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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81세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 수술 없이 치료

고대병원, 경피적 인공 판막 삽입술로 대동맥판막 치환

81세 고령남성인 A씨는 갑작스런 흉통, 호흡 곤란, 전신쇠약감으로 고대병원을 찾았다. 여러 가지 검사 끝에 고령에 따른 대동맥 판막의 석회화로 판막이 좁아지고 안 열리는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단받아 수술이 필요하게 됐다.

하지만 고령 및 그에 따른 기저 질환으로 수술 위험성이 높고 수술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환자 및 보호자는 수술에 결사반대했고, 의료진과 상의 끝에 수술하지 않고 대퇴동맥을 통해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을 통해 치료하기로 결정했다.

이 남성은 지난 6일(수) 고대병원에서는 처음으로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을 받았고, 현재 흉통, 호흡곤란 및 전신쇠약감도 사라지고 건강을 되찾아 퇴원을 앞두고 있다.


고대병원 흉통클리닉 임도선-유철웅-홍순준 교수팀이 수술 없이 스텐트로 대동맥판막을 치환함으로써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치료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에 성공했다.

특히 81세의 고령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향후 고령 심장질환자의 치료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이란 심장에 위치한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는 질환으로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면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이 이동하는 과정에 장애가 발생하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심장이 더욱 강하게 수축해, 결국 심장근육이 비대해지고, 심장기능에 이상이 생겨 흉통 및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심각하면 실신․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일단 증상이 발생하면 2년 내 사망률이 50%이상이므로 반드시 판막 치환술이 필요하고 기존에는 가슴을 절개하고 인공판막으로 치환하는 대수술이 이루어져야 했다. 하지만 퇴행성 대동맥 판막 협착증은 대부분 고령 및 여러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므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중 약 30~60%의 환자가 수술 위험성이 너무 크거나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태여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 고대병원에서 실시한 ‘경피적 대동맥판막치환술’은 가슴 절개 없이 치료하는 것으로, 심장을 열거나 판막자체를 제거할 필요가 없는 혁신적인 치료방법이다. 대퇴부(허벅지) 혈관을 따라 풍선을 판막까지 집어넣은 후, 좁아진 판막 사이를 풍선을 부풀리고, 인공 판막을 대동맥판막에 적절히 고정시켜 치료하기 때문에 전신 마취하 가슴 절개에 따른 여러 가지 합병증 및 위험성은 물론 장기간 병원에 입원해야하는 일도 피할 수 있다.

특히, 심장수술을 받는데 따르는 위험은 물론 수술을 꺼리는 심리적인 부담도 줄일 수 있어, 고령환자를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는데서 의의가 크다.

고려대학교병원에서 시술한 81세 환자도 시술 후 심장초음파 등 정밀검사결과, 대동맥판막협착은 완전히 개선되었으며, 증상도 급격히 좋아졌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이 시술을 시작한 미국이나 유럽등의 치료결과를 보면, 수술이 불가능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시술했음에도 매우 우수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시술을 실시한 유철웅 교수는 “기존에는 많은 퇴행성 대동맥 판막 협착증 환자들이 수술만 하면 좋아질 수 있는데 수술 위험성이 너무 커서 수술을 포기하고 심한 심부전 증세로 고생하다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았다. 이제 이 시술로 그런 안타까운 상황을 많이 피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고령에 여러 질환이 합병되어 있는 환자들이 이 시술로 증세의 호전이나 사망률의 개선이 있을 지에 대해서 세밀한 평가가 필요하여 적절한 환자 선택이 필수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