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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외과] 간헐성 파행과 버거씨병의 진단과 치료

이태승

서울의대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Tae-Seung Lee, M.D.& Ph.D.

Dept. of Surgery,

Seoul National University Bundang Hospital,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

간헐성 파행증

간헐적 파행증(intermittent claudication)은 그 어원이 clauidcatio에서 유래한 말로 어떤 생리학자가 말의 동맥천자를 하여 압력을 측정하는 연구를 하다가 대퇴동맥을 결찰하였을 때에 말이 간혈적으로 다리를 저는 것을 발견하면서 사용하게 되었다. 이는 하지의 운동이나 보행시 근육이 요구하는 혈류양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발생되며 일반적으로 주 동맥 병변이 있는 원위부 근육부위에서 발생되는데, 총장골 동맥 (common iliac artery)에 협착성 병변이 있는 경우 흔히 둔부 및 대퇴부위에 통증이 발생되며 대퇴동맥 (femoral artery) 협착 병변인 경우 흔히 종아리부위에 발생된다.

파행증은 하지의 기질적 동통과 달리 단기간의 휴식을 하면 바로 동통이 사라진다. 다른 원인으로 오는 신경성 파행 때는 운동을 멈추는 경우 동통이 소실되는 경우도 있지만 회복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며 자세전환이 호전에 도움을 주는 수가 있어 동맥성 파행증과 구별할 수 있다.

 

1. 진단

진단은 말초동맥 맥박을 촉지하여 슬와 동맥이하 족부에서 동맥맥박의 소실이 있을 때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맥박이 정상이나 외래에서 시행할 수 있는 동맥초음파검사에서 정상파형일지라도 완전히 동맥 병변을 배제할 수는 없다. 파행증의 정확한 검사는 휴식시 및 운동부하후 동맥파형 및 사지 동맥압을 측정하여 운동 전후의 파형변화 및 압력감소가 있는 경우 혈관성 파행증을 진단 할 수 있다.

 

파행증 환자들의 자연력에 관한 장기연구를 보면 DeWeese등은 파행증 환자의 4~8%가 증상 악화로 하지 절단술 또는 혈관 우회술을 통한 혈류재건이 필요하다고 보고하였으나 반면 수술하지 않은 파행증 환자의 39%가 5년간 별 증상의 악화없이 지낸다는 사실은 수술적 치료의 선택에 신중해야 함을 알 수 있다. Rainier등은 1,244명의 파행증 환자를 15년 추적조사에서 매년 보행거리가 9.2 yard 감소가 되었으며 ABI (ankle-brachial index)는 매년 0.014 감소되었다. 또한 10년 누적 발생율 (허혈성 궤양, 동통)이 각각 23%, 30%이었으며 영향을 준 인자로서 흡연, 당뇨, ABI 였다고 하였다. 동맥경화증이 병리적으로 진행되는 질환이나 많은 연구들이 하지의 동맥경화에 대해서는 양성행태를 보인다고 하였으나 자연력에 대해서는 더욱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2. 치료

간헐적 파행증 환자들의 심각한 문제는 걷기가 힘들다는 것뿐만 아니라 전신적인 위험도가 일반인에 비해 2~4배라는 사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치료 방침의 우선 순위는 위험 인자들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제거 또는 완화시켜야 한다. 일반적으로 파행증 치료에 있어서 관혈적 치료법 (수술ㆍ시술)은 일차적 적응증으로 고려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환자군들중에 증상의 진행 정도, ABI, 동맥 병소의 해부학적 상태, 특별한 위험 인자들에 따라 말초 동맥질환의 빠른 진행이 예측되는 군에서는 어떤 치료법을 적용할 것 인가하는 점은 혈관전문의의 자문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기본적으로 파행증 환자들에 적용되는 first line treatment는 단독 운동치료 (exercise rehabilitation) 혹은 약물요법및 운동치료를 시행하는 병합요법으로 정립되어 있다.

