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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진을 찍는 건 간호사의 환자 케어와 같아요”

서울대병원 응급실 이강용 간호사


3월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때 망설임 없이 현지 의료지원 파견에 나선 한 간호사가 있다. 바로 서울대병원 응급실 이강용 간호사다.

 

문경생활치료센터(서울대병원 문경인재원)로 파견된 이 간호사는 한 달간 민··군이 함께한 현장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고, 624일부터 77일까지 14일간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최전방에 뛰어든 간호사가 본 시선이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열었다.

 

코로나19 스토리 공모전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강용 간호사를 만나 생생한 현장 경험을 듣고, 사진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를 들었다.

 

특별히 사진전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진을 원래 좋아해서 사진전을 한 번은 열어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사진전에 주제가 좀 있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어떤 주제로 할까 고민해 왔다. 평소에도 의료진 사진을 좀 많이 찍었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응급실 식구들이 정말 힘들게 일하고 있다. 그러다 대구 문경 쪽으로 파견을 가게 됐는데, 그곳에 코로나 종식이라는 목표 하나만으로 정말 여러 군데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그래서 이것을 주제로 사진전을 열어야겠다 생각했고, 의료진뿐만 아니라 같이 모인 군인, 소방관 선생님들의 노고를 알리고 싶어서 사진전을 열게 됐다.

 

문경생활치료센터로 의료지원을 가기 전 많은 결심이 필요했을 것 같다. 어떤 결심으로 나서게 되었나?

 

수간호사님이 단톡방 공지에 (생활치료센터) 지원모집을 하셨는데 반사적으로 제가 가겠습니다라고 대답을 드렸다. 아무래도 지금 같이 일을 하시는 의료진 선생님들의 사명감이나 책임감이 굉장히 높다. 사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서 모두가 병원에서 파견을 보내겠구나라고 예상은 하고 있었다. 예전 세월호 때나 포항지진 때 의료지원 전례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파견을 간다면 내가 가야지하고 평소에도 생각하고 있었다.

 

매 순간이 힘겹고 치열했을 것 같다. 당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

 

처음부터 생활치료센터라는 개념이 있었던 게 아니다. 문경생활치료센터는 서울대학교병원과 국가적 차원에서 처음 추진을 한 것이었지만 생활치료센터에서 환자를 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워낙에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오시는 분들이 중증도가 높고 기저질환이 많은 분들이 오시는 반면에, 생활치료센터 환자들은 거의 무증상자에 기저질환이 거의 없는 확진자들이 모여서 생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사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야 하는 그런 작업이 힘들었다. 하루에 심하면 16시간, 18시간씩 일해서 모든 상황을 대비해 생활치료센터로서의 세팅을 해놓았다. 그리고 두 번째로 어려웠던 게 직원들의 식사였다. 어디 나가서 먹는 것도 아니고 환자들과 똑같은 도시락과 컵라면을 먹으면서 생활했다. 물론 저희가 힘든 것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환자들은 격리된 상태에서 매일 그 음식들을 먹으니까 환자들도 힘들겠구나하고 환자들의 입장을 조금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지치고 힘들어도 그 순간을 버티게 한 원동력이 있는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람만 감염시키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를 다 침체를 시키더라. 의료진뿐만 아니라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코로나 종식과 지역사회 재건이라는 목표를 갖고 다 자원해서 오신 분들이다.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본인들이 뭔가를 해야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이 하나로 뭉쳐 한 달을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진을 통해서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사진을 찍는 것과 간호사가 환자를 케어하는 것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가족사진을 보면 아버지들은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누르기 때문에 사진에 잘 안 나온다. 누군가의 화려한 모습과 예쁜 모습 뒤 안 보이는 곳에서 셔터를 누르는 것처럼 간호사들도 보이지 않는 면에서 환자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간호사와 보호사 등 많은 분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