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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원

23주 초미숙아 전북대병원서 건강하게 퇴원

23주 5일 630g으로 출생...생존한계 살아남은 것은 전북서 처음


재태주수 23주의 초미숙아로 태어난 아기가 전북대병원(병원장 정성후) 신생아집중치료실의 치료로 건강하게 퇴원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5일 전북대학교 어린이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0일 임신 23주 5일 만에 630g으로 태어난 나경양이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마치고 100일을 넘긴 지난 2월 12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나경양은 출생 당시 630g에 불과했지만, 퇴원 때는 몸무게가 세배이상 늘어난 2340g, 키는 15cm가 자란 45cm로 건강한 신생아의 모습을 되찾았다.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나경양은 태어날 당시 아이 스스로 호흡을 하지 못하고 심장박동수도 60회/분 미만인 위험상태였다.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와 전문간호사가 분만장에 대기해 출생 후 바로 응급조치를 취한 뒤 이동용 인큐베이터를 이용해 신생아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실한 나경양은 고빈도 인공호흡기 치료를 통해 호흡을 이어갔다. 피부는 미숙해 손만 스쳐도 멍이 들고 수분손실이 많아 인큐베이터안의 습도를 95%까지 유지해야했다. 아기 스스로 빨고 삼킬 수도 없었기 때문에 위장관 튜브를 삽입해 수유를 해야 했다.

출생 다음날부터 3시간 간격으로 겨우 1ml씩 수유를 한 나경양은 생후 5일째 스스로 첫 태변을 배출했으며 생후 29일째부터는 모든 수액 주입을 중단했고 생후 52일만에는 인공호흡기를 뗐다. 또 다음날인 53일째에는 미숙아망막증검사를 통해 정상소견을 확인했다. 드디어 생후 두 달만인 1월 31일 튜브가 아닌 젖병으로 수유를 시작했으며 100일을 하루 넘긴 2월 12일 퇴원을 맞게 된 것.

이렇게 생존한계의 23주 아기가 살아남아 퇴원한 경우는 전라북도 내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나경양이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이유는 2013년 어린이병원 개원 및 신생아집중치료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더불어 의료진의 확충과 최신 의료장비 도입 및 의료기술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최상의 의료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생아집중치료실 조수철, 김진규 교수는 “생존한계를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비단 한 두 사람의 노력이 아닌 어린이병원 및 신생아집중치료실의 모든 의료진들이 합심하여 이뤄낸 결과이며 나경양의 생존은 의학적 성과에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전북 권에서 태어날 많은 초미숙아 부모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북대병원에서 1500그램 미만 극소저체중아의 생존율은 2010-2012년 60%대에서 2013년 어린이병원 개원 후 81%로 급상승했고, 입원한 극소저체중아수는 2010년 22명에서 2013년 52명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어린이병원장 이대열 교수는 “예전에는 미숙아들이 태어나기 전 산모들이 분만을 위해 서울 및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전원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린이병원 개원 후 신생아집중치료실에 최신 의료장비가 갖춰지고 전문 인력이 확충 되면서 미숙아들의 생존율이 점차 높아지고 예후가 월등히 향상되어 타 지역 보다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어 굳이 타 지역으로 가지 않고도 지역 내에서 치료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어린이병원의 개원으로 지역 내 어린이의 충분한 전문치료가 가능해지고, 지역민의 의료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경양의 퇴원일인 지난 2월 12일에는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작은 잔치가 열렸다. 나경양을 극진히 간호해준 김현숙 수간호사 등 간호사들이 직접 풍선을 불고 다과상을 차려 100일 기념 및 퇴원식을 마련해준 것이다.

나경양을 담당했던 김일녀 전문간호사는 “경이가 처음 왔을 때 신생아집중치료실 전체 간호사들이 매일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마음이었다. 건강하게 퇴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나경양의 엄마 홍정민씨는 “아이가 너무 작게 태어나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지 많이 걱정됐는데, 이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 그동안 우리 경이를 치료해준 주치의 선생님들과 간호사들에게도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