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는 현재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는 갖고 있지 않으나, 원천기술은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는 16일 오후 2시 서울대 수의대 3층 스코필드홀에서 줄기세포 존재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연구팀이 분명히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으며,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가 전혀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황 교수는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수립과정을 연구원 6명이 매일 아침 6시 현미경과 모니터로 확인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특이한 경우가 생기면 바로 미국에 e-메일로 전송해 제럴드 새튼 박사팀에 가 있는 박종혁 박사와 추가적인 조처를 상의하고 적절한 배양방법을 동원했다.
황 교수는 이 과정은 현재 연구팀에 연구노트와 관련 현미경 사진이 확보되어 있어 검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맞춤형 줄기세포 6개를 만들었던 1월 9일 실험실로 이용 중이던 서울대 가건물과 본관 실험실에서 심각한 오염사고가 동시에 발생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오염사고로 더 이상 줄기세포 실험을 할 수 없고 이미 만들어진 줄기세포 6개가 생존할 수 없게 되었으며, 이를 당일 즉시 정부당국에 보고하고 후속대책을 세우는 한편 오염된 줄기세포들을 미즈메디병원으로 옮겨 복구를 시도했다.
그러나 복구에 실패해 미즈메디병원에 이미 보관 중이던 2번, 3번 줄기세포주를 서울대로 다시 가져왔다.
이후 6개의 줄기세포가 추가로 만들어져 이를 토대로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제출했으며, 이후 3개의 줄기세포가 다시 만들어졌다.
황 교수는 “현재 줄기세포 중 5개는 미즈메디와 바뀐 것을 확인했으나, 다른 5개 줄기세포를 초기단계에서 동결보존하고 있다”며 “연구팀이 가지고 있는 줄기세포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검증을 위해 동결보존한 줄기세포를 해동하고 있어, 10여일 이내에 지문을 확인해 줄기세포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밝혀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 교수는 연구팀이 보관 중이던 맞춤형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라는 사실을 자체 검증을 통해 지난 11월 18일 알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진위 논란을 취재하던 MBC ‘PD수첩’에 5개의 줄기세포와 환자모근 및 체세포를 검증 차 제공한 이후, MBC의 실험 오류를 우려해 자체검증을 벌인 결과 본래 사이언스에 제출했던 줄기세포 DNA지문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어 PD수첩이 연구팀의 줄기세포와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가 같다고 보고해와 이를 검토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인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줄기세포가 바뀐 원인과 과정을 알아내기 위해 11월 말부터 자체 조사를 펼쳤으며, 줄기세포 수립 첫단계에서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와 뒤바뀐 것으로 추정했다.
황 교수는 “서울대와 미즈메디병원 실험실에 출입이 가능한 사람이 줄기세포를 뒤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누가 어떤 이유로 어디에서 이런 일을 행했는지 사법당국에서 신속하게 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2004년 이래 체세포 줄기세포는 확실히 존재하고 있다고 전한 황 교수는 “2005년 논문의 원천기술을 보유하는 있는 것은 명백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됐던 누가 그 과정에 관여해서 이뤄진 사실이건 총괄연구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드린다”며 “원천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재연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과 배려를 해주면 그 과정까지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황 교수는 김선종 연구원이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황 교수가 사진조작을 지시했다는 내용에 대해 “김 연구원이 전화로 PD수첩과 인터뷰하면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말했으며, 연구원 스스로도 큰 실수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며 이를 전면 부인했다.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줄기세포가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는 “최근 노 이사장과 만나 10일 후면 냉동 줄기세포가 해동되어 사실 확인이 가능하니 어떤 입장 표명도 말고 좀 더 기다려 달라고 전했다”며 노 이사장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황우석 교수는 “아직 미발표된 논문 중 의미있고 중요한 결과를 담은 것들이 있다”며 “저명한 학술지에 심사를 부탁한 이 논문들이 발표되면 추락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올해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은 줄기세포 진위여부와 별개로 과학적 오류가 잇따라 발견되어 공동저자들과 함께 사이언스측에 논문철회를 요청했다.
한편 검찰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의혹 수사 여부와 관련해 기자회견의 내용을 먼저 파악하고 고소 등이 있으면 검토할 것으로 알려져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