료의 현실에서 공공병원의 적자는 적정진료와 사회취약계층 진료 등에 따른 '착한 적자'로 불가피한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