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1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임상최신지견

[소화기내과] 개원가에서 상부 위장관 이물에 대한 대처

이 세 준

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Se-Joon Lee, M.D. & Ph.D.

Division of  Gastroenterology,

Dept. of Internal Medicine,

Yong-Dong Seveerance Hospital,

Yonsei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서 론

소화기계의 이물은 대부분 상부 소화관인 식도나 위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하부 소화관에는 드문데 이는 식도하부 괄약근이나 위 유문부를 통과한 대부분의 이물은 그 크기가 크지 않거나 모양이 예리하지 않으면 소장이나 대장에서 걸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상부소화관의 이물은 개원가나 내시경실에서 흔히 접하는 상황으로 환자의 연령이나 소화관 이상의 유무, 이물이 걸린 위치나 이물의 종류에 따라 응급으로 빠르고 안전한 이물의 제거가 요구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이물은 특별한 치료나 증상 없이 80~90%는 자연 배출된다.

 

l0~20%는 위장관의 생리적 협착 부위 또는 병적 협착 부위에서 통과되지 않아 치료가 필요하다. 이물이 상부 위장관에 있으면 대개 내시경을 이용하여 이물을 제거하게 되며 이물이 걸린 위치가 소장 같은 내시경으로 제거가 어려운 부위이거나 이물에 의한 천공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나 1% 미만으로 드물다. 여기서는 실제 임상에서 흔히 접하는 상부소화관의 이물에 대하여 알아보고, 이물 제거에 대한 지침을 소개하고, 개원가에서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간단한 이물 제거술을 중심으로 말하고자 한다. 

 

 

상부 위장관 이물의 일반적 사항

위장관 이물의 대부분은 소아에서 발생하며 6개월에서 6세 사이가 많고 대개 우발적으로 발생한다. 성인에서는 위장관의 양성 및 악성 협착, 위장관 운동장애, 정신질환자, 의치 사용자, 알코올 중독자, 죄수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죄수는 입원이나 주위를 끌기 위한 2차적인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이물을 삼킨다. 정상인도 과식하거나 또는 급하게 먹는 경우, 식사 도중 웃거나 하품 같은 우발적 상황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다.

 

서양 성인에서는 음식물 특히 육식을 많이 하는 식생활 습관 때문에 고기 덩어리에 의한 식도 이물이 가장 많은 반면 우리 나라에서는 생선 가시나 닭 뼈에 의한 식도 이물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그 밖에 고기 덩어리나 음식물 덩어리, 위석, 예리한 이물, 의치 등의 순으로 발생한다. 우리나라 어린이에서 가장 흔한 위장관 이물은 동전으로 전체 이물의 반 이상 차지하며 예리한 이물도 많이 삼키며, 그 밖에 닭 뼈, 바둑돌, 고기나 음식물 덩어리, 플라스틱 블록 장난감, 건전지, 구슬 등의 순으로 발생한다. 임상에서 흔히 보는 이물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Table 1). 예리한 금속, 동물이나 생선의 넓적하고 날카로운 뼈, 알루미늄 약 포장지, 바늘 또는 이쑤시개 등을 삼키는 경우에는 천공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물이 흔히 걸리는 부위는 식도, 위 유문부, 십이지장공장 만곡부(duodenojejunal flexure), 회맹판(ileocecal valve), 항문이다. 식도협착, Meckel 게실, 윤상 췌장, 십이지장 격막 등 위장관 병변이 있어도 이물이 잘 걸릴 수 있다. 우리나라의 위장관 이물은 소아나 성인 모두 50% 이상이 식도에서 발견되고, 그 다음 약 30% 정도가 위에서 발견된다. 나머지가 소아는 소장, 대장, 십이지장, 직장 순이며 성인은 소장, 십이지장, 대장과 직장 순으로 발견된다. 고착(impaction)이나 천공 등은 각진 곳 이나 생리적인 협착 부위 즉 상부 식도의 윤상 인두근(Cricopharyngeus musc1e) 및 회맹판 근처에서 잘 발생되므로 이물이 이 근처에 위치해 있을 때는 주의 깊게 관찰한다.

