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경과의 경우 △상담수가 신설과 △대리진료 제도개선 이 2가지가 필요합니다.”
1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제24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 대한신경과의사회 이태규 회장을 만났다.
이태규 회장(사진)은 다른 전문과들도 어렵고 많은 현안들이 있겠지만 고령화 시대를 맞은 신경과의 경우는 가장 큰 현안은 이 2가지를 인정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진단기술이 발달하고 고령화로 인해 치매환자가 늘고 있다. 치매환자는 진료시간이 많이 걸린다. 1~2분 진료로 끝날 수 없고, 10분 이상 진료해야 하지만 수가는 마찬가지이다. 신경과가 수가체계에서 가장 큰 피해를 당한다.”고 지적했다.
예로 정신과는 상담료가 있다. 소아과는 연령이 몇 살 이하이면 가산수가를 인정해 준다. 신경과는 전혀 없다. 이비인후과는 박리다매라도 하는 데 신경과는 그것도 여의치 않다. 가장 불리하다.
대리진료 수가가 일반수가에 비해 50%에 불과하고 여러 제약이 있는 것도 문제이다.
이 회장은 “대리진료의 경우 가족이 대신 오면 50% 만 인정한다. 진료비 1만원에서 5천원만 인정받는다. 그런데 진료는 짧게 걸리지 않는다. 치매의 경우 보호자가 대리해서 오려면 조건이 △거동 불편자 △법적 인정 직계존비속 △환자의 상태 변동이 없어야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대리진료는 처방전도 변경 못한다. 환자대신에 생전에 안 오던 대리자가 오면 상태변화를 알기 어렵고, 전화조차 안 된다. 일반진료보다 시간이 많이 든다. 그런데도 누가 50% 만 인정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거의 20여년간 50%이다. 제일 피해가 많은 과이다.”라고 강변했다.
수가를 의사수가와 운영수가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초저가포괄수가제도를 운영하고, 이로 인해 몇십년동안 불합리한 상황이 계속돼 왔다. 망한 곳도 있다. 망하면 몇억씩 많게는 10억 이상도 빚진다. 봉직의로 근무하면서 10여년간 빚을 갚거나, 일반의처럼 업종을 전환해서 개원하여 감기 환자를 보거나, 비급여 시장인 피부미용에 뛰어드는 불행한 사태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문인지 신경과 전문의는 개원이 270여명에 불과하고, 대부분 봉직의가 많다. 병원 봉직의의 경우 비수련병원까지 합하면 약 1천여명에 이른다. 신경과의사회 이사진도 봉직의가 들어와 있다. 명칭도 재작년부터 대한신경과개원의사회에서 대한신경과의사회로 바꿨다.
제도를 개선하려고 노력해도 담당공무원이 바뀌면 다시 시작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이 회장은 “작년에 보건복지부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올해 2월에 담당자가 바뀐 후 소식이 없다. 기대하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복지부 예산으로 진료시간에 따라 의료의 질을 평가하는 상담수가의 1년 시범사업 이야기가 나왔었다. 그런데 감감무소식이다.”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새롭게 시작되는 20대 국회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앞으로 20대 국회가 열리면 국회 복지부 관계기관 신경과의사회 등이 주관 주최 참여하는 심포지엄을 통해 상담수가 신설과 대리진료 제도개선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