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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아과] 윌슨병(Wilson disease)의 진단과 치료

서 정 기

서울대의대 소아과

Jeong-Kee Seo, M.D. & Ph.D.

Division of Gastroenterology and Nutrition

Dept. of Pediatrics,

Seoul National University childrens’s Hospital,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 론

 

윌슨병(Wilson disease 또는 hepatolenticular degeneration)은 1912년 윌슨이 간 병변이 동반된 진행성 신경증상이 가족성으로 발생하는 것을 처음 기술하면서 이 병이 알려지기 시작하였는데 최근 윌슨병 유전자가 밝혀짐에 따라 이 병의 생화학적 유전적 임상적 양상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가능하게 되었다.

 

윌슨병은 구리 대사 장애로 인하여 간, 뇌, 각막, 신장 및 적혈구에 구리가 침착되어 생기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성 질환이다.

 

윌슨병이란 쉽게 말하면 ATP7B라는 윌슨병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구리가 간에서 담도로 배출되지 못하고 간에 계속 축적되면서 간에 손상을 주어 간경화를 일으키며 또한 간에 축적된 구리가 나중에는 혈액으로 흘러나와 뇌에도 침착되면서 뇌 신경이 손상되어 뇌신경 장애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혈액으로 과량 쏟아져 나온 구리는 적혈구를 파괴하여 빈혈을 일으키기도 하고 눈의 각막에 이 병에 특징적인 반지 모양의 구리 침착( Kayser-Fleischer ring)을 나타내기도 하며 또한 신장의 세뇨관 손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윌슨병은 전 세계에 걸쳐 발생하고 인구 30,000명당 1명의 유병률을 보인다. 윌슨병에 관여하는 유전자인 ATP7B는 비교적 최근인 1993년에 밝혀졌다.

 

부모로부터 받은 윌슨 유전자 두 개가 모두 돌연변이인 경우에는 정상인이 되지 못하고 윌슨병 환자가 되지만 부모로부터 받은 한 쌍의 유전자중 1개가 정상이면 병이 발생하지 않으며 이를 보인자라고 하는데 이러한 보인자 빈도는 90명 중 1명이다.

윌슨병 유전자 ATP7B는 13번 염색체에 위치하며 21개의 exon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놈 DNA가 80kb 이상 되는 커다란 유전자로 7.8kb mRNA를 가지며 간에서 가장 잘 발현된다. cDNA의 길이는 4.3kb이며 이 ATP7B의 최종산물은 구리를 운반하는 P형 ATPase라고 밝혀졌다.

 

현재까지 윌슨 유전자 내에 230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는데 돌연변이 유형은 국가 및 종족간에 차이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R778L(arginine778leucine)이라고 알려진 돌연변이 유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돌연변이 유형이며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내원한 윌슨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로는 41%의 빈도를 보였다.

 

R778L 돌연변이 유형은 동아시아종족에서 주로 분포하며 우리나라 외에도 최근 중국30%, 대만 29%, 일본 12% 빈도로 발표된 바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H1069Q(histidine1069glutamine) 돌연변이 유형은 서구지역에서 가장 흔히 보는 유형으로 평균적으로 환자 염색체의 약 30%가 이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데 지역마다 차이가 있어 폴란드 73%, 오스트리아 61%, 러시아 49%, 독일 42%, 북미 38%, 스웨덴 33%, 북유럽 28%, 영국 17% 빈도로 최근 보고된 바 있다.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한 발병은 두 개가 같은 돌연변이로 구성된 동형접합자이거나 두 개가 서로 다른 돌연변이로 구성된 복합 이형 접합자(compound heterozygote)에 의하는데 대부분의 윌슨병 환자는 복합 이형 접합자이다. 

 

 

병 인

 

구리는 생명체에 꼭 필요한 필수 미량 원소이다. 그러나 과량으로 축적되면 구리이온에 의한 free radical의 발생으로 장기에 oxidative damage를 주는 독이 된다.