 

과거에 위장관 수술을 받은 병력이 있거나 선천성 기형이 있는 경우에는 폐쇄나 천공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식도를 통과한 위 이물은 나머지 장을 통과하여 대개 배출되므로 위 이물은 내시경적 제거술을 할 것인가 자연 배출을 기다릴까 고민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80~90%의 이물은 4~7일 내에 자연 배출되나 4주 이상 수개월까지 위 속에 머무를 수도 있다. 상부위장관 이물의 80~90%는 저절로 배출되지만 10~20%는 내시경적 제거술이 필요하고 1% 정도는 수술적 제거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소화관 이물에 의한 사망률은 매우 낮다.  

 

 

상부 위장관 이물의 진단

의식이 명료하고 대화가 가능한 학동기 어린이나 어른의 경우에는 삼킨 이물이 무엇인지, 불편한 곳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말할 수 있다. 대개 상부 식도에 걸린 이물은 불편감이 크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증상을 말 할 수 없는 유아나 대화하기 힘든 저능아 또는 정신 질환자로 이런 사람이 새파랗게 되거나, 먹기를 거부하거나, 구토를 하거나, 천명음이 들리거나, 피가 섞인 침을 흘리거나 급성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경우에는 이물의 가능성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신체 검사로는 이물의 위치를 알 수는 없지만 목 부위의 부종, 발적, 압통 또는 바삭거리는 수포음(crepitus) 등이 나타나면 구강 인두나 상부 식도의 천공을 의심할 수 있다. 복부 진찰도 반드시 시행하여 복막염이나 소장 폐쇄의 유무를 알아내야 한다. 초기 진단 검사로서 단순 방사선 검사가 도움이 되므로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물을 삼킨 병력을 잘 모르거나 알아도 방사선 촬영 시에는 경부, 흉부 및 복부의 전면 및 측면 촬영을 모두 시행하는 것이 좋은데 작은 이물이나 생선 가시나 뼈 같은 조직은 전면 촬영상에서는 척추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측면 촬영을 꼭 해야 되고, 이물을 삼켜도 식도 이물감이 없다면 식도를 통과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하여 경부뿐만 아니라 흉부 및 복부 촬영도 꼭 해야 된다.

 

그리고 생선 가시나 닭 뼈, 고기 등 음식 이물, 나무 제품, 플라스틱, 유리나 가늘거나 얇은 철제 이물, 알루미늄 같은 비철금속 등은 연조직법(soft tissue technique)으로 잘 보이게 찍거나 안 보이더라도 내시경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식도나 위 천공이 있는 경우에는 종격동에 공기 윤곽이 나타나거나 횡경막하 유리 공기가 나타나므로 잘 관찰해야 한다. 조영제를 이용한 식도 및 위장관 촬영은 이물로 인한 폐쇄가 있는 경우에는 흡인의 위험성도 있고, 뒤이어 시행해야 하는 내시경 시술에도 방해가 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천공이 있는 경우에 조영제로 인한 종격동염의 악화나 수술 후 문합부의 감염이나 문합부의 회복 지연 등의 소견을 가끔 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의견은 조영제 촬영은 안 했으면 하는 바람이고, 이물에 대한 내시경의 높은 진단률과 안정성, 이물 제거에 대한 다양한 내시경적 방법을 생각한다면 내시경 검사가 우선이라고 생각된다. CT는 경우에 따라서 이물의 존재 유무나 이물의 위치, 합병증의 파악에 유용하기는 하지만 이물이 작거나 방사선 투과성 물질인 경우 음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검사는 역시 내시경으로 비록 방사선 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경우라도 이물이 의심되면 시행하는 것이 좋다. 

 

 

상부 소화관 이물의 치료 지침

 

1. 일반적 사항

위장관 이물이 발견되면 자연 배출을 기다릴지 내시경적 제거술이 필요한지, 언제 시행해야 할지 또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지를 결정하여야 한다. 위장관 이물에 대한 치료 방법은 환자의 나이, 상태 그리고 이물의 위장관 내 위치, 이물의 크기, 형태, 종류나 독성의 유무와 내시경 의사의 수기 능력과 경험, 다양한 이물의 제거에 필요한 내시경 보조기구의 준비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상부 위장관 이물에 대한 내시경적 제거술의 일반적 권장 지침은 <Table 2>와 같다.