 

규칙적 운동 프로그램만으로도 임상적 운동 수행능력과 일상생활에서의 보행능력이 향상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운동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세가지 인자는 첫째 처음 통증이 오는 운동거리를 지나서 참을 수 있는 최대 운동량을 확보하여야 하며, 둘째 운동치료 기간은 최소한 6개월 이상 지속하는 것이 권장되며, 셋째 운동의 종류로서 treadmill walking이 포함된 운동이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을 잘 수행하면 파행으로 인한 동통의 정도가 완화되며, 동통유발 시간 (claudication pain time), 최대 보행시간 (maximum walking time)도 유의있게 연장된다. 또한 운동치료는 다리의 상태뿐만 아니라 다른 심혈관계 위험인자들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이런 효과는 약물요법이나 동맥수술로 얻어질 수 없는 것이므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 환자의 이해와 적응이 중요한 요소인데 엄격한 감독하에서 운동 프로그램을 수행하여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을 환자들에게 잘 설명하고 이해를 시켜야 한다. 운동요법은 초기 치료 때부터 적용되어야 하며 환자가 감독하 프로그램을 수행하기가 힘들다면 자가 운동요법이라도 강력하게 권고해야 한다. 다음은 70세 남자환자로 1년간 자가 운동치료를 시행하였던 환자로 운동전 최대 보행거리가 800m에서 2 km로 늘었으며 동맥파형검사로 혈역학적 변화를 검사하였다. 운동 전ㆍ후 ankle/brachial pressure index (ABPI)를 측정한 것으로 0.44/0.26 에서 0.79/0.52로 혈역학적 크게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다 (Fig. 1).

 

 말초혈관 질환환자에서 사용되는 약제로서는 항응고제, 고지혈증치료제, 항 고혈압제, 그리고 혈관확장제등이 있다. 특히 파행증에 효과가 있어 현재 FDA공인을 받은 약제는 cilostazol이 유일하다. 상기 약제는 선택적으로 phosphodiesterase type 3를 억제하여 세포내 cyclic AMP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혈소판 응집억제 및 혈관확장작용을 나타낸다.

 

주 부작용으로는 두통으로 하루에 200mg 복용하는 환자들의 37%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급성 심근경색이 복용군에서 1.5%로 위약군 1.1%보다 약간 높게 나타나서 심부전이 있는 환자들에서는 처방을 피해야 한다. 고지혈증 치료제를 포함하여 파행증을 개선시키는 여러 약제들이 임상 연구중이며, 향후 새로운 치료수단으로 출현할 것이다.

 

 

버거씨 질환

1908년 외과의사인 Leo Buerger가 습관적 흡연자인 20~30대의 남자들에서 하지의 혈관이 폐쇄되어 ‘자연적인 괴저현상’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기술하였다. 동맥경화증이나 동맥의 색전증 및 혈전증, 그리고 외상등의 뚜렷한 원인없이 말초의 허혈성 변화를 일으키는 이 질환에 대해서 여러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으나 흡연이 발병이나 진행에 중요하리라는 관찰외에는 뚜렷이 알려진 것이 없다. 이 혈관질환은 병이 진행되면서 동맥과 동시에 정맥까지도 염증을 일으켜 동맥 및 정맥폐색까지 가져오기 때문에 thromboangiitis obliterans (TAO)로 명명되었다.

 

버거씨 질환의 병변은 대부분 슬관절 이하 하지 소동맥 또는 중간크기의 동맥에 분절성 염증이 동반되는 혈전성 폐쇄가 발생된다. 버거씨병의 특징적인 병리 소견은 사지의 중소동맥을 주로 침범하는 폐색성 병변으로 초기에는 침범된 동맥이 부풀며 동맥주위 부종이 생기고 동맥내강은 다핵성 거대세포, 백혈구, 상피형 세포등이 미세 농양을 이루어 국소 염증을 일으키는 혈전으로 막히며 비교적 동맥 중막층이나 intenal elastic lamina등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진단

버거씨 질환의 진단은 임상소견, 혈관조영 소견을 토대로 대부분 이루어지고, 병리학적인 조직 변화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진단되고 있다. 그러나 버거씨 질환은 급성기에서 중기를 거쳐 만성기로 이행하는 과정에 따라서 임상적 증상의 정도가 다르고 병리학적 소견과 혈관조영상 다양한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어느 특정 병기에서 환자의 초진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모든 진단기준을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어서 진단 기준을 어떻게 적용하는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버거씨 질환의 발병률이 감소되는 추세를 보이는 중요한 요인중에 하나도 버거씨 질환의 진단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한 결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버거씨 질환은 일차적으로 임상적 기준을 토대로 진단하게 되는데, 1998년 Shionoya는 1) 흡연력 2) 50세 이전의 발병 3) 슬와부 하방의 동맥 폐색 4) 이행성 정맥염 또는 상지의 병변 5) 흡연력 이외의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가 없을 것등의 다섯가지 조건이 다 충족되는 경우만을 믿을 수 있는 임상적 진단 기준으로 제시하였고, 임상 성적 등을 서로 비교할 수 있기 위해서는 보다 엄격한 진단 기준을 적용하여 버거씨 환자들의 동질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998년 Eichhom등은 1) 증상발현이 45세 이전 2) 니코틴의 상습 흡연력 3) 혈관조영술 혹은 초음파 이중 주사 검사상의 동맥 폐쇄 4) 활성기의 정맥 병변이나 이전의 유주성 정맥염 5) 레이노우드 현상 6) 색전증, 외상, 동맥루 형성, 콜라겐 혈관병증, 혈소판 증가증, 당뇨병, 그리고 고지질 혈증의 증거가 없을 것 등의 여섯가지 진단 기준을 제시하였다.

