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의 경영난과 양극화 현상이 확대되면서 개원가에서는 이미 하루 환자수가 경영지표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이에 따라 개원가에서는 하루 환자수가 평균 80명 이상은 돼야 의원 운영에 어느 정도 현실화를 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진료과목이나 의사 개인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현행 건강보험 수가체계상 ‘환자 1명당 1만원꼴’이라는 등식이 이뤄지기 때문.
특히 대표적인 건강보험 진료과목인 내과, 외과, 소아과, 일반과 등에서는 이러한 등식이 어김없이 적용되기 때문에 하루 진료환자수는 민감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인터넷 의사커뮤니티 등에서는 서로 하루 진료환자수를 공유하거나 환자수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등 환자수에 집착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개원의들은 하루 평균 50명을 진료할 경우 ‘환자 1명당 1만원꼴’의 등식에 따라 한달 평균 25일 진료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125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세금, 건물 임대로,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나면 의사 개인에게 돌아오는 소득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특히 이 같은 진료수입은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봉직의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일반 대기업 직장인 연봉수준에 그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의료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의원급 의료기관 경영분석’ 연구보고서에서 제시된 자료는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보고서는 “의원에서는 1일 평균 60.4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자수는 의원의 정상적인 운영가능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며 “근래 공동개원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차등수가제도조차 적용할 수 없는 의원당 외래환자수는 의원의 심각한 경영난을 짐작하기에 충분한 지수”라고 지적했다.
의원의 진찰료 차등수가제 적용이 ‘1일 외래환자수 75명’을 기준으로 한 것은 1인의 의사가 1일 75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가정아래 도입된 제도기 때문에 이에 못미치는 환자수는 의원 경영난의 심각성을 대변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한 외과 개원의는 “하루에 최소 50~60명의 환자는 내원해야 한다”며 “예전에는 수술비가 높아 환자수에 크게 상관 없었지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나서는 환자수가 중요해졌다”며 “이런 현실은 어느 진료과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또한 경기도의 한 소아과 개원의는 “비보험 진료가 많은 치과나 한의원은 다르지만 하루 내원환자가 50명이 고작이고 이것도 불규칙하다”며 “여기서 세금 떼고 직원 월급주고 임대료까지 내고 나면 한달에 300만원 정도만 남는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내과 개원의는 “초진과 내진 비율이 1:3정도 되고 재진비가 8000원도 안되는 것을 고려하면 평균 환자당 1만원 수준”이라며 “50명은 하루평균 진료 최소환자라고 할 수 있으며 내원환자가 80명은 돼야 적정환자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내과 개원의는 “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내과의 경우 하루에 70~80명의 환자는 진료해야 어느정도 유지가 된다고 할 수 있다”며 “그래봐야 봉직의가 받는 봉급에는 못미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말이라는 요소에 따라 환자수가 가장 많은 금요일과 월요일을 제외하면 하루 환자수는 턱없이 모자라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한 개원의는 “주말에는 병원이 문을 닫는다는 인식 때문에 조금 아프더라도 병원을 찾거나 주말이 지난 월요일에 환자가 가장 많다”며 “하지만 이를 제외한 평일에는 환자가 확연하게 줄어 오히려 금요일과 월요일에 만회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원가에서는 이 같은 낮은 수가를 보정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여년 이상 보험진료만 해왔다는 한 개원의는 “현 수가체계 상 ‘환사수=일정수입’으로 제한돼 있어 소신진료에 대한 동기부여가 안되고 있고 따라서 환자를 1차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개원가가 비보험(비급여) 진료에 목을 메고 있다”며 “선진국 수준의 전면적인 수가보상은 못하더라도 진료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처치료’라든가 ‘상담료’ 등의 도구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