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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당뇨환자 항비만약제 처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특성’

“약제의 특징과 주의할 점 알고 사용해야”

비만은 약물 치료 적응증이 중요하다. 대한비만학회에서 규정한 바에 따르면, 체질량지수 25kg/m2 이상인 환자가 비약물치료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약물 치료를 권고받는다. 하지만 약물 치료가 권장되는 환자라고 하더라도, 아무 약제나 처방할 수는 없다. 각각 환자들이 갖고 있는 동반 질환이 다르고, 약제가 갖는 부작용도 개인별로 느끼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 18일,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내과 김보연 교수가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비만 치료제의 종류와 각 특성에 따른 주의사항에 대해 강연했다.

현재 비만 치료 중 3개월 이내의 단기 요법에는 Phentermine, Phendimetrazine 등의 약물이 사용되고 있지만, 당뇨병을 동반하거나 비만도가 높은 환자들의 경우 3개월 내로 치료 효과를 보기 힘들다.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는 장기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이 유용하다.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약물은 Orlistat, Liraglutide, Phentermine/Topiramate, Naltrexone/Bupropion 등으로 총 4가지가 국내 장기요법 항비만약제로 사용되고 있다.

Orlistat은 유일하게 말초에서 작용하는 약물이며, 나머지 Liraglutide, Phentermine/Topiramate, Naltrexone/Bupropion 뇌에서 식욕을 조절해주는 약물이다.

◆Orlistat, 체중감소는 물론 대사 교정까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의 지방질을 분해하는 효소는 리파아제다. Orlistat은 특히 췌장의 리파아제를 억제시켜 중성지방이 지방산으로 분해돼 장관 내로 흡수되는 것을 차단시킴으로써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다. 또, 장관 내 중성지방 흡수를 30% 정도 억제해 여러가지 대사 상태를 교정한다.

특히 4년간 진행된 XENDOS trial 임상 연구에 의하면 Orlistat 복용과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했을 때, 생활습관 개선만 실시했을 때보다 당뇨병 위험률이 37% 감소됐고, 이미 내당능 장애를 보인 환자의 경우 52%까지 감소됐다. 

위약과 비교하면 체중이 2.8%가 감소돼 체중 감소 수치 자체는 높지 않지만 비교적 안전하게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지방변, 복부팽만, 변실금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처방 시 주의가 필요하다.

◆Liraglutide, 심혈관 질환에도 안전해

우리의 장과 뇌는 서로 연결되어 있어, 당장 눈앞에 놓인 음식을 먹을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조절을 한다. 이러한 작용을 하는 연결축 중에 가장 중요한 호르몬이 장호르몬 중 GLP-1이라는 호르몬이며, GLP-1의 아날로그 형태가 바로 Liraglutide다. 

Liraglutide는 분자가 작아 BBB통과가 자유로워 식욕 조절이 용이해 체중 감량에 효과가 좋다. 실제로 Liraglutide는 0.6mg에서 3.0mg까지 다양한 양을 투여할 수 있는데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약을 쓸 때는 1.8mg 이상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3.0mg를 사용했을 때는 7.2kg 정도 체중이 줄어들었다. 

Liraglutide가 갖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대사를 교정해준다는 데에 있다. 애초에 당뇨병 치료제로서 등장했던 약이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가 사용할 때 조금 더 효과가 있다. 특히 비만 대사수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잘 빠지지 않는 환자들이 부가 치료방법으로 Liraglutide를 사용했을 때 좀 더 체중 감량이 잘 되었고, 환자의 대사 상태가 더 교정됐다.

Liraglutide는 심혈관 질환에도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Liraglutide를 1.8mg 사용했을 때, 걱정과는 달리 CV death, non-fatal MI, non-fatal stroke 등을 13% 줄여주었으며, 3.0mg까지 사용해도 심혈관 안전에 대한 문제는 발견된 바가 없었다.

다만 설사나 변비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급성 췌장염 의심 증상이 있거나 과거 급성 췌장염을 앓았던 환자, 갑상선 수질암, 다발성 내분비 선종증을 앓는 경우 그리고 75세 이상 고령 환자에 대해서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Liraglutide를 사용할 수 없다.

