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타 국내 제약사와는 달리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에서 특화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녹십자가 정상권 제약입지를 공고히 다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태반제제, 백신 등 고수익 제품들의 성공적 시장 정착과 혈액제제 및 백신 생산시설 확장 이전 계획 등이 실적 상승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지난 2004년 9월 상장기업 녹십자상아와 비상장기업 녹십자PBM의 합병으로 올해 매출액 기준 5위의 위치로 부상했다.
특히 사업구조는 여타 국내 제약사들과는 달리 혈액제제 및 백신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이 60%(2005년 기준)에 달하는 독특한 제품 포토폴리오를 갖고 있다.
국내 혈액제제 사업은 녹십자와 동신제약 2개사만이 대한적십자로부터 혈액을 공급 받아 생산하고 있는 녹십자의 cash-cow다.
녹십자의 2006년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3900억원, 530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6%, 65%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고수익 제품들의 적극적인 개발로 제품 매출구조가 개선되면서 수익구조가 향상됐기 때문이다.
최근 태반제제, 백신 등 여타 제약사들과 차별화된 신규 품목을 활발히 개발 및 도입했으며, 이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시켰다.
또한 혈액제제인 알부민의 가격 인상도 매출 성장 및 영업이익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가격 인상으로 인해 알부민 매출액은 전년대비 100억원 증가한 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녹십자는 현재 신갈에 있는 혈액제제 생산시설을 향후 충북 오창으로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신설되는 공장은 종래의 KGMP 규격이 아닌 cGMP 규격을 충족하는 선진국 수준의 설비로 설계됐다.
오창 공장 건설에는 2007년까지 3년간 약 9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녹십자는 신공장을 확보함으로써 기존 혈액제제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현재 개발 중인 바이오 의약품을 선진국에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녹십자는 백신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화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독감백신 원료의 국산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사업으로, 2005년 LG생명과학과의 경합 끝에 녹십자가 사업권을 따냈다.
녹십자는 전남 화순에 약 380억원을 투자해 연간 2000만 도스 규모의 독감백신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이 사업에는 정부가 162억원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녹십자는 생산기술 확보를 위해 사노피-아벤티스, GSK 등과 기술도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체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화순공장은 2009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생산 물량의 50%는 정부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국내외에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 독감백신 원료의 시장 규모는 약 500억원에 이르고 있어 이 분야의 전망도 매우 기대되는 대목이다.
우리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녹십자 매출액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혈액제제 및 백신 부문은 한미 FTA 체결, 현재 추진 중인 보건복지부의 제도 변화 등 정책 리스크에 영향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권 연구원은 또 “녹십자는 약가제도 변경의 영향에 민감한 처방의약품 매출 비중이 18%로 낮은 데다가, 처방의약품 중 잔존 특허기간이 긴 오리지널 품목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이영수 기자(juny@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