일반적으로 음식 내의 구리 섭취는 필요량을 초과하므로 생존에는 효과적인 구리 배설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루에 섭취되는 구리는 1~2mg으로 이중의 반이 장으로 흡수된다. 사람에서는 간 담도계에서 소장으로 과잉의 구리가 배출된다. 구리는 대부분 십이지장에서 흡수되는데 흡수된 구리는 간문맥을 거쳐 간으로 가며 정상인에서는 간세포 내에서 윌슨 단백인 ATP7B 단백(Cu-ATPase)의 작용으로 세룰로플라스민(apoceruloplasmin)과 결합하여 혈류로 가거나 또는 담즙으로 배출된다.

 

윌슨병에서는 ATP7B 단백의 결함이 있어 구리가 아포세룰로프라스민(apoceruloplasmin)과 결합하지 못하여 세룰로플라스민(holoceruloplasmin)을 못 만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구리가 담도로 배출되지 못하여 장기에 축적되면서 독성을 나타낸다(Fig. 1).

 

구리가 축적되면 우선 메탈로치오닌(metallothionein) 단백의 생산을 촉진시켜 과잉의 구리가 메탈로치오닌에 결합됨으로써 한동안 독성이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메탈로치오닌 결합능력이 한계점에 도달하면 갑자기 구리의 독성이 나타나면서 처음에는 마이토콘드리아에 그리고 나중에는 간세포에 손상이 오게 된다. 이로써 윌슨병에서 오랫동안 무증상으로 지내다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임상증상이 발현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장에서 흡수된 구리는 혈장에서 알부민과 결합된 상태에서 간세포로 이동하는데 구리는 간세포 원형질막을 능동적 기전으로 투과한다. 능동적 기전은 간세포 표면에 있는 운반체인 hCTR1에 의한다. 구리는 세포질내에서 HAH1등 구리 동반단백(Ligand)에 의하여 골지(trans-Golgi)내에 있는 윌슨병 단백으로 운반된다.

 

윌슨병 단백 즉 구리운반 ATPase이 구리를 아포세룰로플라스민과 결합시켜 세룰로플라스민으로 만들어 간세포 밖 혈장으로  내보낸다. 또한 구리는 담도 canalicular membrane에서 낭포 분비기전을 이용하여  담즙으로 배출된다. 윌슨병 단백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이러한 기능이 저하되어 구리가 간세포에 축적된다. 

 

 

증 상

 

임상적으로 중요한 3가지 징후는, 1) 간경화, 만성 활동성 간염, 전격성 간염 등 간질환, 2) 대뇌 기저핵에 구리 침착으로 오는 신경 장애, 3) 각막 내 구리 침착으로 생기는 Kayser-Fleischer ring이다.

 

간과 뇌에 구리가 축적되어 증상이 나타나는 병이므로 출생시에는 증상이 없다가 대개 3~4세가 지나야 발병한다. 어린 소아 연령에서는 주로 간질환으로 나타난다.

간에 구리가 침착되면 처음에는 간 효소치만 약간 증가되어 있고 증상 없이 간만 약간 커져 있으나 결국은 만성 활동성 간염, 간경변으로 진행한다. 간혹 급성으로 발병하기도하며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되면 급격히 간성 혼수로 빠지면서 대부분 사망한다.

 

신경증상은 사춘기 이후 대개 15세 이후 청소년기에 나타나게 된다. 구리가 뇌에 침착되면 초기에는 손떨림이 오고, 발음이 불명하여 알아듣기 어려운 구음장애가 온다. 점차 진행하면 근 긴장 이상으로 인한 보행장애, 자세이상 등의 신경장애의 증상을 보인다.

 

이 외에 정신이상, 정서장애, 행동장애도 나타날 수 있다. 학교성적 저하가 첫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기타, 적혈구가 깨져서 오는 용혈성빈혈, 신세뇨관 장애, 골격관절 이상 등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용혈성 빈혈이 자주 오면 담석이 발생하기도 한다 (Table 1).

 

진 단

 

진단은 임상적, 생화학적 및 분자생물학적 방법으로 할 수 있다 (Table 2).

 

임상적으로 소아나 젊은 성인에서 원인불명의 만성 간 질환이 있는 경우 우선적으로 윌슨병을 고려해야 하며 사춘기와 성인에서 특징적 신경증상이 있는 경우 또 급성 용혈성 빈혈 환자에서도 반드시 감별 진단에 포함시켜야 한다.

혈청 세룰로플라스민은 대부분의 환자(85~95%)에서 낮으며 이 병의 진단에 가장 좋은 선별 검사이다.  

