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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활병원 종별분류 ‘삶의 질’ 높이고 ‘사회적 비용’ 줄여

팀치료 재활의학에 물리치료사 독립 요구는 ‘환자안전’ 위협

우리나라 의료에서 재활분야가 점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재활의학과전문의의 최근 10년간 증가 속도가 타과 전문의에 비해 높다. 우리나라가 선진화 고령화되고 삶의 질을 중시하면서 재활병원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재활병원을 병원급 의료기관의 종별로 추가하는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11월19일 국회에 발의됐다. 재활의학에 속한 물리치료사 등 전문직역의 독립요구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이상운 회장(새명병원장)을 지난 10일 만나 재활의학과 관련된 이슈와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편집자주]



◆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1월19일 재활병원의 종별 분리를 골자로 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어떤 법안인가?

현재 의료법은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요양병원, 종합병원 등으로 나뉘어 규정하고 있다. 병원급 의료기관에 ‘재활병원’을 추가하는 게 핵심이다. 또 현재 요양병원으로 분류되고 있는 장애인복지법상 의료재활시설인 의료기관을 재활병원에 포함시켜 보다 체계적으로 재활병원을 관리하도록 했다. 재활의료의 특수성을 반영해 별도의 인력, 시설 등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환자에게 양질의 재활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 이 법안이 재활의학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재활의학은 질병의 특성상 급성기가 지난 후 아급성기의 기간, 즉 장기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한 질병 등을 적절한 시기에 재활치료를 충분히 하여 되도록 후유장애의 정도를 최소화하고 사회로의 복귀를 최대한 이루어 나가도록 돕는 의학이다. 환자가 스스로 거동할 수 있게 되면 삶의 질은 높아지고, 거동불편 환자에 수반되는 사회적 비용은 줄어든다. 그런데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급성기 이후에는 바로 만성기 질환을 치료하는 제도만 있으므로 해서 많은 환자들이 제대로 된 재활치료도 못 받고 침상에서 고정되는 만성환자로 남게 되는 것이다. 재활병원이 규정되면 제도와 수가가 새로 확립되어 아급성기 치료 개념이 생기므로 재활의학의 기본 치료개념이 잘 적용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최근 10년 간 각과 전문의 증가율을 보면 흥미롭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내과가 67%, 외과가 39%, 산부인과가 29%, 소아과가 43% 증가에 그쳤다. 반면 재활의학과는 111% 증가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재활의학의 학문적 발전과 사회적 요구에 의하여 연간 120명씩 전문의가 배출됐다. 증가율이 높은 것은 타과에 비하여 재활의학과 출발(1971년 학회 창립)이 늦고 1983년에 처음으로 전문의제도가 생겨서 뒤늦게 전문의를 배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적은 전문의 수에서 시작되어 증가함으로 같은 수가 늘어도 111%의 가파른 증가 속도를 보인 것 같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 타과들과 증가속도가 보조를 맞추어 가고 있다. 국가정책에 따라 전공의 정원이 연간 6명씩 감소하여 연간 총 100명까지 정원 감축이 예정돼 있다.

◆ 재활의학에 대한 수가는 어떤 항목들이 있는가? 산부인과의 분만수가, 질강처치료라든지, 이비인후과의 코 처치료처럼 구체적인 항목을 이야기 해 달라.

재활의학은 팀치료 뿐만 아니라 시설이 아주 중요하므로 공간과 시설비가 많이 투자된다. 우리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제대로 된 재활병상당 시설비가 약 1억원정도 필요한 것으로 평가 됐다. 팀치료의 유지 관리 비용과 시설비가 기본 입원비에 추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추신경재활치료나 재활기능치료, 작업치료 등의 수가가 원가 대비 70% 정도로 평가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수가도 현실화해야 한다.

◆ 흔히들 재활의학은 팀치료라고 한다.

재활치료는 팀으로 치료를 시행하게 되는데 그 구성원은 재활의학과전문의, 재활전문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사회복지사, 심리치료사, 음악·미술치료사 등으로 구성되고 각 직역마다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평가와 결과를 제출하며 주기적인 회의를 통하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환자의 경과를 공유한다. 이 전반에 대한 지도 및 교육은 재활의학과전문의가 실시하게 되며 팀원들은 전문의의 오더에 따라 각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전문의는 회의 주도뿐만 아니라 수시로 각각의 팀원들과 소통하며 환자의 치료 및 경과를 조율하게 된다. 그리고 재활은 사회 복귀를 목표로 하므로 퇴원 준비도 일반과 와는 다르게 사회복지사 등과 협의하여 퇴원 후 계획도 미리 점검해야 한다.

◆ 대한물리치료사협회가 물리치료사단독법 물리치료독립방안 전문물리치료사제도를 주장하고 있다. 물리치료사 독립 주장에 대한 입장은?

