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백신 ‘가디실’(MSD)의 美 FDA의 승인이 임박한 가운데 암 예방 백신에 새로운 신기원이 이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영탁 교수(부인종양학)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의 중요성과 질환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가다실’은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인 HPV 바이러스 16형과 18형은 물론 6형과 11형을 함께 예방해 준다는 점에서 현재 GSK사가 개발 중인 서바릭스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HPV 바이러스 6형과 11형은 저 위험군에 속하며, 자궁경부암이 아닌 생식기 사마귀의 주요 원인이며, 생식기 사마귀는 암으로 발전해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양을 형성하고 일부 통증 및 심신의 불편감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또한 자궁경부암의 정확한 검진을 방해하는 요인이기도 하며, MSD의 ‘가다실’은 임상시험을 통해 HPV 바이러스 16, 18형으로 인한 자궁경부암의 발병을 100%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다실’은 자궁경부암 직전 단계인 자궁경부이형성증 및 자궁경부상피내 암까지 차단하는 것으로 밝혀진 유일한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FDA의 기준에 의하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HPV 바이러스의 차단만을 넘어 반드시 자궁경부상피내암 단계까지의 예방 효과를 증명해야 한다.
예방백신은 감염전에 맞아야 예방효과를 제대로 볼수 있으며, 현재는 6년 정도 효과가 지속됨을 증명한 자료가 보고 되었으며, 향후 그 기간은 충분히 연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9세에서 23세 시기를 적정 투여시기로 볼 수 있다. 2002년 부산에서 진행한 통계에 따르면 16세에서 25세 남자의 63% 여자의 67.8%가 향후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이 나올 경우 접종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자궁경부세포검진법과 함께 우리 나라의 자궁경부암 발병율을 낮추어 국민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예상한다.
자궁경부암은 전세계적으로 여성암 중 2위를 차지하는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매년 50만 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있으며 27만 여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인해 사망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한 해에 4000여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여성인구 10만 명당 4.5명 정도가 매년 자궁경부암으로 사망 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2분당 한 명의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조기검진 덕분에 사망률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발생률은 아직 후진국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기검진 못지 않게 예방에 대한 필요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경부암을 조기검진 하는 방법으로는 pap smear 라고 하는 세포진 검진이 보편적이다. 자궁경부의 세포를 채취하여 암으로 발전하기 이전, 세포의 이상을 발견하는 세포진 검진은 쉽고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민감도가 50%정도로 판독의 오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에는 HPV 바이러스 감염을 진단하는 HPV DNA test를 통해 자궁경부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HPV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주요 원인으로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가 HPV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통계도 있다. 다행히 모든 HPV 바이러스가 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며,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는 한정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16형과 18형이 자궁경부암 원인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고위험군의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에 이형증을 생성할 수 있고 이것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암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며, HPV 바이러스는 주로 성접촉에 의해 전염되는데 그렇다고 자궁경부암이 성생활이 문란한 여성들에게만 발생되는 질환으로 오인 하는 것은 곤란하다.
HPV는 전세계 여성의 80%가 일생에 1회 이상 감염되는 흔한 바이러스이며 완벽한 금욕생활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감염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며, 드문 경우이지만 출생 시 HPV 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로부터 수직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HPV 바이러스, 그 중에서도 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는 HPV 16형과 18형을 예방하는 것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원리이다. 기존의 세포진 검사법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역할을 하였다면 백신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암 발생 자체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자궁경부암 백신과 관련된 질의 응답>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은 없는가?
국내 임상결과로는 부작용을 발견하지 못했다. 서울 모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교통사고 환자가 유일하게 부작용으로 보고될 것이다. 물론 백신접종과는 인과관계 없는 결과이다.
*효과는 얼마나 지속되는가?
‘가다실’은 6년의 임상기간 동안 효과가 지속되었다는 결과를 가지고 있다. 향후 이 기간은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더욱 연장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자궁경부암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을까?
100% 확신이라는 것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학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다만 자궁경부암 원인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HPV 바이러스 16형, 18형의 예방은 지금까지의 연구 자료에 의하면 100% 확신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도 도입 이후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100% 예방하는 백신이 등장하지 않을까?
*자궁경부암 백신의 의무접종이 필요할까?
10만 명당 15명 발생이라는 수치가 다소 심각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발병율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게다가 활발한 접종이 이루어 지고 있는 홍역의 경우 년간 환자 발생수가 평균 5314명 (1990년-2002년 남한 통계 기준)으로 10만 명당 11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간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앞서 이야기한 발병인원을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는 대대적인 예산을 들여 검진센터를 세우고 의사를 교육하며 자궁경부세포 무료검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백신접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백신접종은 비용대비 효과가 큰 예방법이다. 백신으로 평생 예방이 약속된다면, 국가에서 여성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HPV 바이러스는 대부분 자연소멸 된다고 하는데 굳이 예방백신을 맞을 필요가 있는가?
물론 HPV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과정에서 자연항체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자연항체는 생기는 비율도 적을 뿐만 아니라 백신에 비해 1/20 수준에 불과하다. 재감염을 막을 만큼 강력한 항체는 아니다.
*암 발전단계 어디까지 효과가 있나?
성접촉 전에 접종하면 초기 감염부터 암 직전 단계까지 효과가 있다.
*성접촉 경험자는 백신 주사전 바이러스 감염도를 알아보아야 하는가?
모든 성접촉 경험자가 다 HPV 바이러스 감염자는 아닐 것이다. 주사전 감염도를 알아보면 백신접종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향후 수많은 연구를 통하여 25세 이상을 대상으로 적응증이 추가 된다면 굳이 감염여부를 검토 해보지 않아도 될 시점이 도래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희종 기자(hjkang@medifonews.com)
2006-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