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병원/의원

연세암병원, 미래 암병원 모델 제시하겠다

총 22층 510병상 규모…최고수준 글로벌 암병원 지향


연세암병원(원장 노성훈)이 미래 암병원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히고 14일 첫 진료에 들어갔다.

기존 신촌세브란스병원 암센터의 환자를 전원조치한 연세암병원은 현재 이미 75%의 병상 가동율을 달성하고 있어 이번 달 안에 90%를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50-1 세브란스병원 단지 안에 들어선 연세암병원은 연면적 10만5000㎡(3만2000평)에 지상 15층(지하7층), 510병상 규모이다. 건축비는 2,530여억 원이며, 이중에는 1,930명이 기부한 430억 원이 포함돼 있다.

연세암병원은 1969년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연세암센터’를 모체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세계적인 암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지난 2005년 5월, 연세암병원 설립을 위해 미국 MD앤더슨 홍완기 교수를 위원장으로 미국 에모리대, 일본 긴키대, 홍콩 중문대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가 결성됐으며, 여기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설계와 건축이 이뤄졌고 운영 체계도 마련됐다.

이를 통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암병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세암병원은 위암, 간암 등 15개 암 전문센터를 비롯해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완화의료센터 등의 특성화 센터를 둠으로써 암 예방부터 진단, 치료, 교육까지 모두 맡는다. 다학제 진료를 하는 베스트팀도 간암을 비롯한 8개 센터에서 운영된다.

암 예방센터에서는 특히 '암 생존자 통합관리(cancer survivorship)'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5년 이상 생존해 암 완치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암의 재발, 전이 또는 2차 암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암 생존자 통합관리 프로그램은 이들을 대상으로 15대 암센터와 연계해 재발, 전이암에 대한 감시는 물론 각종 다른 질환이나 후유증 등을 통합 관리해주는 것이다.

최신 치료장비 대폭 확충
연세암병원은 암병원 개원과 더불어 최신 치료장비를 대폭 확충했다.

우선 로보틱 IMRT(세기조절 방사선 치료기)를 아시아 최초로 도입했다. 이 장비는 기존 IMRT나 사이버나이프에서 한 차원 발전된 형태로 광자선에너지를 6개의 관절로 구성된 로봇에 장착해 치료 효율을 극대화했다. 6개의 관절을 이용해 치료방향에 대한 제약 없이 정위적 방사선 수술 및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 등 전신 치료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치료 중 실시간으로 종양의 위치를 추적해 종양에만 균등한 방사선량을 집중적으로 조사 가능하다.

라이낙(LINAC) 방사선 치료기도 기존 3대 외에 3대를 추가로 도입해 6대를 가동한다. 특히 신규 도입되는 라이낙 중 1대는 가장 최신의 기종으로 기존 장비에 비해 고선량의 방사선 조사가 가능해 치료 시간을 1/3로 줄였다. 이를 통해 불필요하게 발생하는 2차 방사선량을 약 70% 경감시켜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영상추적 방사선 치료 장치인 콘빔 CT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종양의 기하학적 형태의 변화를 확인해 보정 후 치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외에 토모테라피 3대도 이전 가동되며 암 수술에 특화된 다빈치 로봇수술기도 신규 도입 1대, 본원 이전 2대 등 총 3대를 운영한다.

연세암병원은 꿈의 암치료기라 불리는 양성자치료기도 도입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양성자치료기 도입과 관련, 프로노바(ProNova)사와 MOU를 체결했으며 이에 따라 양성자치료기 도입도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세암병원은 또 입원하지 않고 항암 치료를 받는 외래 항암약물치료센터를 확충, 어른(90병상)과 어린이(10병상) 구역을 구분해 운영한다. 또한 2~3시간 동안만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를 위해 리클라이너로 구성된 단기항암제 주사실도 별도로 마련했다.

‘녹색병원’을 지향하는 연세암병원은 태양광 발전 설비와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하는 한편, 내부 인테리어 마감재도 친환경, 재활용 제품을 사용해 새집증후군을 최소화했다.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서비스 전담 의사 ‘굿닥터팀’ 운영
연세암병원은 환자와 가족을 위한 서비스 강화를 위해 ‘굿닥터팀’을 운영키로 했다.

금기창 연세암병원 부원장을 팀장으로, 의사 49명, 코디네이터 17명 등 총 66명으로 구성되는 굿닥터팀은 환자와 가족들이 연세암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치료 후 관리, 교육 등 전 과정에서 환자 서비스를 총괄 담당한다.

굿닥터팀의 운영으로 연세암병원에 암환자를 의뢰하는 타 병원 의사들이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환자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돼 환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등 전원(轉院) 과정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전에는 환자를 의뢰할 때 진료기록만 복사해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굿닥터팀은 또한 암 치료를 마친 사람, 암 완치 판정을 받은 사람, 암 치료 중 다른 질환에 걸린 사람, 암 가족력이 있어 암 발병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 등에 대한 교육, 상담, 정보 제공 등도 맡는다.

또 다른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을 뒤 연세암병원에서 2차 소견(second opinion)을 원할 때 이를 해당 분야 교수에게 의뢰하는 등의 역할도 한다. 굿닥터팀은 암 치료와 예방 등에 대한 정보와 전문적인 설명도 제공한다. 굿닥터팀 팀장은 기업의 ‘고객담당 임원(CCO·chief customer officer)’처럼 환자와 가족에 대한 서비스를 총괄한다.

연세암병원 이같은 운영 체계와 환자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통증, 대기시간, 불안은 낮추고, 전문가 확보, 정확한 설명, 새로운 환자 경험은 더욱 높이기로 했다. 이는 종전의 암병원이 암 환자의 불안 등의 정서적인 부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상태에서 암 치료에만 집중하다보니 정작 인격체로서 환자가 소홀한 취급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연세암병원은 개원을 기념해 오는 5월1일부터 3일까지 그랜드힐튼서울에서 GAP컨퍼런스-2014를 개최한다. GAP컨퍼런스는 미국 MD앤더슨 암센터가 매년 개최하는 교육과 국제 공동임상 연구 등에 대한 국제학술대회이다. GAP컨퍼런스는 미국 MD앤더슨에서만 열리다가 지난 2010년부터 홀수해는 MD앤더슨, 짝수해에는 해외 22개국 29개 자매병원에서 개최하기로 했으며, 2012년 노르웨이 오슬로암센터에 이어 올해가 외국에서 개최되는 두 번째 행사이다.

연세암병원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MD앤더슨 암센터의 29개 자매병원에 소속돼 있다.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은 “100여년 전 세브란스병원이 한의학밖에 없던 조선 사람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의학을 선보였듯이, 연세암병원도 우리나라 암 치료 역사를 새로 써나가게 될 것”이라며, “암 치료를 위해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며, 여기에 암환자와 가족들이 믿고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이 되기 위해서 의료진과 전 직원이 합심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철 연세의료원장은 “연세암병원은 누구나 와서 암이라는 이겨내기 힘든 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환자에 대한 관심, 의료진이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환자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위로를 주는 곳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