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여의사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의사끼리 결혼하는 ‘의사 부부’들도 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의료자원팀이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1985년 여의사 수는 전체 의사 2만9151명 중 4029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04년에는 8만1918명 중 1만5768명을 차지했다.
이처럼 여의사들이 늘면서 의사 부부들도 이제는 흔한 일이 돼버렸는데 과연 의사부부는 장점이 더 많을까, 아니면 단점이 더 많을까?
한 전공의는 “힘든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푹 쉬고 싶은데 집사람 역시 전공의라서 집안일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에 거의 쉴 수가 없다”고 전하고 “개인적으로는 의사 부부는 그다지 메리트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강남구에서 개원중인 한 개원의는 “가장 피해야 할 결혼 상대는 여의사라고 생각한다”면서 “사는 재미도 없을 것 같고 대화 내용도 온통 병원 얘기에 은근히 남편도 무시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강남구의 한 개원의는 “환자, 간호사, 여의사와 결혼하는 의사는 3대 바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면서 “서로 잘 이해해 줄 수 있긴 하지만 그만큼 비밀도 없어지는 것 아니겠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한 의사부부는 “둘이서 벌기 때문에 수입은 좋겠지만 집에 엄마가 없다면 아이들 교육비나 양육비로 더 많은 돈이 들어가게 돼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사 부부가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장점이 더 많다고 주장하는 의사 부부들도 많다.
한 전공의 부부는 “연예인들은 연예인과 주로 결혼하는데 그 것은 연예인이란 특수한 생활의 고독과 고충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바로 연예인이기 때문”이라고 전하고 “의사도 마찬가지이다”라고 강조했다.
남편이 중앙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병 교수인 조종남 원장(조윤희산부인과)은 “환자를 보면서 느끼는 스트레스나 불안감 및 좌절감 등은 같은 의사가 아니면 절대 이해해줄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의사 3대 바보 같은 얘기는 여의사가 별로 없었던 남성 권위주의적인 시대에 나온 농담일 것”이라고 전하고 “남자 의사들은 아무래도 부부 모두가 의사이면 의사이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좋은 대접을 못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주변에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의사 커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싶다”면서 의사부부는 장점이 더 많음을 시사했다.
역시 남편이 의사인 한 개원의는 “의사가 없는 집의 의사 사위라면 좋은 대접을 받겠지만 부부 모두가 의사라면 아무래도 이 같은 좋은 대접은 없을 수도 있다”면서 “의사 부부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 개원의는 “자녀 교육이 소홀해질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시댁이나 친정, 언니나 일하는 아줌마 등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여의사와 결혼하는 것도 결국은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라면서 “여의사와의 결혼을 반대하는 사람은 이솝우화 여우와 포도에 나오는 여우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