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의사이면서 의료계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성공하는 의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의사가 타 분야에서 성공하기란 긴 머리 휘날리며 헤드뱅잉을 하던 메탈가수가 하루아침에 머리를 단정히 깎고 트롯 가수로 변신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물론 이런 가수가 있긴 있다)
하지만 점점 힘들어지는 개원가 현실과 곧 다가올 의료시장개방 등을 피해 타 분야에서 성공을 원하는 의사가 증가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보건복지부 국제협력관으로 해외 파견 중인 권준욱 과장이나 시민단체에서 활동중인 우석균 정책국장, 사업가로 변신한 김상원 아임닥터 사장, 국회의원 신상진, 안명옥 의원,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벤처기업 메디포스트의 양윤선 사장 등이 의사이면서 타 분야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권죽욱 과장은 연세의대, 미시간대학교보건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국제협력관으로 일하고 있다.
권 과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의예과 1학년 때 맹장수술을 받던 아버지가 병원에서 돌아가시자 의대공부에 회의가 들어 수년간의 방황 끝에 환자 몇 명을 고치는 것보다 의료현실을 바로잡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공무원의 길을 걷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시민단체인 보건의료단체연합의 우석균 정책국장은 서울의대를 졸업했다.
그는 “이 땅에서 건강을 위협하는 모든 반 건강세력과 싸워나갈 것이며, 더불어 민주주의와 통일, 인권과 인도주의,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위해 투쟁하는 모든 진보적 양심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자신의 포부를 전했다.
김상원 아임닥터 사장은 평범한 개원의에서 많은 의사회원을 보유한 의사 전용 커뮤니티 아임닥터의 사장으로 변신, 지금은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
신상진 의원(한나라당)은 2000년 의권쟁취투쟁위원장을 역임하고 의약분업 반대를 위해 앞장섰으며 2001년에는 첫 대한의사협회 직선제 회장으로 당선됐다.
이어 2005년 제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지금은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다.
안명옥 의원(한나라당)의 경우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제일병원 산부인과 인턴, 연세의료원 산부인과 전공의를 거쳐 차병원 산부인과 과장, 연세대 보건대학원 외래교수, 차병원 Well Woman Clinic 소장 등 비교적 평범한 의료인의 길을 걷다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대표적인 의사출신 언론인인 김철중 의학전문기자는 고려의대를 졸업하고 영상의학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고려대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지난 1999년부터 조선일보에서 의학전문기자로 활동중이다.
그는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기자들이 그렇겠지만 자기가 쓴 기사로 사회에 영향력을 발휘해 세간에 화제가 되고 사회가 변화할 때 보람을 느낀다"며 "의학전문기자는 '의사'가 아닌 '기자'"라고 기자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이사는 서울의대를 졸업한 뒤 1995년 삼성서울병원 임상병리과 전문의, 1997년 성균관대학교 의학과 임상병리학교실 조교수를 거쳐 지난 2000년 국내외 골수이식이 필요한 백혈병 등 암 환자들에게 이식용 조혈모세포제재를 공급하는 메디포스트를 설립했다.
한편 최근 들어 공무원에 관심을 두는 의사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의사들이 공무원이 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로 *행정고시 등 각종 고등고시나 7, 9급 공무원 공채시험(의사면허 있으면 3% 가산점 부여)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본부 특채로 선발 *일선 보건소장이나 보건소 의사로 근무하는 방법 등이 있다.
복지부에서 의사를 5급으로 특채할 경우 복지부장관의 방침에 따라 자격요건이 결정되며 일선 보건소장의 경우도 일반적으로 5급 사무관 대우를 받고 있다.
보통 일반의나 전문의의 구분 없이 관할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이 공개모집 공고를 내게 되며 보건소장 이외에 보건소에서 진료를 담당할 의사의 경우도 동일한 과정을 통해 모집한다. 이럴 경우 이 의사는 의무과장 정도의 직위에 5급 사무관 대우를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