 

소화관 이물에 대한 내시경적 제거는 이물의 종류와 위치에 따라 잠재된 흡인 또는 천공의 위험에 의해 결정된다. 환자가 삼킨 이물이나 음식물 덩어리에 의해 폐쇄가 발생하여 자신의 분비물을 삼킬 수 없는 경우에는 흡인을 방지하기 위해서 응급 시술이 필요하나, 증상이나 폐쇄가 없는 경우에는 자연 배출이 가능하므로 내시경 시술을 무리하게 응급으로 할 필요는 없다.

 

위나 장 이물이 안전하다고 판단되어 자연 배출을 기다리는 경우 식사는 정상적으로 하도록 하며 매일 대변을 검사하여 이물 배출을 확인한다. 위장관 이물 제거에는 대개 유연성 내시경을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소아 환자에서도 성공적인 시술이 가능하고 동시에 식도, 위, 십이지장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나이, 협조 정도 및 이물의 종류에 따라 전신 마취 없이 수면 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으나 성인에서는 협조만 된다면 이물 제거시에 유발될 수 있는 흡인을 예방하기 위하여 그냥 의식하에 내시경을 시행해도 되고 이물 제거에 따른 진통 조절을 위하여 진통제 투여만 하는 것이 안전하다. 소아에서는 협조가 어려우므로 전신마취나 소아과나 마취과 의사 입회 하에 수면 내시경을 시행할 수 있다. 날카로운 물체, 이물 제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 제거시 기도로 흡인되어 질식의 위험이 있는 경우, 환자의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등 위험요소가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전신마취가 바람직하다.

 

식도 이물은 날카롭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압박에 의한 접촉성 궤양이나 압박 괴사로 출혈, 천공 같은 합병증이 다른 소화관 보다 쉽게 일어날 수 있으므로 식도 이물은 가능한 빨리, 적어도 24 시간 이내에 제거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큰 이물이나 날카로운 물체, 원판형 전지 등이 식도에 걸린 경우에는 궤양, 천공과 누공(fistula)등과 같은 심한 합병증이 빨리 올 수 있으므로 발견 즉시 제거한다. 상부 식도에 큰 이물이 걸려있으면 침을 못 삼켜 흡인성 폐렴이 오기 쉬우므로 발견 즉시 빨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위 이물, 특히 동전같이 둥글고 모나지 않는 이물은 위에서 천공, 궤양 등의 합병증 위험이 거의 없다. 따라서 2cm 미만의 작은 위 이물은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1주에 한번씩 방사선 검사를 시행하고 3~4주 이상까지도 자연배출을 기다려 볼 수 있다. 보통의 위장관 이물은 장천공이 일어나는 경우가 매우 드물지만 날카롭거나 뾰족한 이물은 회맹판 부위에서 장천공이 15~30% 정도에서 일어날 수 있으므로 장천공 위험성이 있는 이물은 상부 위장관내에 있을 때에 가능한 한 조기에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십이지장 이물도 천공의 위험성이 적다고 판단되면 통상 1주일 정도 기다려 보고 십이지장에서 계속 배출이 안되면 내시경적 제거를 시도한다. 소장 이물은 내시경적 제거가 힘드므로 이물이 1주 이상 한곳에 머물면 증상이 없더라도 수술적 제거를 고려하고, 발열, 구토나 복통이 생기면 즉시 수술적 제거를 해야 한다. 소장에 면도날, 긴 바늘 등 날카로운 이물도 반드시 천공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별 탈없이 배출될 수도 있으나 방사선 투시상 3일 이상 소장 내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수술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 합병증으로는 진정제 과용으로 인한 일시적 호흡정지, 내시경 시술에 의한 질식, 저산소증, 흡인성 폐렴, 부정맥, 균혈증, 출혈, 천공 등이 생길 수 있다

 