의료계의 모든 현안은 국민들의 건강권 보장이 기본이다. 물리치료 자체가 여러 위험을 내포하는 치료 방법 중 하나이다. 그러므로 의료라는 틀 안에서 시행되는 것이 국민들의 건강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개별적 단체의 이익에 국민들의 건강이 담보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 안경사 물리치료사 등 보건의료 관련 각 직역이 전문화되고, 직무 내용 또한 세분화 되고 있다. 독립적 영역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거듭 말하지만 직역의 전문화 보다 국민의 건강이 더 앞서야 한다. 의료는 의료의 틀이 기본이지 의료 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의료의 범주 안에 드는 내용은 생명을 담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명은 존엄 되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의료에 관해서는 보수적 일 수 밖에 없다. 100분의 1의 확률이 나에게 발생하면 100%이기 때문에 의료에 관해서는 직역 전문화를 추구 하는 것이 무리가 있다. 설마 하다가 생명이 위협 받는 일이 발생하면 누가 책임 질 것인가? 의료는 의료의 틀 안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일반 상식이라 본다.

◆ 재활의학과 전문의 수(1800명)와 근무 형태에 대해 설명해 달라.

약 1,800명이다. 대학이 약 500명(수련병원 83병원)으로 30%, 개원이 약 400명으로 20%봉직이 약 900명으로 50%이다.

◆ 지난 11월22일 정기총회에서 재활의학과 개원의사와 병의원 봉직의사를 통합하는 정관개정안을 승인했다. 어떤 의미인가?

지난 1996년 전국 30여 의원 원장들이 모여 만든 재활의학과개원의협의회는 지난 20년간 개원한 재활의학과전문의 선생들의 모임이었다. 그러나 시대적 요구가 변화함으로 해서 이번에 전국의 900여명의 재활의학과 봉직전문의들을 정회원으로 하는 회칙을 개정한 것이다. 이제는 개원한 선생들이나 봉직한 선생들이나 함께 모여 재활의학과의 현안들을 고민하고 추진하며, 최신지견에 대한 공부도 함께 하면서 재활의학과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앞으로 많은 부분에서 재활의학과의 발전과 국민들의 건강, 그리고 장애인들의 치료에 앞장서는 의사회가 될 것이다.

◆ 재활의학과의사회(1996년 발족)의 주요 활동을 소개한다면.

1996년 발족이후 매년 춘계, 추계 학술대회와 지방 단위의 학술행사를 진행하였으며 지방에서는 주로 임원진 워크숍을 진행해 왔다. 대한재활의학회와 공조하여 학회의 학술대회도 참여하고 있다. 여러 가지 재활의학 정책에도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의사회 이사들이 학회의 중요 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하여 각위원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바른자세협회 등과 함께 청소년의 자세교정 및 바른자세 홍보를 주관하기도 했다.

◆ 집행부와 회원, 회원과 회원 간 의사소통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가?

재활의학과의사회는 아직 회원수의 규모가 작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다. 출신 학교, 수련 병원 등이 달라도 대부분 안면이 있을 정도로 작은 의사회이기 때문에 회원과 집행부의 거리가 멀 수가 없다. 그러나 점차 회원의 수가 증가하고 이제 봉직의와 개원의 선생들이 합쳐져 1,300여명의 회원이 되므로 앞으로는 회원과 집행부의 소통이 큰 과제라 할 수 있겠다. 현재 소통은 주로 재활의학과의사회 홈페이지와 밴드로 이루어지고 있다. 홈페이지만 있을 때는 게시판을 통해서 주로 소통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밴드를 활성화하여 주요 이슈나 사건들을 동시간에 여러 회원에게 알리고 있다.

◆ 학회와의 협조는 잘 이뤄지고 있는지?

재활의학과는 개원의협의회 시기부터도 재활의학회와 이사를 공유해오고 있다. 의사회 회장은 당연직 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추천 1인도 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원로 교수들과 학회 이사장, 학회장과 의사회 회장단이 수시로 교류하고 대부분의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또 함께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의사회 이사들이 학회의 모든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정부가 회장의 요구사항을 딱 한가지 무조건 들어준다고 했을 때 어떤 요구를 할 건가?

내가 의료계 일을 나서서 하는 이유는 한가지이다. 의사는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는 데 전념할 수 있는 진료환경 개선이다. 양심적으로 그리고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는 진료환경 말이다. 의료는 상당히 전문직이다. 전문가가 전문가를 통제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 본다. 많은 인력과 자금을 투자하지 않아도 같은 직능 통제는 비교적 쉽다. 그래서 의사협회의 권한을 높이고 의사들 스스로 자정하며 노력하는 협회가 되도록 국가가 협조하는 것이다.

◆ 의사출신 복지부장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진엽 장관의 취임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그러나 같은 의사라고 해서 의료계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인격적으로 훌륭하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훌륭한 인격처럼 많은 의료계의 현안을 올바른 방향, 정의로운 방향으로의 기반을 만들어 주었으면 감사하겠다.

◆ 병원개원은 언제 했나?

2008년 1월1일 개원했다. 당시에는 요양병원이 처음 태동하던 시기여서 요양병원에 대한 지원도 많았으므로 의료환경이 오히려 지금보다 수가 등 모든 면에서 좋았던 것 같다.

◆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 우리는 서로 소통하고, 또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재활의학과의 진료환경 개선과 봉직 환경 개선을 위해 열심을 다 해야 하겠다. 무엇보다 관심이 중요하다. 회원의 관심이 우리 의사회 임원들을 움직이게 할 것이다. 회장으로서 회원의 관심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