 

구리가 각막에 침착되면 윌슨병에 특징적인 반지모양의 K-F환(Kayser-Fleischer ring)이 생기게 되는데 육안으로는 보기가 쉽지 않으므로 안과에서 세극등(slit lamp) 검사로 관찰하면 된다.

 

K-F환은 신경증상이 있는 환자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나타나므로  신경형 환자에선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간염환자에서는 반 수 정도에서만 나타나므로 진단에 한계가 있다.

간 조직검사를 하여  간조직 내의 구리 농도를 측정하면 윌슨 환자에서는 정상에 비해 현저히 증가되어 있어 진단적 가치가 높다.

 

24 시간 소변 내 구리 배출량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윌슨 환자는 24시간 소변 구리 배출량이 100㎍ 이상(대개 1,000㎍ 이상)으로 정상(40㎍)보다 많이 증가되어 있다.

최근 유전자돌연변이를 검색하여 윌슨병을 진단하는 분자유전학적인 연구도 많이 발전하고 있으나 윌슨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숫자가 현재까지 230개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고 새 돌연변이가 지금도 계속 발견되고 있으므로 윌슨병에서 분자유전학적 진단은 현재로서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분자유전학적인 진단 방법은 환자에서 특정한 돌연변이가 밝혀지면 환자의 가족과 친척에 대하여 같은 돌연변이의 유무를 검색할 때 매우 유용하다. 환자의 형제를 검색하고자 할때  즉, 아직 증상이 없는 환자인지 이형접합 보인자 인지를 확진하는 데에는 분자유전학적인 방법이 유일한 표준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세룰로플라스민이 낮은 이형접합자나 세룰로플라스민이 정상이며 현재 무증상인 환자 등 임상적으로 감별이 어려운 환자를 확진할 수 있다. 윌슨병의 이형접합자(heterozygote)는 임상적으로는 정상이다.

 

환자의 돌연변이형을 직접 모르더라도 환자와 형제 부모의 haplotype 분석으로 형제에서 윌슨병을 진단할 수 있다.

 

Cytosine-adenosine 반복서열의 길이의 다양성을 이용하여  polymorphic microsatellite marker를 인지함으로서 윌슨병 유전자주위의 haplotype유형을 작성 분석하는 방법인데 이를 이용하면 환자와 이형접합 보인자를 1~2%의 오차 내에서 진단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정확한 산전 진단도  가능하다.

 

윌슨병의 진단에서 다시 한번 강조하자고 하는 것은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약물에 의한 간염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원인불명의 간염이 있는 경우나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손떨림 등의 신경증상이 있을 경우 한 번쯤 반드시 이 병을 의심하여야 하며 또한 혈청 세룰로플라스민 검사나 각막 구리침착검사(K-F환)등 윌슨병 진단에 특징적인 검사를 시행하도록 함으로서 조기에 진단하면 완치 가능한 이 윌슨병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병은 유전병이므로 환자의 형제에 대하여 윌슨병이 없는가 반드시 검사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치 료

 

환자는 구리가 많이 함유된 음식(버섯, 코코아, 초콜릿, 땅콩, 간, 조개 등)은 피하도록 한다.

 

페니실아민은 구리와 결합하여 구리를 소변으로 배설시키는 약제로 현재로서는 윌슨병에서 최선의 일차 치료제이다. 그러나 신경증상을 나타내는 환자에선 페니실아민 치료 시작 후 간혹 신경증상의 악화가 올 수 있으므로 치료에 어려운 점이 있다. 이 약제는 비타민 B6 대사 길항제이므로 피리독신을 같이 투여한다.

페니실아민 치료 시작 후 경한 신경증상의 개선에는 수주가, 간 기능의 호전엔 수개월에서 1년 정도가 소요된다. 10%정도의 환자에서 페니실아민에 의한 가역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발진, 발열 등 약물에 대한 과민 반응은 대개 치료 10일 내에 나타난다. 발진, 발열, 백혈구 감소, 혈소판 감소 소견이 있으면 일단 투약을 중단한다.