2. 내시경적 이물 제거에 필요한 기구 및 장치

이물 제거에 사용되는 내시경은 일반적인 상부위장관 직시 내시경이면 충분하고, 이물 제거시 사용되는 보조기구에는 rat-tooth 와 a11igator 겸자, 용종 제거용 올가미, 삼발이 또는 사발 파악 겸자(polyp glasper), 도미어 바스켓(Dormier basket), 회수용 망올가미(retrieval net), 식도 및 위까지 도달하는 오버 튜브(overtube), 이물 제거용 보호 덮개(protector hood) 등이 있다. 개원가에서는 일부러 이물제거용 보조기구를 구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이미 있는 겸자나 올가미로 쉽게, 안전하게 꺼낼 수 있는 이물만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물이 무엇인지 검사 전에 미리 알고 있으면 제거 전에 몸 밖에서 환자가 삼킨 이물과 비슷한 물질을 가지고 실제 제거시 사용할 기구를 이용하여 잡아보는 연습을 시행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 가지 방법을 고수하기 보다는 다양한 보조 기구를 상황에 맞게 여러 방법으로 시도하는 것이 좋으며 내시경 시작하기 전에 준비된 보조 기구 들을 모두 꺼내서 준비해 놓고 내시경을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고 신속한 이물 제거를 위하여 권장된다. 오버튜브를 사용하면 내시경적 제거를 시행하는 동안 기도로의 흡인을 예방할 수 있고 이물이 음식물 덩어리여서 여러 번 내시경을 삽입하여 제거해야 되는 경우에도 내시경 삽입을 손쉽게 해주어 신속하고 편안한 검사가 되게 해 준다. 오버튜브 자체가 삽입 시 식도의 손상을 가져 올 수 있으므로 식도 이물 제거에 효과적이라도 이물 제거 목적으로 삽입하는 경우에는 많은 주의를 요한다.

 

소아는 식도도 가늘고 식도 점막도 약하며, 아파도 표현하지 못 할 상황에서(마취나 수면 상태) 내시경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오버튜브는 식도 손상의 위험이 커 잘 사용하지 않고 있다. 내시경 선단부에 장착하는 이물 제거용 보호 덮개는 날카로운 이물을 제거하는데 분문부나 하부식도식도 괄약근, 상부 식도 괄약근 부위를 통과할 대 손상의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쉽게 구할 수 없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수술용 고무장갑을 잘라서 이용하거나 콘돔을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1) 음식물 덩어리에 의한 고착성 폐쇄(food bolus impaction)

고기 덩어리 같은 음식물 이물은 서양인에게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상태가 심하거나 구강 내 분비물을 삼킬 수 없을 정도면 빠른 제거가 필요하다. 만약 환자가 이물에 대한 증상이 없으면 음식물이 종종 저절로 내려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응급으로 시행할 필요는 없고, 편리한 시간에 해도 되나 식도 이물은 걸린 후 24 시간이 지나면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24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첫 내시경으로 이물의 위치를 파악하면 대개 한번에 또는 여러 번 나누어서 여러 가지 보조기구를 이용하여 이물을 제거한다. 음식물은 대개 조각나므로 여러 번 내시경의 삽입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버튜브를 사용하는 것이 식도 점막을 보호하고 흡인의 위험을 낮출 수 있고 삽입의 불편감도 줄일 수 있다.

 

일단 덩어리의 크기가 줄어들거나 처음부터 작아서 위치에 따라 빼내는 수고보다 위장으로 밀어 넣는 것이 효과적일 때 음식물 이물은 밀어 넣는 것도 제거 방법 중의 하나이다. 식도 내강에 공기를 주입하여 내강을 확장시킨 후 이물과 식도 벽 사이의 공간을 조심스럽게 파고들어가 내시경을 통과시킬 수 있으면 이물의 하단부에 식도 협착이나 폐쇄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위나 십이지장 폐쇄가 없는 것이 확인된 경우에만 밀어 넣어야 한다. 내시경이 통과되더라도 이물을 내시경으로 미는 것은 큰 저항 없이 내려가는 경우에만 시행해야 하고, 저항이 크거나 협착이 있으면 밀어 넣는 것도 위험성이 높다.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을 위한 확장술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며 가급적 시행하지 않는 것이 좋다.

 

2) 무딘 이물 (blunt objects)

동전은 우리나라에서 소아 이물의 가장 흔한 예이다. 대개 rat-tooth나 alligator 같은 이물 제거용 겸자, 올가미, 회수용 망올가미를 이용하여 쉽게 제거할 수 있다. 매끈하게 둥글거나 통통한 물체는 파악 겸자로 잡기가 어려우므로 망올가미나 바스켓을 이용하면 쉽다. 식도 내강이 좁아 이물이 쉽게 잡히지 않으면 위 내로 밀어 넣어서 시야와 공간을 확보하면 쉽게 잡을 수 있다.