 

2. 병인과 치료

버거씨 질환의 원인이나 병태생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유전적 인자, 자가 면역성인자, 환경적 인자, 응고계 이상등 복합적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근본적으로 혈관질환은 혈역학적 인자, 혈관벽, 혈액성분의 상호작용에 의하여 유발되는데 이러한 측면에서 버거씨 질환은 초기요인이 어떤 국소요인에 의한 혈전이 발생되고 혈관염이 진행되는지 아니면 혈관염에 이은 혈전이 발생하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초기 동맥 폐색의 주 원인으로 꾸준히 제시된 과응고 상태로 혈소판기능의 이상으로 혹은 국소 섬유소 용해계의 이상등을 보고하고 있으나 이러한 연구들이 대상환자수가 적고 통계적인 유의성이 약하며 또한 발병기전에 특이적이지 않은 한계가 있다.

 

인체내에서 혈역학적 요인이나 혈액성분등은 역동적으로 변하는 반면 혈관벽은 상호작용의 결과에 대한 흔적을 갖게 되므로 버거씨 질환 환자의 신선한 동맥조직에서 시행된 연구는 병인을 추정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동맥생검후 면역 조직화학 염색법을 이용한 연구를 보면 많은 T 림프구 아형이 발견되었으며 일부 부위에서 내피세포의 고사현상등이 발견되었다. 이는 세포성 면역학적 기전에 의해서 혈전성 폐색성 맥관염이 발생될 수 있다는 소견이다.

 

일반적으로 혈관염은 원인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에 의해서 기인되는 것으로 면역반응에 대해서 조직의 통합성으로 지키지 못하는 경우 결국 만성적으로 동맥 폐색이 오게 된다. 또한 혈관염의 특징인 조직 친화성(tissue tropism)이 있어 temporal arteritis의 경우 두피에, Takaysus arteritis는 대동맥 분지에 호발하며 버거씨병은 슬관절 하방의 동맥에 흔히 침범한다고 할 수 있다. 즉 혈관염이 항원에 특이적인 면역반응이라고 보면 항원 분포차이가 혈관침범부위를 결정하게 되며 대ㆍ중ㆍ소동맥은 세포골(cytoskeleton)의 차이가 있어 혈관벽의 어떤 성분이 항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버거씨 질환의 정확한 병인론이 밝혀지지 않고 있고 따라서 치료 방법 역시 확실하게 정립된 것이 없는 실정이다. 현재 직ㆍ간접 흡연의 중단은 증상 악화를 예방하는 제일 권장되는 방법이다.

 

최근 spinal cord stimulation (SCS)등은 동통의 경감, 피부혈류 증가 효과가 있어 버거씨 질환 환자들에 적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보고가 있다. 동맥 우회술등은 원위부 족부 말초소동맥에서부터 폐색되는 이 질환의 특성상 적응이 되는 예가 적으나 skip lesion등이 있는 경우 고려할 수 있다.

직접적인 동맥 우회술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보고되나 근본적으로 궤양의 치유에 동맥 복원이 결정적이므로 사지 절단 위기에 있는 환자의 사지보존을 위하여 직접적인 동맥간 우회로 조성술이 중요하다. 다음은 23세의 남자환자에서 동맥우회술을 시행하여 2년이 경과한 현재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Fig. 2)

 

최근 혈관신생을 유도하는 유전자치료나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연구등이 일부에서 시도되었거나 진행중이지만 아직까지는 실험실 수준으로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출처:DiaTreatkment . Vol.5 No.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