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9 (월)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기관/단체

의사 괴롭히는 ‘징크스’와 ‘머피의 법칙’

‘회식 다음날 환자대박’-‘특정 색깔 옷 행운’ 등 다양

경기도 안성에서 개원중인 A 원장은 별 생각 없이 빨간색 넥타이를 메고 출근한 날 환자가 몰리는 경험을 했다.
 
어쩌다 한 번이면 모르지만 우연치 않게도 그런 상황이 몇 차례 반복되면서 어느덧 A 원장은 빨간 넥타이를 메고 출근하는 날은 묘한 기대까지 하곤 한다.
 
그리고 그 뒤로는 새로 옷을 사도 빨간색 계열의 옷에 점점 눈이 가고 또 구매를 하게 된다. A 원장이 요즘 들어 빨간색을 좋아하게 된 이유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징크스를 갖고 있고 또 묘한 머피의 법칙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의사들도 ‘사람’인지라 여기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아니, 오히려 직업의 특성상 더 심한 경우가 많다.
 
앞서 예로 든 A 원장의 경우는 극히 흔하디 흔한 징크스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의사이기 때문에 걸리는 징크스나 머피의 법칙들을 간략하게나마 소개한다.
 
강남에서 개원중인 성형외과 B 원장은 이상하게 새 옷만 사서 출근하면 꼭 그 옷을 더럽히고 오는 징크스가 있다.
 
B 원장은 “새 옷을 입고 출근하면 꼭 커피를 쏟거나 아니면 수술 중에 피가 튀거나 한다”면서 “가운을 입어도 꼭 빈틈을 헤집고 들어와 어김없이 이물질이 묻어버리니 신기하기만 하다”고 전했다.
 
때문에 B 원장은 새 옷을 사면 당분간 병원에는 입고 오지 않지만 간혹 깜빡하고 새 옷을 입고 오면 그날은 영락없다.
 
역시 성형외과 전문의인 C 원장은 전날 술을 많이 마신 뒤에는 이상하게 환자가 몰리고 수술도 많이 잡히는 머피의 법칙을 개원이래 3년째 경험중이다. 
C 원장은 “전공의 시절부터 술 먹은 다음 날은 환자도 많고 수술도 많다라는 식의 얘기를 들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면서 “술을 끊을 수도 없고 해서 앞으로는 좀 자제해서 마실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C 원장은 “과연 술을 자제해가면서 마실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내과 전문의인 D 원장은 “아침 첫 환자가 여성이면 이상하게 그날은 죽을 쑨다”며 “그 뒤로는 첫 환자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를 무척이나 신경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 E 원장은 “월요일 첫 환자가 척추손상 환자면 이상하게 그 주는 척추손상 환자가 많이 몰리는 편”이라며 신기해 했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를 괴롭히고 약올리는 징크스나 머피의 법칙은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옆 차선이 잘 빠지는 것 같아 차선을 바꾸면 그 쪽이 막히고 원래 가던 길이 잘 뚫린다거나 노래가사처럼 미팅 나가서 저 애만 짝이 되지 말라고 기도하면 꼭 그 사람이 내 짝이 되는 경우처럼 말이다.
 
하지만 머피의 법칙은 사람을 골탕 먹이기 위해 일부러 존재하는 건 아니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인식 차로 인해 자기에게 불리하게 느껴지는 심리 현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 땅의 모든 의사들은 징크스나 머피의 법칙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환자 진료라는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하면 되지 않을까?
 
이상훈 기자(south4@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