 

막상 무딘 이물이 위 내로 들어간 경우에는 어렵게 꺼내야 되나 놔두고 자연 배출을 기다려야 되나 고민될 것이다. 내시경 이물 제거에 자신이 있거나 이물이 위산에 부식될 수 있거나 독성이 의심되거나 이물을 환자가 꺼내는 것을 몹시 원하는 경우에는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을 시행한다. 대부분의 무딘 이물은 4~6일 이내에 배출되지만 4주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 이물이 자연 배출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환자는 정상 식사와 활발한 활동으로 원활한 배출을 유도하고 배변 후 이물의 배출을 관찰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작은 무딘 이물은 배출 될 때까지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의 방사선 촬영으로도 충분하다. 성인에서 크기가 2.5cm 이상의 둥근 이물은 위 유문부를 통과 하기 어렵고, 3~4 주가 되어도 위에 계속 머무르는 이물은 내시경적으로 제거해 준다. 일단 이물이 위를 통과한 후 같은 부위에 일주일 이상 머무르고 있으면 수술적인 제거를 고려해야 하고, 발열, 구토, 복통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즉각적인 수술적 제거가 필요하다.

 

3) 날카로운 이물 (Sharp pointed objects)

많은 날카로운 이물 중에 합병증이 잘 생기는 흔한 이물에는 생선가시와 닭 뼈, 금속 클립, 이쑤시개, 바늘, 의치, 빵 포장용 클립 등이 있다. 날카로운 이물 제거에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이물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비금속성의 날카로운 이물이나 금속성이라도 작거나 가는 날카로운 이물은 방사선 검사에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날카로운 이물이 식도에 박혀 있는 경우가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에서 가장 응급상황이다(Fig.1).

 

이물이 윤상 인두근이나 그 상부에 있을 때는 직시 후두경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이것이 여의치 않거나 윤상인두근 하부의 이물인 경우에는 경직성 또는 유연성 내시경을 모두 이용할 수 있지만 저자는 항상 오버튜브를 사용하여 가급적 날카로운 이물을 오버튜브 내로 집어 넣은 다음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위로 들어간 날카로운 이물도 특별한 문제없이 남은 장관을 통과할 가능성도 있지만 합병증의 발생 위험 가능성이 약 35% 정도로 높은 편이다. 따라서 내시경 검사에서 날카로운 이물이 위나 십이지장에서 발견되면 놔두기 보다는 안전하게 내시경으로 제거해 주어야 한다. 부득이하게 놔두었을 경우에는 매일 방사선 사진으로 이물의 통과 및 합병증 발생 유무를 관찰하다가 3일간 진행되지 않으면 외과적인 제거를 고려해야 한다. 환자에게 복통, 구토, 발열, 토혈이나 혈변 같은 증상이 있으면 수술적 제거나 합병증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4) 긴 이물 (long objects)

칫솔이나 숟가락 같은 6~10cm 이상 되는 긴 이물은 식도를 통과하여도 위나 십이지장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시경적 제거가 필요하다. 위-식도 접합부를 넘어서는 45cm 이상 되는 긴 오버튜브나 내시경 선단에 이물 제거용 보호 덮개를 부착하면 이물이 위-식도 접합부를 쉽게 통과시킬 수 있어 도움이 된다. 긴 이물을 올가미나 바스켓으로 잡을 때 주의할 점은 장축 방향으로 빠질 수 있게 이물의 끝을 잡아야 되고 두터운 부분이 내시경 선단부 쪽으로 향하게 잡아야 빼기가 쉽다(Fig.2). 이 때 이물 제거용 기구, 이물, 오버튜브 및 내시경을 한번에 끄집어 내어야 하며 오버튜브 내에서 이물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한다.

 

5) 원판형 전지(disk battery)

원판형 전지는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원판형 전지는 알칼리나 수은, 은, 망간, 카드뮴, 리튬 등 중금속이 있어 흡수되면 드물지만 중금속 중독(수은 전지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직접 점막에 접촉하여 배터리 용액(NaOH, KOH)에 의한 부식작용, 낮은 전압의 화상, 압박 괴사를 일으킬 수 있다.

