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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건국대병원, 절단 위기 오른쪽 다리 복원

황재준·박상우 교수, 13년 동안 안 쓴 대퇴동맥 살려


“처음 병원에 왔을 땐, 발이 너무 아파서 걷지도 못해 의사선생님께 차라리 잘라 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아프지도 않고, 혼자 산책도 가고 화장실도 갈 수 있게 됐습니다. 두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배병기(84)씨는 건강해진 다리를 내보이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건국대병원이 절단 위기였던 배 씨의 오른쪽 다리를 복원했다.

지난 10월 15일, 배병기 씨는 오른쪽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며 영월의 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치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진단을 받고 건국대병원을 찾았다.

내원 당시 배 씨의 다리와 발은 진한 보랏빛에 바지가 끼일 정도로 퉁퉁 부어있었고 건국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는 “오른쪽 대퇴동맥(다리에 피를 보내는 동맥) 폐쇄가 원인”이라며 “이미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마비된 상태로 다리 절단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배 씨는 13년 전 다른 병원에서 대퇴동맥 폐쇄 진단을 받고 폐쇄 시작부분과 끝부분을 인조혈관으로 연결하는 혈관우회로술을 받았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인조혈관이 주변 조직과 엉켜 망가지면서 발생했다. 피가 다리로 가지 못해 다리가 썩어갔다. 증상이 나타나고 1~2일새 병원을 찾은 경우, 보통 혈전용해제를 투여해 치료한다. 하지만 배 씨는 증상이 나타나고 한 달이 지나서야 병원을 찾았다.

박상우 교수는 “다리로 혈액이 가지 않은지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서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경우 근육세포가 파괴되면서 급성신부전이 올 수 있다”며 “우회로술에 썼던 인조혈관은 주변 조직과 심하게 엉킨 데다 폐렴 증세 등 전반적으로 건강상태가 나빠 재수술도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박 교수는 최소 13년 동안 쓰지 않았던 원래 대퇴동맥을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풍선을 넣어 혈관을 넓혀주고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이 붙거나 막히지 않도록 했다. 이후 항응고제를 투여해 피가 굳지 않도록 했다.

결과는 대성공. 배병기 씨는 차츰 원래 다리 색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통증도 사라졌다.

배 씨는 모든 치료를 마치고 지난 11월 20일 퇴원했다. 그는 “고향 영월까지 내 두 다리로 돌아가 기분이 좋다”며 건국대병원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치료를 맡았던 흉부외과 황재준 교수와 영상의학과 박상우 교수는 “내원 당시 치료시기를 많이 놓친 상태로 며칠만 늦게 왔다면 바로 다리를 절단해야 할 상황”이었다며 “다행히 치료가 잘 돼 건강히 고향으로 돌아가셔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