 

상기 소견이 회복되면 적은 양으로 다시 시작하면서 서서히 증량 투여하면 대개 가벼운 부작용은 극복된다. 독성 부작용으로 면역 복합체 신염(신증후군), 홍반성 낭창, 심한 관절염 등이 올 수 있다. 부작용으로 재생불량성 빈혈이 생긴 경우에는 페니실아민을 다시 사용할 수 없다.

 

페니실아민에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트리엔틴(trientine; triethylene tetramine dihydrochloride)이나 테트라지오몰리부데이트(ammonium tetrathiomolybdate)를 쓸 수 있다. 트리엔틴은 페니실아민 약물 부작용으로 투약을 할 수 없는 경우 또는 4~6주 페니실아민 치료로도 신경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환자에서 우선적으로 쓸만한 약으로 페니실아민만큼 효과가 있다.

 

테트라지오몰리부데이트는 신경증상이 있는 환자나 심한 간 손상 환자에서 간의 재생을 위하여 신속히 구리를 제거해야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적합하나 아직 미 FDA의 공식승인을 받지 못한 약으로 장기간의 사용은 추천되지 않는다.

경구아연(oral zinc)으로 윌슨병을 치료하기도 하는데 대개는 페니실아민이나 트리엔틴 치료로 구리를 체내에서 어느 정도 뺀 환자에서 유지요법으로 투여하게 된다. 부작용이 거의 없고 값이 싸고 다른 약제보다 생리적인 약제이다. 그러나 맛이 나쁘고 위장자극으로 위장장애가 올 수 있다.

 

간이식은 윌슨병에서 전격성 간염환자나 치료에 듣지 않는 말기 간경화 환자에서 중요한 치료방법이며 수술 생존율은 70~80%이상이다. 특히 윌슨병에 의한 전격성 간염은 심한 용혈성 빈혈과 신부전이 동반되며 페니실아민 등의 약물치료에 듣지 않고 사망하므로 간이식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페니실아민 치료 초기에 신경증상이 악화되는 환자는 신경형 윌슨병환자의 20% 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트리엔틴이나 테트라지오몰리부데이트를 사용하기도하며 간이식을 추천하기도 한다. 그러나 약물치료가 잘 안되는 신경형 윌슨 환자에서 간이식이 효과적인 치료방식인지는 검증되지 않은 상태이다.

 

 

예 후

 

약물 요법을 포함하여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경우 대부분의 환자는 예후가 좋다. 윌슨병의 약물 치료는 평생하도록 해야 하며 페니실아민 등으로 장기간 약물 치료 후 완전 회복상태에서라도 치료를 중단하면 1~2년 내에 비가역적이며 치명적일 수 있는 간 손상이 초래된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지난 20년간 진료하였던 윌슨병 환자 92명에서 페니실아민 약제에 대한 반응을 보면 대부분 1년 내에 회복을 보였다. 그러나 전격성 간염이나 진단시 이미 신경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환자 중 일부에서는 페니실아민 치료 효과가 없었다.

 

특히 전격성 간염 환아는 페니실아민 치료에 반응이 불량하여 간이식을 받은 환자 외에는 대부분 사망하였다 (Table 3).

 

신경증상이 있었던 윌슨 환자 중 6명에서는 약 투여 초기에 신경증상의 악화가 관찰되었는데 이들 중 일부는 페니실아민을 트리엔틴(trientine)으로 바꾼 후 회복되었고 간경화가 동반된 환아는 간이식을 시행하여 신경증상이 호전되었으며 페니실아민 치료 외 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던 환아 중 일부는 신경증상의 악화가 영구적으로 진행되어 회복불능의 상태가 되었다.

전체 윌슨병환자의 예후를 보면 <Table 4>와 같다.

 

어린이병원에 내원하였던 92명의 윌슨병 어린이를 보면 후유증이나 사망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이 병원 방문이 늦어 병이 많이 진행된 후 진단이 되었던 환자들이며 윌슨병이 어린 나이에 조기 진단된 환자는 후유증 없이 모두 완전히 회복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간이식을 받은 환자는 14세 윌슨병 여아로 간이식은 1988년에 시행되었다. 이 어린이는 이식당시 말기 간경화(Fig. 2)로 인한 복수와 잦은 식도정맥류 출혈과 함께 경한 신경손상 증상을 보였으나 간이식후 호전되어 현재까지 잘 지내고 있다.