 

원판형 전지가 식도에 머물러 있으면 액상 괴사 및 천공이 매우 빠른 시간(4 시간 이내도 가능)에 발생할 수 있고, 위 내에 머물러 있어도 천공이 빨리 생기거나 부식되어 전지 내의 중금속이나 독성 화학물질이 배출되므로 방사선 검사에서 위치가 확인되면 합병증 발생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즉각적인 내시경적 제거를 시행한다. 담석 제거용 바스켓이나 회수용 망올가미를 이용하면 쉽게 회수가 가능하고 크기도 대부분 작고 날카롭지 않아서 개원가에서도 내시경으로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는 이물이므로 그 자리에서 해결해 주는 것이 좋다. 만약 식도가 좁아 전지를 잡는게 어려우면 위 내로 밀어 넣어 좋은 시야에서 바스켓이나 망올가미를 이용하면 쉽게 꺼낼 수 있다.

 

방사선 검사에서 전지가 이미 식도나 위를 통과하였고 장관 손상의 증상이나 증후가 없고, 작은 것은 대개 별 탈 없이 대변과 함께 배출되나, 직경이 큰 원판형 전지(대개 2cm 이상)의 경우 식도, 유문부나 기타 소장 부위에서 더 이상 진행되지 않으면 부식성 천공의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특히 주의한다. 대개 십이지장을 통과하면 85% 에서 72 시간 내에 배출되므로 방사선 촬영은 3~4일 간격으로 시행해도 적절하다. 드물지만 Meckel 게실, 회맹판 등에 디스크 배터리가 박혀 장천공을 일으킬 수 있다.

 

 

내시경적 제거술 후의 주의 사항

이물이 제거된 후에는 항상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여 장관의 이상 유무를 꼭 다시 확인해야 한다. 주의해서 봐야 할 점은 이물이 걸릴만한 협착이나 폐쇄의 유무를 확인해야 하고 이물이 걸려 있던 점막에 미란이나 궤양이 발생하였는가도 관찰하고, 특히 식도에 박혀 있던 이물을 제거하였거나 날카로운 이물을 제거하였을 때에는 식도천공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병변을 잘 관찰해야 한다.

 

내시경상 점막이 정상이면 환자는 귀가해도 되지만 이물이 있었던 자리에 궤양이 깊거나 혈흔 때문에 천공의 유무가 확실치 않으면 환자를 입원시켜 관찰하는 것이 좋다. 추적 관찰 기간에는 발열, 빈맥, 호흡 곤란, 흉통, 복통 및 경부의 수포음 같은 천공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 및 증후를 면밀히 관찰하여야 한다. 식도 천공은 진단이 늦으면 환자의 예후가 많이 나빠지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할 목적으로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에 즉시 조영제를 이용한 방사선 촬영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식도 천공이 없으면 문제가 없지만 식도 천공이 있는 경우에는 조영제 유출에 의한 종격동 감염이 악화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경미한 식도 천공은 수술 않고 금식과 경정맥 영양 공급, 항생제 주입과 내시경적 경화제 주입술이나 결찰술로 간혹 치유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영제 촬영 후에 천공은 잘 확인되었지만 환자의 증상이 나빠져서 내과적 치료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과연 조영제 촬영으로 더 큰 화를 피할 수 있는 이득이 컸었는지 수술 않고 내과적 치료만으로 회복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상실한 손해가 컸었는지 판단 내리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경직성 내시경 사용 빈도가 낮고 대부분 유연성 내시경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하여 시술과 관련된 사망률이나 합병증 발생의 빈도가 매우 낮다. 일반적으로 내시경적 이물 제거술의 최근 성공률은 95% 이상이며, 수술의 빈도는 1% 정도이며, 사망률 및 합병증 발생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 론

사회가 복잡해짐에 따라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가지 종류의 이물을 여러 상황에서 우발적 사고 또는 의도적인 목적으로 삼켜 이물이 장관 내에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내시경 및 부속 기구의 발달로 최근에는 거의 모든 경우에서 안전하게 제거가 가능하지만 날카로운 이물 이나 원판형 전지 같은 위험한 이물도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하며 합병증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안전한 방법을 동원하여 제거하는 것이 좋다.

 

내시경적 이물 제거는 내시경과 부속 기구의 조작에 숙달되어 있고 이물 제거의 대한 많은 경험이 있다면 외래나 개원가에서 이물의 90% 이상은 안전하고 쉽게 제거될 수 있다고 본다. 위험한 이물에 대해서는 주의해서 지침대로 따르고 항상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결정이 중요하다.

 

[출처: DiaTreat Vol.5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