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뛴다는 말
“드라마도 영화도 아닌, 병원의 진짜 풍경” 병원은 언제나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긴박하고 애달프고 냉혹한 드라마가 펼쳐지는 곳이다. 대동맥이 터진 채 한밤중에 응급실로 실려오는 환자, 숨소리를 크게 내는 것조차 허락지 않는 수술장의 긴장과 고요, 혼수상태로 인공호흡기를 낀 환자의 의식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기도하는 보호자들, 긴 시간의 투병으로 쇄약해진 환자들이 신음하는 병동, 그 모든 고통과 절망의 틈새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의료진. 언젠가 스러질 육체를 가진 인간에게 병원은 그 자체로 삶의 빛과 어둠이 강렬하게 부각되는 장소일 수밖에 없다. 병원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질병이나 의학 관련 뉴스가 언제나 사람들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는 이유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환자나 보호자가 되어 병원을 찾지 않는 한, 병원의 진짜 풍경에 대해선 무관심하다. 병원은 모르고 살수록 좋은 곳이라 믿고, 이해당사자가 아닌 한 알 필요가 없는 곳으로 병원을 꼽는다. 현대인에게 병원은 삶을 시작하는 장소이자 삶을 마감하게 될 유일한 장소로 기능하고 존재한다. 누구나 언젠가 병원에 가게 될 것이고, 그곳에서 적나라한 인간의 풍경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