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인 레비트라(성분명 vardenafil)를 복용하고 수시간 후에 간질성 발작이 발생한 증례가 보고됐다.
이탈리아 나폴리대학의 파스칼 스티리아노 박사가 영국 의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레비트라라는 상품명으로 판매 중인 바데나필이 비아그라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간질성 발작을 보인다고 밝혔다.연구팀이 보고한 사례는 건강한 60대 남성으로 발기부전 때문에 레비트라 10mg을 처방 받았다.
이 용량에서 효과가 없었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40mg을 복용한 결과, 간질성 발작이 일어나고 3시간 경과해 가족들에게 발견됐다.
신경학적 검사, 뇌MRI, 수면 뇌파검사를 실시한 결과 정상으로 확인됐다.
심전도, 초음파 검사, 약물부하를 준 후 심장 스캐닝 등에서도 심장질환의 존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환자에게는 즉시 레비트라 복용을 중지하라고 지시됐으나, 2개월 후 레비트라 30mg을 복용하고 4시간 후에 간질성 발작을 일으켰다.
그 후 긴장성-간대성(tonic-clonic) 간질에 대한 치료를 하고 레비트라를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8개월 간 추적 조사한 결과, 발작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환자의 경우 간질 발작은 병에 의한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발작은 모두 레비트라 복용 수시간 이내에 이루어졌다. 레비트라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것은 두통, 얼굴 홍조, 코막힘, 소화불량 등으로 임상시험에서 간질 발작의 보고는 없었다.
그러나 같은 계열의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에서는 간질 발작의 보고가 4건 있었지만 정확한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2002년에도 비아그라 복용 수시간 후에 간질 발작이 2건이 있었으며 영국 의학저널에 보고됐다. 비아그라나 레비트라와 같은 PDE-5 저해제들은 일산화질소(NO) 수치를 상승시키기 때문에 이어서 cGMP 수치도 상승하게 된다. 간질의 병태생리에 NO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 있지만, 마우스를 이용한 시험에서는 NO와 cGMP에 관한 신호전달경로가 간질 발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연구는 NO가 발작의 역치를 변화시키는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마우스를 이용한 별도 연구에서 비아그라가 외인성 또는 내재성 NO와 상호작용하여 간질 발작의 역치를 변화시키고 발작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자들은 이번 사례의 투고 후에 레비트라 10mg을 복용한 78세 남성이 복용 후 수시간 이내에 2번이나 간질 발작이 발생한 것도 확인했다.
이영수 기자(juny@medifonews.com)