◆ Phentermine/Topiramate, 제일 효과 좋은 만큼 고려할 사항도 많아

체중 조절에 효과적인 또 하나의 약이 ‘큐시미아’로, Phentermine/Topiramate가 그 성분이다. 고전적으로 사용했었던 단기요법 치료제 Phentermine와 Topiramate를 섞은 복합제로, 모든 약제 중 가장 강력하게 체중을 조절해줄 수 있는 약으로 알려졌다.

Phentermine은 교감신경흥분제로서, 과거부터 많이 사용됐던 약물이다. Phentermine 단독으로 사용되면 30mg을 사용하며, Topiramate와 복합해 사용할 때에는 15mg까지 사용한다. 이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약물로 승인받았으며 작년 12월부터 많은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Topiramate는 과거 항경련제, 편두통 치료제로 사용되면서 체중이 줄어드는 것이 확인됐다. 여러 가정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체중 감소의 명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두 개 이상의 비만 관련 대사 이상을 가진 비만인을 대상으로 한 CONQUER 연구에 의하면, 15mg/92mg에 대해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8.8kg 정도의 추가 감량을 보였으며 지질, 혈당, 당화혈색소, 혈압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5% 이상 체중 감량을 한 환자는 70% 이상, 10% 이상 체중을 감량한 환자는 50% 이상으로 체중 감량에 탁월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에서 사용했던 임상 연구가 제시됐는데, 2형 당뇨와 동시에 비만인 환자 중 당화혈 색소 평균 8.7%, 평균 체질량 지수 35.4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위약군에서는 체중이 2.7% 감량한 것에 비해 약제를 사용한 군에서는 9.4% 감량으로 의미 있는 감소를 보였다. 당화혈 색소 또한 위약군 대비 0.4% 더 추가 감소를 보여서 2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충분한 임상 결과를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이미 알려져 있는 입이 마르는 증상이나 수면장에 외에도 이상 감각, 특히 얼얼한 느낌 등을 느끼는 비율이 높다. 안면에 대한 이상 감각을 느낀다거나 손, 발 끝이 환자들도 있다. 특히 시력이 저하될 수도 있기 때문에 녹내장 환자에게는 처방하면 안 된다.

또 교감신경 항진제가 포함됐기 때문에, 관상동맥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여전히 주의가 필요하며. 그리고 Topiramate가 태아에 대해 독성을 갖고 있어 구개열을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임산부 환자에 대해 주의를 필요로 한다.

◆ Naltrexone/Bupropion, ‘중독’ 치료에 효과

배고픔 때문이 아니라 단지 먹고 싶어서 쾌락을 목적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쾌락 보상 체계라고한다. 영양분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음식 섭취를 원하는 것에 대해 제한하는 항비만제 Naltrexon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면 도파민 증가로 인해 더 섭취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는 것을 차단하는 Bupropion을 혼합한 것이 ‘콘트라브’라는 제품이다. 

Bupropion은 항우울제 혹은 금연 치료제로 사용하는 약물이며, Bupropion은 알코올중독이나 마약 중독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두 약제 모두 중독 치료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이 약제 같은 경우, 술에 많이 노출된 환자나 배가 부른데도 불구하고 탄수화물 중독 성향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적절히 도움될 수 있는 약물이다.

COR-Ⅱ 연구에 의하면5% 이상 체중 감량을 보이는 경우가 위약군 대비 64.9%, 10% 이상 체중 감량을 보인 경우는 39.4% 정도의 수치를 보였다. 탐닉적 성향을 교정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서 좋다기보다는 중독 성향을 보이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약물이다.

특별한 제약이 없다면 당뇨 환자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역질이나 구타를 유발할 수 있어 낮은 용량부터 천천히 증량해야 한다. 항우울제 치료 초반에는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Bupropion이 항우울제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심혈관 질환에서도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관상동맥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위약군 대비 4가지 약제들의 체중 감소 정도를 비교했을 때 Orlistat 이 체중이 가장 적게 빠졌고, Naltrexone/Bupropion, Liraglutide, Phentermine/Topiramate 순으로 뒤로 갈수록 체중 감량 효과가 좋았다. 이 약제들 모두 당화혈색소를 감소시켜줘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도 충분히 사용해볼 수 있다. 

김 교수가 설명한 4가지 약제는 저마다의 특징을 지녔다.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약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제품이 더 좋다고 특정할 수는 없지만, 모두 많은 임상 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확보된 만큼 비만과 당뇨병으로 힘들어하던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