 

 

요 약

 

윌슨병은 간과 뇌에 구리가 침착되어 생기는 상염색체 열성 유전성 질환이다. 윌슨병 유전자, ATP7B는 13번 염색체에 위치하며 21개의 exon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놈 DNA가 80kb 이상 되는 커다란 유전자로 7.8kb mRNA를 가지며 간에서 가장 잘 발현된다. cDNA의 길이는 4.3kb이며 이 ATP7B의 최종산물은 구리를 운반하는 P형 ATPase라고 밝혀졌다. ATP7B 유전자 전장에 의한 산물은 골지체 내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세포 안으로 운반된 구리는 유전자 산물인 구리운반 ATPase에 의해 세룰로플라스민의 결합하여 세포 밖으로 운반되거나 담도로 배설되는데 윌슨병에서는 이 과정에 결함이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까지 ATP7B내에서 230개 정도의 돌연변이가 알려졌다. 대부분의 윌슨병의 돌연변이는 동형 접합체보다는 복합 이형 접합체(compound heterozygote)에 의한다.

돌연변이의 종류는 종족간에 차이가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가장 흔한 돌연변이로 북부와 동부 유럽종족에서 유래하는 His1069Gln과 동아시아종족에서 유래하는 Arg778Leu이 있다.

 

윌슨병의 주 증상은 간질환과 신경질환으로 나타난다. 어린 소아 연령에서는 주로 간질환으로 나타난다. 대개 최소 3세 경부터 발병하며 간 효소치만 약간 증가된 무증상적 간장 비대, 만성 활동성 간염, 간경화, 전격성 간염으로 발현한다.  신경증상은 대개 15세 이후 청소년기에 나타나게 되며 손떨림, 구음장애,  근 긴장 이상 자세 등의 증상을 보인다. 기타 정신이상, 용혈성빈혈, 신세뇨관 장애, 골격관절이상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유전형과 표현형과는 상관관계가 직접적이지 않다. 윌슨병의 임상 증상은 유전형의 차이와 함께 구리 섭취 등 여러 비유전적인 요소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진단은 임상적인 의심이 중요하며  생화학적 및 분자생물학적 소견으로 할 수 있다. 혈청 세룰로플라스민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낮으며 이 병의 진단에 가장 좋은 선별 검사이다. K-F환은 신경증상이 있는 환자에서 거의 예외 없이 나타나므로 이런 신경형 환자에선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K-F 환의 존재가 윌슨병을 반드시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또 윌슨 간염환자에서는 반 수 정도에서만 나타나므로 진단에 한계가 있다.

 

24 시간 소변 내 구리 배출량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판정이 애매한 경우에는 간생검 조직내의 구리 농도를 측정하거나 동위원소 64Cu를 이용하여 세룰로플라스민과 Cu의 결합장애를 검사할 수 있다. 

 

돌연변이 수가 너무 많고 각 돌연변이의 출현 빈도가 매우 낮은 편이며 지금까지도 새 돌연변이가 계속 발견되고 있으므로 윌슨병에서 분자유전학적 진단은 현재로서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그러나 환자에서 특정한 돌연변이가 밝혀지면 환자의 가족과 친척에 대하여 같은 돌연변이의 유무를 검색할 때 매우 유용하다.

 

환자의 형제를 검색하고자 할때, 즉 아직 증상이 없는 환자인지 이형접합 보인자인지를 확진하는 데에는 분자유전학적인 방법이 유일한 표준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Haplotype분석은 환자 가족 내에서 환자나 보인자 여부를 판정하는 데 유용하다.

 

페니실아민은 현재  최선의 일차 치료제이다. 신경환자에선 페니실아민 치료 시작 후 신경증상의 악화가 올 수 있으며 일부는 영구적 장애로 발전하므로 대체 치료방법이 고려되어야 한다.

 

페니실아민에 부작용이 있거나 듣지 않는 경우에는 트리엔틴이나 테트라지오몰리부데이트를 쓸 수 있다. 아연 제재는 환자의 유지요법으로 유용하다. 간이식은 전격성 간염의 치료에 가장 좋은 치료방식이나  간이식이 신경증상 치료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문제에 대하여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출처 : DiaTreat Vol.3 No.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