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열린 제47차 대한병원협회 정기총회는 새로운 병협의 수장을 뽑는 자리이기도 해서 병원계의 많은 관심을 모았으나 매끄럽지 못한 회의 진행으로 씁쓸함을 남겼다.
이날 하권익 감사는 감사보고를 통해 “45차 총회에서 김광태 회장을 IHF총회 조직위원장으로 추대하기로 결의했으나 PCO와의 계약 시 김 위원장이 배제됐으며 2005년에는 현 집행부에서 조직위원장, 운영위원장 등을 임명하면서 김 위원장을 배제해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하 감사의 이 같은 지적과 관련해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회의진행 방식이 무시돼 회원들의 반발이 잇따랐던 것.
참석 회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재적회원이 몇 명이며 이중 투표권을 가진 회원은 몇 명인지 파악부터 하는 게 순서 아니냐”는 의견과 “수정안이 제시됐으면 수정안을 제시한 회원이 다시 언급을 해주고 이를 찬반에 붙이는 게 맞는 거지 회장이 독단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라는 의견들을 내세우며 유 회장의 서툰 회의진행 방식을 질타했다.
또한 하 감사가 “김철수 후보가 전형위원에 포함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투표 전에 개선할 것을 요구하자 이 문제를 처리하면서도 잡음이 나왔다.
유희탁 법제위원장은 “긴급상임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인데 당시에는 이 문제가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될 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에 유태전 회장은 “공개투표와 선거운동을 안 하는 조건이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일부 회원들은 “모든 회원들이 참여하는 직접선거도 아니고 전형위원들만의 간접선거인데 후보자 한명이 전형위원에 포함돼 있다는 건 말도 안된다”며 “이는 일반 상식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회원간의 설전에 한 대학병원장은 “지금까지 많은 국내외 회의를 참석해 봤는데 처음 참석해본 병협 회의가 이정도 수준일지는 몰랐다”고 개탄하며 “분명 문제가 있지만 이번만은 전형위원들이 선거를 하게하자”고 동의해 겨우 선거가 치러졌다.
그러자 하 감사는 다시 단상으로 나와 감사보고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밝힌 이유를 설명하고 이런 사태가 계속되면 병협 집행부의 의견수렴 시스템에 대한 회원들의 불신만 쌓일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하 감사는 감사보고를 통해 이외에도 2005년에 실시된 특별감사에 대한 조치사항을 검토한 바 지적 사항들에 대한 조치 내용들이 매우 미흡했다고 전했다.
하 감사는 “지난해 11월 소집된 임시총회가 정원미달로 유회됐는데 이는 관례상 허용해온 대리참석을 불인정하고 위임장의 일부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하고 “그럼에도 총회개회를 위한 별 다른 노력을 기울이지않아 병협 역사상 처음으로 유회라는 오점을 남겼다”며 유태전 집행부를 비난했다.
아울러 한독학술경영대상과 중외상 수상자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시도병원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우려가 있으므로 투명한 심사과정을 거치고 심사위원도 객관성 있는 자들로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임원 선출 규정 개정이 정당한 절차 없이 원칙이 무시되고 총회 위임사항도 없이 결정된 개정된 규정은 전면 무효”라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병협은 2006년도 예산으로 54억8891만500원을 책정하고 이에 따른 사업계획도 확정했다.
2006년도 사업목표는 ‘병원산업 세계화 기반 구축의 해’로 정하고 기획, 경영, 법제, 학술, 홍보 등 각 분야의 세부적인 사업계획들을 의결했다.
아울러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분쟁심의회 분담금 납부기준 승인에 관한 건과 2007년 IHF총회 대회 위원회 구성 및 예산 확보방안 승인의 건을 처리했으며 시도병원회의 건의사항도 함께 채택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
2006-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