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7 (목)

  • 구름많음동두천 20.9℃
기상청 제공

제약/바이오

유한양행과 길리어드가 펼치는 돋보이는 우정 행보

제품력에 따른 매출규모 확보와 뛰어난 영업력 활용의 콜라보레이션

유한양행이 길리어드와의 돈독한 우정을 뽐내며 지속적인 매출규모 상승을 꾀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7월부로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의 독점공급을 새로이 시작했으며, 이뿐 아니라 길리어드의 새로운 C형간염 치료제 ‘엡클루사’와 ‘보세비’의 원료 중 하나인 ‘벨파타세비르’를 공급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미 길리어드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의 공급을 담당하고 있으며, ‘비리어드’는 유한양행 총 매출액의 11%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품목이자 국내 매출액 1위 품목이다.


유한양행이 공시한 지난 2017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비리어드’의 1분기 매출액은 403억 5,500만 원으로 유한양행의 1분기 총 매출액 3,511억 9,900만 원의 11.5%에 달하는 규모이다.


여기에 유한양행은 ‘소발디’와 ‘하보니’의 공급으로 하반기에만 약 600억 원 정도의 매출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7월 공시를 통해 그간 쥴릭파마코리아가 담당하고 있었던 길리어드의 ‘소발디’와 ‘하보니’를 7월부터 독점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소발디’와 ‘하보니’의 지난해 건강보험 청구액은 각각 832억 원, 155억 원으로 지난해 5월 급여 적용이 된 것을 감안하면 연간 1,000억 원 가량의 매출은 무난하게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새로운 C형간염 치료제들이 국내에 연달아 입성하며 급격한 시장 변화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


최근 MSD의 ‘제파티어’,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가 새롭게 등장하며 개선된 복용편의와 뛰어난 바이러스억제 효과, 그리고 무엇보다 기존 길리어드 제품들 대비 저렴한 약가를 홍보하며 기존 ‘소발디’와 ‘하보니’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한양행과의 이번 독점공급 계약이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제 퇴보를 늦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그간 ‘비리어드’를 공급하며 쌓아온 국내 소화기 분야 영업력이 그 이유라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길리어드 ‘소발디’와 ‘하보니’의 영입으로 매출규모의 상승을 꾀하고, 길리어드는 유한양행의 국내 영업력을 활용해 C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의 점유를 좀 더 지속시킨다는 전략이다.


현재 길리어드는 새로운 C형간염 치료제 ‘엡클루사’와 ‘보세비’를 선보이며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도입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존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은 길리어드로서는 당연한 전략으로 보인다.


게다가 유한양행과 길리어드의 우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길리어드의 ‘엡클루사’와 ‘보세비’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벨파타세비르’를 유한양행이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길리어드의 HIV 치료제 ‘젠보야’의 원료 중 하나인 ‘엠트리시타빈’ 또한 유한양행이 공급하고 있다.


길리어드가 공시한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엡클루사의 경우 2017년 상반기 글로벌 매출이 20억 6,300만 달러(약 2조 3,229억 원)로 엄청난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으며, 젠보야도 2017년 상반기 16억 2,600만 달러(약 1조 8,308억 원)의 글로벌 실적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길리어드 품목의 글로벌 매출이 상승함에 따라 유한양행의 원료의약품 수출 또한 자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한양행과 길리어드의 이런 ‘동맹‘ 관계는 길리어드의 제품력과 유한양행의 국내 영업력이 건재한 이상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